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전화가 왔어요 “대학교 중퇴하고 싶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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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아빠에게 전화가 왔어요 “대학교 중퇴하고 싶어?”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 가는길이었어요 밤 11시에 알바복을 갈아입고 40분 거리의 자취방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렸어요 즐거운 노래를 들으며 피로를 풀고 싶었는데 방해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더니 아빠였어요 한달만에 걸려온 전화였어요 잘지내고 있느냐, 걱정되서 전화했다 라는 말은 시작일뿐.. 사업이 어렵다, 늬 엄마가 또 정신병에 걸렸다, 엄마 입원시켜라 그러기 싫다고 내가 걱정되는게 아니라 사업때문에 전화한거 아니냐고 제가 말하자 너는 아빠가 걱정해서 하는말을 그렇게 들었냐, 사업에 문제 생기면 제일 타격받는건 너다, 대학교 등록금 어떡할거냐 생활비 어떡할거냐, 대학교 중퇴하고 싶냐, 너도 정신병 걸릴거다. 술에 취해서 어눌해진 목소리로,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협박을 늘어놓는 목소리.. 바람피고 엄마랑 이혼한 아***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집으로 걸어갔습니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쳐다봤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그러고 자취방에 도착하자마자 룸메의 얼굴을 보자마자 세상이 무너진것 처럼 앉아서 꺼이꺼이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소리내서 울어본 적이 정말 오래된 것 같은데 “무슨일 있어? 왜그래 ㅠㅠ” 하고 제 걱정을 해주는 룸메를 보니까 서러워서 울음을 멈출 수 없었어요 학교만 안다녔어도, 직장만 있었어도, 생활비 때문에 아빠한테 이런소리 들어가면서 쩔쩔맬 필요 없을텐데.. 평화로웠던 일상이 또 아빠 손에 흔들렸어요 평화가 아니라 문제를 외면하고 지내온거 였겠지만요 당장에 돈이 없으면 학교는 어떻게 다니지 자취방 월세는 어떻게 내지 알바를 하나 더구해야 하나 교환학생도 신청해놨는데 어떡하지 휴학하고 돈을 모아야 하나 머리가 터질것 같았습니다 본가에 왔더니 전기세 수도세 공과금을 하나도 안내고 용돈도 끊긴 동생이 있었어요 동생과 상의하고 싶었지만 얘기조차 하고 싶어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장녀로 태어나 책임지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경제적 능력이 없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엄마와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을 안가고 그렇다고 일도 하고 있지 않는 여동생을 보면 제가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느껴집니다 당장에 제몸 하나 감당하기에도 벅찬데요 엄마는 정신과 약을 마음대로 끊고 여행을 다녀온다며 전국을 떠돌***니고 있어서 본가에는 동생이 혼자 살고 있습니다 당장에 월세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막연히 “알바해야지 이제..”라고 하는 동생이 답답합니다 함께 이 난관에 대해 고민하고 상의하고 싶은데 아빠랑은 연락도 안할거라고 마음먹은 것 같습니다 아빠에게 손벌리기도 싫지만 그렇다고 당장에 경제적 독립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가족을 책임져야 할거 같은 부담감을 버리고 나 자신만 생각하고 살고 싶지만 빚만 가득 안은채 경제능력을 상실한 엄마를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해야한다는 답은 없겠지만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에 글을 썼어요.. 엉엉 울다가 또 진정했다가 반복하면서 나 자신의 나약함을 또 느끼는 밤이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감정을 표현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네요 이런 공간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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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ver
· 7년 전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지금은 힘드시겠지만 잘 이겨내고 앞으로는 좋은일이 많이 생길것같아요 지혜로운분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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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el
· 7년 전
.. 나 하나만 생각해도 벅차고 힘든데 .. 가족들까지 부담을준다면 .. 얼마나 힘들까요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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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acloud
· 7년 전
정말 너무 외롭고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렇게나 상황이 어렵고 힘든데 잘 살아내줬다 칭찬하고 싶어요. 이혼을 했어도 부모는 부모이고 양육에 대한 의무는 당연한건데 우리 나라는 이런 법과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지 않네요. 양육을 빌미로 자식을 협박하다니요. 현실적인 문제도 생각 않을 수 없으니 충분히 답답할만 합니다. 저는 일단 엄마보다 스스로를 먼저 살폈으면 좋겠어요. 경제적으로 자립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그때 엄마와 동생도 보살피는 거고요. 일단 대학생활에 집중하고 졸업하세요. 그리고 취업해서 결혼자금도 모으고 타격 받지 않는 선에서 가족들도 돌보고요. 일단 내가 바로 서야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어요. 아니면 같이 쓰러지는 것 밖에 안되니까. 힘들지만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또 이렇게 힘 빠지는 날엔 마카님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기운차리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