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문계 고3 .. 성적과 가족중에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 집안은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가세가 기울었어요. 아빠는 크게 이루고싶은 꿈이 있으신지 계속해서 선거에 나가셨고 7번 정도의 낙선을 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이게 가장 치명적이였는지, 초등학교 6학년, 마지막에서 2번째 선거에 낙선한 이후 저희집은 나름 좋았던 집을 팔아버리고 좁은 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괜찮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할머니랑 같이 살고 아빠랑 엄마랑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전 좋았습니다.
다만 저희 엄마 아빠는 아니였나봐요. 이사 오기 전 집에서도 자주 다투시곤 했는데 이사를 오고 나니 아예 말도 안거시더라구요. 어린 마음에 엄마와 아빠에게 우리도 가족여행 가보면 안되냐구 떼를 썼었는데 멋쩍게 웃던 엄마 아빠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리고 중1, 아빠는 따로 살기 시작하셨어요. 저는 아직도 아빠가 어디서 사시는지, 이제는 알지만 아빠가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전혀 몰랐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집은 와해되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항상 제게 미안하다고 말씀하시고 저는 그때부터였나봐요. 엄마에게 제 속마음을 말 안하게된게. 걱정을 끼치기 싫었어요. 엄마도 힘든데 ***지 어리광을 부리면 더욱 힘드실까봐. 물론 아빠에게두요.
엄마와 아빠가 따로 살긴 하셨지만 두분이서 제게 바라는건 두 가지가 있었어요. 하나는 건강이고 하나는 공부였어요. 영어 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엄마 아빠 사정이 여의치 못해 학원비가 1년동안 미뤄졌다는걸 듣고 충격먹어서 중3때 제가 일부러 학원을 안가고 다니기 싫다고 말한 이후로 학원은 다닌적이 없습니다. 제게 남은 건 공부밖에 없었다는걸 알았지만, 저는 어리고 철이
덜 들어서인지 공부도 공부 나름대로 했지만 노는걸 더 좋아한 그저 중학생이였습니다.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고등학교를 들어와서 고1때 탈선을 약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들어오니 저와 다르게 다른 가족들은 다들 여행도 가고, 이러면 물질주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입학 선물도 받고, 새 휴대폰을 다들 가지고 있더라구요. 이걸 부러워한다는건 아무에게도 티를 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집이 다른 가정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닳고 알게 모르게 무너졌었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도 처음 사귀어보고 담배도 피고 술도 마셨지만 공부는 놓지 않았어요. 엄마 아빠에게 피해는 주기 싫어서 생일이 지나자마자 알***터해서 제 용돈은 제가 벌어서 그때부터 금전적으로 독립을 했었습니다.
고1때 담임선생님과 사이가 굉장히 안좋았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말씀 드리니 굉장히 표정이 안좋아지시면서 학생이 무슨 아르바이트냐면서 저를 꾸짖더군요. 그래서 그냥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서 아르바이트 하는 거라니까 저희 부모님이 가난하시다고 말씀 하시더군요. 순간 너무 화가나서 학년실에서 소리를 지르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자총지총 설명을 하는데 엄마는 저에게 조금만 참으라고 하셨어요. 너무 서러워서 그 날 야자 3교시 내내 혼자 울고 집가서 엄마에게 처음으로 울면서 떼를 썼습니다. 학교 다니기 싫다고, 무시당하기 싫다고, 우리 집은 왜 이러냐고, 나를 도대체 왜 낳은거냐고.. 라면서 엄마에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엄마도 제가 이러는 걸 처음 보시니 당황을 하셔서 저를 달래줬습니다. 상황은 계속 좋아질거다. 조금만 버텨라. 그 말 듣고 이 악물고 버티려고 했습니다.
고2을 올라와서 담임 선생님께 우리집 가정 사정을 말씀 드리고 이러한 사정때문에 아르바이트는 계속 하면서 학교 생활 해야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담임 선생님께서 “그래도 열심히 살았네”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처음이였어요. 누군가는 제가 열심히 살았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같아서 눈물부터 났습니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께 열심히 살겠다 약속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고1때 탈선했던 것들을 고치고, 아르바이트도 해서 핸드폰비, 용돈, 독서실비등을 제가 내기 시작했습니다. 성적도 계속해서 올랐고, 2학년 2학기 중간엔 최고성적을 찍었습니다.
