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카테고리를 가족이라 해야할지 자아/성격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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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정확하게 카테고리를 가족이라 해야할지 자아/성격 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우선 저는 고3 여학생입니다. 위에 대학생 언니1명 엄마 아빠 저 이렇게 4명이예요 이 중에서 저에게 가장 큰 걱정은 저희 엄마이십니다. 우리 엄마 진짜 여리고 착한 사람인데요 자존감도 매우 낮아요 완전 어릴 때 부모님 돌아가셔서 얼굴 조차도 모르시고 막내라서 언니 오빠들한테 엄청 치이면서 살았고 평생 자기 것을 못 가지고 초등학교만 다니고 바로 공장가서 일하셨던 분이셔요 그렇기에 주변에 친구 한 분도 안계시고요 공장에서 일하시다가 손가락이 기계에 빨려들어가서 다치시기도 하셨었고(물론 지금은 괜찮으세요) 그러다가 20대 초반에 할머니의 중매로 아빠랑 만나서 어린 나이에 12살 차이 나는 아빠랑 결혼하시고 23살에 언니 낳고 26살에 저를 낳았어요 엄마는 살면서 엄마 것을 처음 가져봤대요 언니랑 저라는 엄마의 것을.. 그런데 우리 아빠 성격이 보통이 아니세요 항상 자기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시고 소리 빽빽 지르시고 목소리 자체가 높으셔서 항상 화내는 것처럼 느껴져서 사람 주눅들게 만들고 그런 아빠랑 같이 살면서 엄마가 엄청 눌려 사셨다 해야하나 그러셨어요. 그런데 언니랑 저랑 보면서 웃으면서 사셨는데 항상 가족이 남긴 음식 먹고 집안일 하고 식당아르바이트? 같은 일 하시고 무릎에 관절이 안 좋으셔서 오래 걷지도 못하시고 좀만 오래 걸어도 퉁퉁 부으시고 그러신단 말이예요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학부모 참관에 오지 않으셨어요 뚱뚱하고 꾸미지 않는 엄마가 저한테 있어서 창피일까봐 걱정되셔서 운동회도 저 멀리서 잠깐 지켜보다 가시고 그러셨어요 엄마는 항상 언니나 제가 안 입는 그런 옷들이 옷장에 굴러다니면 그거를 입으시고 아니면 시장에서 몇 천원하는 옷 사서 입으시고 진짜 너무 미안하고 그런데요 언니가 대학생이 되면서 타지로 가서 자취를 하고 있는 중인데 언니가 부모님 생각 안하는 거는 아닌데 속으로만 생각하고 행동을 너무 툭툭 해버리다보니까 아빠는 그냥 '어휴 저 ***'이러고 마는데 엄마는 상처를 너무 받으세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아빠눈치 자식눈치 엄청 보셔 뭐만 하면 '엄마가 못나서 해주고 싶은거 다 못해줘서 미안해' '엄마가 귀찮게 해서 미안해' 항상 이런 문자를 하시는데 그게 너무 마음아파요 엄마가 평생을 저랑 언니 위해서 살았는데 미안할게 뭐가 있어. 근데 앞서 말했듯이 언니가 툭툭 대는 행동에 엄마께서 오늘도 상처받으시고 하루종일 우울해 있으신데 아무리 옆에서 재롱부리고 해도 나아지지가 않네요 뚱뚱하시다 보니 건강이 너무 걱정되고요, 그렇다고 같이 운동하면서 살을 빼게 유도하자니 관절이 안 좋으셔서 걱정이예요, 주변에 만날 친구가 없으셔서 항상 집에서 혼자 티비보거나 휴대폰으로 고스톱치거나 하는 게 너무 마음 아프고요 엄마 속마음 다 들어줄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게 너무 마음 아파요,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에게 힘들다 이야기는 못하실테니까요. 제 꿈이요, 결혼하지 않고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부모님께서 그동안 언니랑 저랑 키우면서 바쁘게 산다고 돈 아낀다고 못 해본 것들 다 해드리고 같이 여행도 가고 하면서 즐겁게 살다가 마지막에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웃으면서 '그래도 자식 덕분에 즐겁게 살다 간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 거예요.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는, 결혼을 해서 가족을 만들어 버리면 제가 원하지 않더라도 부모님께 보다 덜 해드릴 것 같아서요, 가정을 새로 꾸렸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님을 방치해둘 것만 같아서예요. 어찌되었든, 하루하루 나이 들어가시는 부모님의 건강이 걱정되고 항상 자존감이 낮아 상처많이 받으시는 우리 엄마가 너무 걱정되어요, 어떻게 해드려야 고3인 제가 잘 해드릴 수 있는 걸까요? 물론 제 시기에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에 전념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성인이 되어서 대학교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기 전 반년동안이라도 재롱 부리는 딸이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해도 나아지지 않는데 어떡하죠?.. 오늘도 언니한테 물어볼 것이 있어서 문자로 물어봤다가 돌아오는 언니의 딱딱한 말에 '엄마가 귀찮게 해서 미안해' 문자 하나 남기고 우울해지셔서 잠도 못드시고 이 밤에 밖에 바람쐬러 다녀오시고 뒤척뒤척해하시면서 우울해하시네요 그런 언니에게 '엄마에게 조금만 다정하게 말해달라'라고 이야기한 게 바로 어제인데, 오늘 저는 또 엄마한테 상처를 준 것 같아요. 엄마는 항상 저에게 미안해 하시고 항상 죽을 죄를 지은 사람처럼 생각하십니다 모든 게 엄마가 못나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엄마께서 얼마나 착하고 여린 사람인지 마음이 많이 아플 사람인지 잘 알면서도 저는 엄마에게 예쁜 말을 해주는 딸이 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솔직히 말해 제 스스로가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고 우울함이 끝을 달리믄 사람인지라 제 자신을 보호한답시고 날카롭게 말을 하게되요. 조금 더 친절한 말을 하는 든든한 딸이 되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엄마한테 너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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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7년 전
마카에서 봤던 글들 중 가장 감동적인 글이네요...이런 딸이 있으셔서 어머님이 정말 행복하셨으면 좋겠는데 그러시진 못한 거 같아서 안타까워요...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마카님의 어머님이 더 행복해지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어머님을 생각하시는 마음만큼은 세상 누구보다도 지극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과 같은 마음을 잊지 마시고 계속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하신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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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6e96750e0a2d6627983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영상으로 남기는 거 너무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곁에서 언제 떠나실 지 모른다는 무서움에 부모님 사진과 영상을 찍어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제 영상을 부모님께 보내드릴 생각을 못했어요 정말 좋은 의견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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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music 제가 부모님을 사랑하시는 게 전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네요. 없는 형편에 미술한답시고 부모님 노후자금도 없이 지금 저를 뒷바라지 하시는데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그 사랑에 감사하기도 해요. 제가 부모님 사랑을 느끼듯 부모님도 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해야겠네요 좋은 의견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