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2 여학생입니다. 저의 집은 저에겐 따뜻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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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yeongasi
·7년 전
저는 중2 여학생입니다. 저의 집은 저에겐 따뜻한 보금자리가 아니에요. 저의 집은 저에게 동물의 왕국의 한복판입니다. 저는 그중 최약체인 임팔라고요. 커다란 몸집으로 사자를 깔아뭉게려는 코끼리에게 치이고, 그런 코끼리가 아니꼬와 물어뜯으려는 사자에게 치여 삽니다. 둘에게 눈치 보이며, 하라는 대로 해야했어요. 5살때 부모님이 크게 싸우시고, 결별을 하게 되었는데 저는 아***의 손에 이끌려 서울, 친할머니 댁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아***는 일을 위해 지방으로 내려가셨고 어머니는 지금은 행방조차 모릅니다. 연락도 없고, 행적도 없고, 흔적도 없고, 추억도 없어요. 얼굴조차 기억이 나지 않아요. 꿈을 꾸면, 아***랑 어머니랑 걸어가는데, 아***랑 언니는 먼저 지하철 타러 내려가는 곳에 먼저 내려가고, 저랑 손잡고있던 어머니는 얼굴을 까맣게 기억나지 않은 체 잠시 기다리라며, 손을 놓고 사람들 속으로 사라집니다. 늘 그런 꿈을 꿨어요. 알고보니, 어머니랑 떨어진 순간이더군요. 저는 안오는 저랑 어머니를 기다리다 지쳐 찾으러 온 아***의 손에 이끌려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온거였어요. 5살때 이야기라 지금까지 부모님 밑에서 안컸고, 어머니는 본적조차 없으니,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근데 초 3때 부터, 부러웠어요. 어머니가, 어머니가 있다는게. 아이들 수업 참관일에 엄마가 온다는게, 너무 부러웠어요. 싫었어요. 엄마라 부를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게. 그런데 싫다고 할수가 없었어요. 아마 그때 부터 였을거에요. 싫어도 좋다. 힘들어도 괜찮다. 맛없어도 맛있다. 할수없어도 할수있다. 거짓말한게. 초3에게 맛없는 생강차를 먹어라 강요하는 할머니에게 눈 꼭 감고 참아가며 마시고, 언니는 아무렇지않게 먹기싫다고 화를 내서 그것조차 내가 다 먹어야 했던, 그랬던. 매일 주말마다, 집에 있고싶은데 새벽부터 운동에 데리고 가려던 할머니 따라, 싫어도 싫다하면 보이는 표정이 무서워 좋다고 따라가야했던, 더이상 따라가기 힘들고 다리가 아파도 멈췄다 가면 안되냐는 말에 화를 내면서 이정도도 못오냐 그말 듣기싫어 참아가며 따라갔던. 음식들은 화장실에서 물틀어놓고 토하고 나오면 물 낭비한다고 혼나고. 결국 나 나름대로 해도 돌아오는건 비난일뿐 그냥 너덜너덜해지는 기분. 그게 다 초3때 겪은 일, 오로지 학교가 내 피난처였습니다. 마음에 들지않으면, 화내고 때리던 언니에게 맞서면 동생이 기어오른다 혼나니 결국 맞을수 밖에,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 할머니가 싸울때마다 표정을 굳히시는게 무서워, 싸울때 꼭 언니편 드는게 결국 내가 아프니까, 흔히 어린애들이 하는 일러보기도 못하고 혼자 꾹꾹 참아가며, 아플때. 그게 복받혀 울면, 또또, 질질짜네 라고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가 너무 아팠습니다.그렇게 1년을, 2년을 버티다. 학교에선 급속도로 우울해진 나를 따돌렸습니다. 선생님은 관심이없었고. 아이들은 우울해진 나에게 필요성을 느낄때만 다가올뿐 뒤에선 ***기 바빴고, 나는 그것들을 다 들었음에도, 애써 삼키며, ***고나서 웃으며 다가오는 그들에게 웃어줘야했었던 더러운 시간들. 조를 짤때면 나는 배재. 무조건 배재. 툭 하면 외모비하. 뭐 더러운 말들. 그래서 중 1땐 모든 나를 숨겨야 했습니다. 슬픈 나, 우는 나, 화난 나, 정색한 나, 욕하는 나. 욕을 들을때 마다 하지말라고 웃으며 말하고 일부러 밝은척, 더 ***인척, 우울이라곤 찾을수 없는 사람인척 살아야했습니다. 정말 딱 한단어로 정리하자면 죽고싶었습니다. 나조차도 버린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뭘더 해야했을까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자해를 시작했습니다. 초5땐가 그때. 손목을 그었더니 아픈데, 이상하게 내가 살아있음을 알려주는것 같아. 또 그었습니다. 그 아픔이 아, 난 살아있구나. 내가 날 버렸는데, 아무런 감정 없을것 같았는데 아프구나. 그걸 느꼈습니다. 처음 그런 짓을 했을때 울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울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오라고 밖에서 뭐라하든 울었습니다. 긴팔을 입고있었으니 팔을 내리고 나갔습니다. 붉은 얼굴에 뭐하다 나왔냐? 라고 묻는 언니에게, 아 찬물로 세수하고 화장실좀 갔지. 배가 좀 아파서. 라고 얼버무리고 방에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고 누웠습니다. 그렇게 자해를 이어갔습니다. 중1때 밝아보이기위해, 자해를 멈추다. 방학때 잠깐씩했습니다. 어차피 짧으면 2주면 다 사라지니까. 겨울 방학에 맞추어 긴팔 안에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중1 초반엔 초5때 부터 쓰기 시작한 글을 엄청 써대며 평일을 참아냈습니다. 글쓸때면, 생각하는게 글밖에 없으니까. 아무 생각도 안들고 스트레스도 안받으니까. 글을 써댔습니다. 중2가 되서 모든게 다 허탈해졌습니다. 학교다니는 날에도 자해하고, 학교에서 학원에서 자해하면서 늘 커터칼과 소독약을 들고다녔습니다. 그래서 몇몇이 알게되었고 곧 모두에게 들키겠죠. 다 싫어졌습니다. 최근엔 약도 먹었습니다.타이레놀 6알. 