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엄마 아빠. 날 낳아주고 길러주고 사랑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정말 고마운데 요즘 너무 살고 싶지가 않아. 잠자리에 들기 전 항상 '이대로 영원이 눈을 뜨지 않았으면.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이런 생각이 들어. 그치만 내가 죽으면 엄마 아빠가 너무 슬플 거 아니야. 늘 말 안 듣고 힘들게 하는 못난 딸인데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는데 죽어버리면 그건 너무 죄송하잖아요. 아마 엄마 아빠가 안 계셨으면 이미 죽었을거야 나는. 자꾸 입 밖으로 살기 싫단 말 꺼내서 미안해요. 죽고 싶단 건 너무 직설적이라 그렇게 말했던 건데, 것도 별로 의미 없었나봐. 말하면 안된단 거 아는데 자꾸 생각하다보면 말이 튀어나와요.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그냥 다 너무 힘든데 그래도 살아야 된다니까 차라리 죽으면 편할 것 같다고 자꾸 그런 생각만 들어서 나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묘. 차라리 안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이러면 두 분 탓하는 게 되어버리나? 죽을 수 없다면, 애초에 없는 사람이었음 좋았을 걸. 잘 모르겠다. 그냥 미안해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셨지만 솔직히 난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리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이대로 있으면 악화되기밖에 더할까. 내가 모두에게 상처만 주는 것 같아서 비참해 어떡해야 좋을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냥 전부 다 끝나버리면 좋겠다 처음부터 없었던 거였으면 좋겠다고 더 이상 내가 뭔가 해나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