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존재의허무함 #가정불화 #방황 #가정폭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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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wigglytuff
·7년 전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하듯, 나의 열아홉 번째 4월은 우울에 ***어버렸다. 우울증이 이런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유 없이 눈물이 나기도 했고, 해서는 안 될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헤집어놔 두통을 이틀에 한 번꼴로 달고 살았다. 가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그 답을 찾아 나섰던 게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들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려 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내가 몸을 겨누지 못할 정도로 내 머리채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던 어머니. 찬 물 한 바가지를 정신 못 차리던 나에게 힘껏 쏟아부은 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수차례 지켜보고도 방관했던 오빠. 궁금해졌다. 이 가족에게 나란 존재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는지 모르겠다. 오빠와 다투다가 분을 이기지 못해 울음을 터뜨린 어린 나의 팔을 낚아채 질질 끌어 현관 쪽으로 내쫓으려 하던 어머니의 모습과, 독감에 걸린 나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며 실수로 나와 스친 손을 불쾌한 듯 털어내고 씻어내던 아***의 모습과,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오빠의 모습이 합쳐져 내게 말하는 듯했다. 너는 이 가족에 필요 없는 존재라고. 대화가 별로 오가지 않던 식사 때의 식탁은 오빠만 오면 화기애애해진다. 나를 대할 때보다 나긋해진 어머니의 목소리. 오빠에게 나라 지키느라 수고가 많다며 술을 따라주시는 아***의 행동. 오빠의 이름 앞에는 '우리'가 붙는다. 우리 00이, 우리 00이... 내 이름은 딱딱한 석 자다. 000, 000. 그런 자리 속에서 나는 내 존재의 허무함을 느낀다. 어쩌면 내가 이 가족의 평화를 방해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나만 빠지면 이 가족은 완벽히 화목한 가정 그 자체다. 내가 없어야 비로소 완벽해진다. 학원에서 어버이날을 맞이해 편지지를 나눠줬다. 쓸 말이 없었다. 사랑한다는 거짓말을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까. 처음에는 편지지에 모든 생각들을 털어놓으려 했다. 하지만 망설여졌다. 가족의 행복을 방해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딸이라는 사람이 우울 속에 사는 걸 알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쓰지 않았다. 답을 찾지 못해 지친다. 사실 정해진 답을 외면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이 가정에 불필요한 존재라는 것이 만일 맞다면 견딜 자신이 없다. 남들과의 비교는 행복을 망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친구의 가족이 나에게는 너무나 신기했다. 학원을 가기 싫다는 친구의 푸념에 친구 어머님께서 불쌍하게 바라보시며 학원이 끝나면 영화를 보러 가자 하셨다고 했다. 순간 머리가 띵-했다. 내가 푸념을 했다면... 내겐 입 밖에 낼 수조차 없는 말이다. 나는 언제부터 가족에게 장난 섞인 푸념조차 늘어놓지 못하게 되었을까. 어머니는 언젠가부터 나를 보는 눈빛이 날카로워지셨다. 무슨 말을 꺼내기조차 두려운 눈이다. 용기 내어 고민을 털어놓으면 남 일인 듯 가볍게 대꾸해주고는 지나친다. 머리가 아프다는 말 뒤에 '이제서야 공부를 제대로 하나 보네'라는 대답. 배가 아파 모의고사를 중도포기했다는 말 뒤에 '참지 그랬냐'라는 대답. 굳이 말 걸지 않아도 쏟아지는 어머니의 불평과 불만들. 사람 참 다양하듯 가족도 다양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이 문제가 단순 다양성에 국한되어 있진 않다는 걸 깨달았다. 비정상적이라는 말이다. 내가 속한 이 가정이. 잘 살아지지 않는다. 남들 다 내일을 기대하며 잠에 드는 시간에 나는 내일을 두려워하며 영원히 잠들어 깨지 않길 바라고 있다. 내 삶이 이처럼 고통의 연속이라면 굳이 수명을 다해 살 필요가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나는 스스로 삶을 끝내지도 못하는 겁쟁이다. 