먹고 나니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고 힘들더라고요. 버티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먹은건 다 토하고 머리는 깨질듯 아파와 밖에를 나가 한바퀴 돌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자고일어나니 좀 괜찮아 지더군요. 정말 그렇게 아픔을 느낀건 처음이였습니다. 이젠 모르겠습니다. 내가 살 가치가 있는건지, 이제 그만 다 포기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이런나를 너무 어둡게 볼까. 너무 이상하게 볼까봐. 아무한테도 내 진심을 못...말하겠습니다. 이것도 열심히 참았는데, 아실까요..?ㅎㅎ..... 아, 모르겠어요... 말하고 싶었습니다. 나의 모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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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atjdud2
· 7년 전
진짜 아무말도 해드릴 수가 없는데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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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ddooo0
· 7년 전
***힘들엇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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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asi (글쓴이)
· 7년 전
@rlatjdud2 고마워요ㅜㅠ 진짜ㅜㅠ 아ㅜㅜ 아무한테도 말할수 없어서 위로 받아본적 없는데ㅜㅠ 위로 받으니까 진짜 너무 아...진짜ㅜㅠ 어...진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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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asi (글쓴이)
· 7년 전
@ddddooo0 고마워요 공감해주셔서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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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bok
· 7년 전
버텨온거 고마워요♥ 정말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고 포기하지 않았던거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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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asi (글쓴이)
· 7년 전
@jungbok 앞으로가 걱정되지만 더 살아볼게요. 포기하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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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ays123
· 7년 전
알 거..같아요 얼마나 힘드셨을지 어머니 없이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들지 저는 잘은 모르겠지만 가끔씩 허탈하거나 힘드실 때 힘이 되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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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Drawing
· 7년 전
글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들은 생각은 '글을 정말 잘쓴다'였어요. 글쓴이님의 고통과 번뇌가 고스란히 느껴졌네요. 이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인간이란게 정말 뭘까요. 남들과 같은 상황인데도 제가 과민반응하나 생각이 들지만 추상적인 개념은 무게를 잴 수 없으니까 저는 여태껏 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글쓴이님도 글쓴이님 나름대로 잘하셨다고 전 생각해요. 저는 글쓴이님의 글이 좋아요.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오늘 하루도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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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asi (글쓴이)
· 7년 전
@happydays123 고마워요 이렇게 글만으로도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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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asi (글쓴이)
· 7년 전
@MindDrawing 어...ㅜㅜ 아 이렇게 많은 위로 받은게 처음이라 어색하고 뭔가 차오르는듯한 기분이네요ㅜㅠ 고마워요ㅜㅠ 어둡기만 한 저에게 이렇게 많은 위로를 주셔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