제 언니는 엄마에게 맞고 자랐습니다. 언니기 중학교 들어갈때 쯤 부터 한 삼사년 정도요. 머릿털이 뜯기기도 했고 다리가 찢어져서 꼬매기도 했습니다. 언니는 말썽꾸러기였습니다. 거짓말도 잘했고, 학교다닐때 물건을 훔치기도 했으며, 동생인 저를 때리거나 이기적으로 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르겠어요. 그게 언니가 맞은것을 정당화할순 없으니까요. 언니는 점점 주눅들어갔고 나중엔 컴퓨터 중독에 빠졌습니다. 저랑도 대화를 하지 않기 시작했고요. 언니가 이렇게 망해가는동안 전 뭘했냐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엄마를 달래거나 언니에게 방청소도 하고 거짓말도 줄이라고 조언하는등 신경을 써봤지만 곧 저도 폭력에 익숙해져서인지, 또는 나도 그렇게 될까봐 무서워서인지 점점 가만히 있게되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언니는 지금 엄마와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저와도 마찬가지고요. 막상 언니가 맞고 있었을 때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5년정도가 지난 요즘들어 자꾸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언니가 맞고 있을 때 나는 초등학생이였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위로를 해***만 그래도 자꾸만 자신이 비겁하게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엄마는 아직도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믿거든요. 그리고 전 그런 엄마와 이따금씩 웃으면서 잘도 지내거든요. 여태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엄마에게 잘못했다는 것을 말했지만, 엄마는 한번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해요. 언니를 키우면서 엄마의 우울증이 더 심해졌거든요. 저는 언니의 연락처를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안다고해도 제가 섣불리 다가가는게 언니에게 피해가 될 것만 같아요. 왜냐면 전 엄마에게 맞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언니는 저를 방관자였다고 원***지도 모릅니다. 사실 언니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먼저 말을 거는 것이 무섭기도 합니다. 제가 말을 걸면 신경질을 내곤 했거든요. 쓰다보니까 제가 사이에 껴있구나라는 생각이 다시금 드네요. 어쩌면 폭력을 보고 자란것도 일종의 피해겠죠. 하지만 언니를 보호하지 못하고 지켜만봐왔다는 사실이 평생 죄책감으로 따라다닐 것만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겁하게도, 언니가 날 찾아와 원망하며 해코지 할것만 같은 두려움이 듭니다. 종종 언니가 내게 방관 혐의로 소송을 거는 상상을 하곤해요. 전 과거에도, 지금도 사이에껴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전 아무것도 할줄 모르니까요. 언니와 엄마 양쪽 다 저에겐 무섭습니다. 저 같이 형제 중 한명만 맞고, 그것을 지켜봐오면서 자라신 분 있나요? 전 뭘 잘못한걸까요? 제 죄책감과 공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