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소개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사실 평범한 게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26년동안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매일같이 남들을 관찰해봐도, 아직까지도 평범한 게 어떤 건지 모르겠습니다. 남들만큼 공부해서 남들만큼 대학 가고, 남들만큼 공부해서 남들만큼 취업하고... 매일 아침만 해도 회사에 가면서 내가 걷는 모습이 남들에겐 이상해 보이지 않을런지, 평범하게 걷고 잇는 건지, 걷고 잇는데 표정은 평범한 건지, 남들처럼 행동하고 있는 건지... 계속해서 신경이 쓰였습니다. 남들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까, 남들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평범한 사람일까, 평범은 어떤 사람을 기준으로 하는 걸까... 20년 동안 매일같이 질문에도 매일 아침마다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합니다. 나는 평범하게 살고있는걸까... 그러다 문득 어쩌면 나는 평범한 게 아니라 조금 더 잘난 사람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범한 남들보다 조금 더 예쁘고, 평범한 남들보다 조금 더 당당하고, 평범한 남들보다 조금 더 돈을 잘 벌고... 모든 걸 조금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남들의 눈을 그렇게 신경 썼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년 동안 남들 눈에 비치는 내가 어떻게 보일지 상상하며 살았습니다. 남들이 원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남들이 원하는 내 성격은 무엇인지, 평범한 상황에서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남들의 기준에 맞춰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 주변에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 기준으로 나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그들과 비교하며 내가 잘 한 건지 잘못한 건지 매일 매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언제나 남들 눈을 신경 쓰며 남들 기준에 신경 쓰며 평범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집착하는 걸수도 있겠죠. 평범한 나에게 집착하다가 나는 나를 잃어버렸습니다. 이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남들과 끝없이 비교하며 나를 질책하며 살아가는 건 이제 너무 힘듭니다. 그게 잘못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정신 차리고 보면, 나는 또 나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비교하기 싫은데, 나는 또 나를 비교하고 나를 학대하고 나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나는 어떻게 나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