이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계속 살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날 소중한 존재로 기억하고 다뤄줄 수 있는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냥 다 두고 떠나버리고 싶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이 들면 이 세상에서 사라졌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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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word
· 7년 전
많이 힘드실텐데 속에있던 마음을 털어내가며 쓰시느라 쓰면서도 많이 아프셨을텐데 고생했어요 마카님만큼 아프고 힘들지않겟지만 글은읽는 아무것도 모르는 저가봐도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마카님이 무엇을하지않아도 특정한 잘못을햇건 안햇건 가족분들이 그렇게 대하시는건 부모로서도 오***는 사람으로서도 그건아니라고 생각하네요 열아홉나이면 안그래도 힘든데 좋은것만주고 사랑만줘도 모자를나이인데 그런짓을 한다는건 보는 저로서도 화가나고 용서가 안되네요 정말 많은것도 바라는거 아니고 작은 관심하나 말한마디가 정말 소중하고 고마운 나이에 자기 자식이면 자신의 여동생이면 그래도 열아홉에 마음약한 어린아이인데 상처만주고 아프게만 만드는거라면 정말 누가봐도 아니네요. 오빠랑 다투면 그래도 여자이고 어린아이인데 울수도있는거고 대화로 풀어나가도 모자를판에 그렇게 행동하시는 어머님을 보면 왜그러나 싶네요 딸이아프면 좀 더 보살펴주고 괜찮냐는 말한마디가 정말 고마운건데 아버님께서도 왜그러시는지 그런행동을 하시니까 마카님이 그런기분이 드는건 당연하죠 누가좋아합니까 가족이 그렇게 대하는데 자신한태는 관심도 얘기도 안건내고 오***는 사람만 챙겨주고 좋게얘기주고 그렇게 얘기하는데 어떡게 마카님이 그런생각이 안들가싶어요 그렇게 마카님을 만들어버리는데 부모님.오빠 께서 조금이라도 마카님에게 멀바란다면 그건 정말 잘못된거고 글로만보면 정말 가족이라 생각할수없고 그냥 남인거같내요 많이 힘드실텐데 아프실텐데 그런 환경속에서 정말 고통스러우실텐데. 얼마나 그렇게 하시면 영화보는 그런모습에도 마카님이 그런생각 느낌을 받을가 싶어요 . 좋은것만 줘도 모자를판에 아픔만주고 힘들게만 만들고 마카님을 자꾸만 그런생각속에 빠지게만드는데 제가보기엔 그 사람들을 위해 있어줄필요도 힘내실 필요도 없다생각해요 많이 힘드시거 아플실텐데 열아홉에 마카님이 견디기에 너무 힘든 아픔과 고통이라생각해요. 그사람들을 생각하지말아요 자기자신이 제일서중한거지 그사람들을 너무생각하지말아요 생각도 하기싫으시면 안하시면되요 마카님은 겁쟁이가 아니에요 어떡게 나아가야할지 어떡게해나가야할지 모르는거뿐이지 겁쟁이가 아니에요 힘들고 아프시겟지만 삶을 끊내는 선택은 생각하지말아요. 너무시하면 주위에 도움도청해보고 가정폭으로 많이 힘들면 고통받는다면 얘기도 해보고 상담도받아보고 나중에 자력으로 살***수있을땐 미련없이 나가서 살아요 그사람들을 위해 있어줄 필요가 없는거같아요 이렇게 힘들고 아픈일있어도 이겨내기 힘들고 주고싶어도 저가말한다고 마카님에게 힘이될진 모르지만 이렇게 아프고 힘든걸 이겨내면 그만큼 좋고 행복한날이 올거에요 마카님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있는사람일뿐더러 소중한사람이에요 ㅎ 마카님을 필요로 해주는 사람도 만날 수 있어요 그날을 위해서 림들도 아파도 힘내봐요 모든사람이 그런건아니에요 가족한태 그럴 수없다면 마카님을 아프게 힘들게 하는사람이 있드면 분명 마카님이 의지하구 기댈 수 있는사람도 있을거에요 아직 못찾았을뿐이고 마카님을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기억해주고 좋아해주고 사랑해주는사람도 만날 수 있을거에요 ㅎ 많이 힘들고 아프실텐데하고 하고싶은것도 이루고싶은것도 많을텐데 그걸위해서 힘안내본거아니지만 힘내봐요 우리 저가 멀 다 안듯이 말할수없고 저가ㅜ잘 말하고 있는지도 저역시 확신할 수 없지만 저의글을읽고 마카님이 조금이라도 힘낼수있다면 전 그거로 만족합니다. 긴 글인만큼 길어서 그냥 지나치시는 분들도잇지만 전 댓글없는곳에 댓을다는걸 좋아하기때문에 진지하게 읽고 조금이나마 힘이 되셨으면 하는 바램에 댓달고갑니다 오늘하루도 힘들겟지만 화이팅해요 우리 화이팅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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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larinet64
· 7년 전
암튼 열아홉 아픔을 잘 이겨내고, 도움이나 위안 받을수 있는것도 찾아보시고, 모두가 자신은 사랑받을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걸~ 그런 사람 만날수 있을거니까 멋진 미래를 생각하며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