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 스스로가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단 한번도 칼로 자해해본 적 없어요 그러다 조금 전에 예민함과 우울감이 폭발했는데 제어가 안돼서 마구 울고 손을 떨다가 죽어버리고 싶다고 새 커터칼을 뜯어서 슥 긋고 깜짝 놀라서 멈췄어요 지금 좀 제정신이 들어요 눈물은 계속 나오는데 그래서 미쳤나 싶어요 정말 칼의 느낌과 그 칼이 손목에 닿았을 때의 선뜩한 느낌이 도저히 잊혀지질 않네요. 힘들어질 때 급한대로 학교 상담실에 가도 특별히 우울증이라거나 그렇게 이야기하시지는 않아요 그런데 저는 차라리 누가 제게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어요 차라리 ㅇㅇㅇ를 앓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이렇게 우울감을 못 벗어날만큼 괴로울 때는 이런 것이다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가진 혼란이 자기를 파괴하는 형식으로 나타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 힘들어'라고 누군가에게 티내고 싶지 않아요. 전혀. (그런 티내면서 받는 관심을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당장 이 상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고 우울하네요. 여러분은 우울하실 때 파괴 말고 뭘 하시나요 책읽고 노래듣고 핸드폰하고 맛있는 거 먹고.. 그래도 아무 생각 없어지는 게 불가능해요. 게다가 막연하게 괜찮아 라고 하는 인스타 글이나 시중의 에세이들을 보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는 것 같아 화만 나고 그닥 위로가 되지 않아요 ㅜㅠ 예민하고 답답하네요 저 스스로가 그래서 시시때때로 우울감이 밀려들면 이겨내질 못하고 평소에는 손톱으로 팔을 긁어야 멈춰요 제가 대체 무슨 방법을 써야 저를 충분히 스스로 다독일 만큼 힘을 가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