기말고사를 3일 앞둔 후, 집에 검찰공무원분이 찾아왔더군요. 저에게 엄마에게 갈건지 아빠에게 갈건지 묻는거였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나도 충격이였어요. 작년 고3들이 수능을 치룬 후 저는 공부에 매진하려구 알바도 다 끊고 독서실을 다니고 있었고, 이제 엄마아빠에게 조금은 손 벌려볼까 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이러니 머리가 새하얘지고 정말 모든걸 놓고싶었어요. 오로지 엄마 아빠와 함께 살겠다는 의지로 공부했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 시기만 끝나면 엄마 아빠에게 어리광도 부려보고 싶었고, 언제까지나 센척을 하기만 싫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이혼이라뇨.. 저는 엄마와 같이 살아서 엄마를 선택했습니다. 나중에 아빠에게 죄책감이 들었긴 했습니다만은 어디서 뭐하는지도 모르는 아빠에겐 가기가 싫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빠는 이혼하시고 엄마와 저랑 사는집에 생활비를 줘야하는데 생활비를 안주시는겁니다. 저희 엄마께선 보험 설계사란 직업을 가지고 계신데, 이런 직업이 고객분들에게 먼저 대우를 잘해줘야, 그러니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건데 돈이 없어서 결과가 안나와 계속해서 금전적 상황이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독서실에서 공부를 다하고 집에 오는길에 우편물이 많아 집에 가지고 들어가는데 대부업체에서 집을 방문했단 우편물이 왔더군요. 영화에서만 보던 빨간딱지. 그게 상상이 되 떨리는 손으로 그 편지를 까보니 지금 당장 우리 형편엔 갚지 못할 그런 돈을 빌린 내역이였어요. 그래서 그 편지를 숨겼습니다. 엄마가 제가 봤다는 것을 알게되면 괜히 또 미안해하실까봐. 걱정하실까봐요. 저는 고3 공부하느라 알바는 계속 못하고 있었고 아빠에게, 엄마에게 빌고 또 빌어 핸드폰비를 내고 독서실비를 내던 상황이였습니다.
며칠 전이였어요. 제가 몸이 굉장히 안좋았었는데 엄마가 오늘은 8시에 집에 손님이 오시기에 일찍 나가야한다구. 저는 눈치도 없이 물어봤죠. 누구시길래 이렇게 아침 일찍 오냐구. 일단 엄마가 나가라길래 나갔는데 집 들어올때 또 대부업체에서 편지가 와있었어요. 저는 그 때 정말 느꼈어요. 정말 우리집이 굶어죽게 생겼구나. 사실 저희 엄마는 엄마 명의의 ***가 없어요. 제 명의의 통장으로 생활하시죠. 그래서 제가 은행에 로그인하면 우리집 전재산이 다 떠요. 다른친구들은 한달 용돈으로 받는다는 그 돈을 저희엄마는 생활비로 쓰시고 계신다는 생각해 눈물부터 납니다.
그리고 오늘, 엄마가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뭐라도 해보***하는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강해보였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다 같이 죽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중간고사 시험을 굉장히 잘 봤지만 자랑할 사람이 없어요. 제 가족들은 굉장히 바빠서 저의 어리광을 들어줄 사람이 없어요. 아니 있는데 제가 민폐가 될까봐 못하겠어요.
지금 제 목표는 사대 진학입니다. 역사교육과랑 지리교육과를 목표로 공부 하고있는데 성적을 좀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예요. 하지만 이건 단지 제 목표일뿐이고 지금 저희집은 매달 8만원씩하는 제 봉고차비도 못내고있고, 엄마의 핸드폰비도, 며칠전엔 티비도 끊겨서 삼촌들이 해주셨습니다. 이러는 제가 과연 엄마 아빠에게 모든 금전적 재정을 믿고 성적을 올리기위해 공부만을 해야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작년처럼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좀 더 피곤하게 살아가는것이 맞을까요. 저희 아빠는 제가 아르바이트 하실 때 하지 말라며 공부해도 된다며 사장님에게 부탁까지 하셨습니다. 저는 완곡하게 거절했구요. 엄마는 작년까지 알바 하는 것은 좋아하셨는데 이번년엔 달가워하지 않으시는것 같습니다.
솔직한 제 마음을 말하자면 저도 .. 다른 아이들처럼 사교육도 받아보고싶고 공부하는데 있어서 금전적으로 쫓기기 싫은 마음은 있습니다. 그리고 올인해보고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러기엔 제가 우리가족에게 너무 민폐이고 해를 끼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는 것이 좋을까요? 다시 알바를 하면서 남들보다 조금 덜 자면서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공부를 해야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건강하게 부모님에게 민폐이더라도 공부에 올인하는것이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