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시작하는 날 아침. 대전에서 올라오셨는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시험 시작하는 날 아침. 대전에서 올라오셨는데 더 심각해진 채로 온 우리엄마를 본건 그 전날. 음식을 먹자마자 토하셨고 약이 아니면 제대로 된 영양분 섭취도 못하셨던 이틀. 대전에서 나보다 더 마르신채로 돌아오셔서 입원하신건 어제. 시험 시작하는 날. 시험볼때 걱정되서,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길까 울음 꾹 참으며 집중 안되는 거 억지로라도 했던 어제. 시험이 끝나고 답을 맞춰보니 수학은 60점대에 역사는 80점대 역대 최하 점수를 맞은 게 서러웠던건지 엄마가 아프신게 서러웠던건지 겉으론 시험을 잘 못봐서 라고 포장했지만 속으로는 시험 반 엄마 걱정 반으로 울음을 터뜨렸었는데 할머니, 할아*** 친척 분들 다 엄마가 입원해 계신 병원으로 올라오실때 엄마가 침대에 누워 기운없는 목소리로 말할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학생인 내가 싫었다. 그래도 내가 엄마의 얼굴을 봐서라도 죽을 순 없기에 살아간다. 이번 시험 망해도 엄마 탓 아니고 엄만 아무 잘못도 없고 원래 건강했고 이쁜 우리 엄마니까 수술하고 나아야 해. 살아야 해. 알겠지?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iani
· 7년 전
어머님께서 아무것도 못 드실정도로 많이 편찮으신가봐요.. 학생이니 학교를 가야하고, 시험을 보아야 하는 상황속에서 마카님께서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시험 점수와 관계없이, 이런 마음아픈 상황에서 집중 안 되는거 억지로라도 잘 해내셨네요. 정말 고생하셨어요.. 어머님께서는 그 어떤 좋은 영양제보다 마카님이 존재한다는 그 사실에 힘을 얻고 계실거예요. 마카님께는 할 수 있는 일이 있답니다. 그것도, 마카님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요. 어머님 옆에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 등 소소한 일들을 이야기를 하는걸로 아프고 힘들기만 했을지도 모를 입원생활에 따뜻함을 가져다드릴 수도 있고, 손 씻는거, 돌아눕거나 움직이는거 한두번이라도 도와드리면서 든든한 자식으로서 효도를 해드릴수도 있어요. 이런 작은 일들이 지금은 너무 소소해서 별거 아닌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많은 환자분들을 간호해드리며 일하는 제게는 보이더라구요.. 제가 드리기 어려웠던 행복을, 짧은 면회시간에나마 가족분들이 많이 주고 가기도 하신다는것들이요. 사실 이런 작은 일들은 소소한 저의 경험 혹은 팁 일뿐, 가장 중요한 건 마카님께서 어머님의 자녀분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도 마카님께서는 큰 일을 하고 계시다는거예요.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어머님의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