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나의 상처는 '그깟' 것으로 치부된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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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당신에게 나의 상처는 '그깟' 것으로 치부된다. 그 때의 기억이 내게 얼마나 괴롭고 아픈지, 당신은 모른다. 알려하지도 않았거니와 당신이 더 아플거라는 자기연민에 빠져 어린 나를 당신은 비난하고 외면했다. 어린 내게 집은 지옥보다 더 끔찍했다. 문 앞에 서서, 손잡이를 부여잡고 한참을 망설이고 또 고민했던 어린 나는, 아무도 돌보아주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내가 집에 들어선 순간, 당신은 이미 분노와 자기연민으로 가득차 어린 나를 붙잡고 한탄했다. 그 이야기를 들을수록 비참해지던 나를, 당신은 *** 않았다. 어린 내게 돈이 없느냐 묻고, 벌써 그 돈을 썼느냐 힐난하던 당신 눈을 나는 여즉 기억한다. 그 돈은 많아야 1년에 5번 정도 만나는, 가족이나 아는 어른들이 쥐여 주었던 용돈이었다.당신은 단 한 번도 어린 내게 먼저 용돈을 쥐여 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당신 돈타령에 내 가진 돈을 모두 내어놓았다. 내 돈을 당신은 모두 갚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 말하는 이 순간에도, 당신이 내게서 가져가고 돌려주지 않은 돈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내가 당신에게 내어놓은 돈은, 아직 성인도 되지 않았음에도, 몇 백이 넘는다. 난 지금껏 그 돈을 다 써 본 적이 없지만, 내 통장에는 고작 만원이 잔고로 남아있다. 당신은 내게 양말 한 켤레도 제대로 사 신은 적 없다 어깃장을 부리지만, 나는 중학교 2학년 즈음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옷을 사 입을 수 있었다. 당신 이야기 속 어린 당신은, 몇 년 전의 어느정도 큰 나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더 좋은 것을 입고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살아왔다. 그러니 당신은 내게 어깃장을 놓을 자격이 없다. 당신은 내가 아빠에게 당신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들을 마구 늘어놓았을 것이라 우기며 날 비난하지만, 난 한 순간도 그래본 적이 없다. 당신이 내게 아빠에게 술집 여자를 만나는지 물어보라고 시켰을 때, 내가 그것을 거부해 당신이 내게 온갖 비난을 쏟아부었어도, 나는 그 일을 말하지 않았다. 당신은 당신 생각과 말만이 옳다 여기지만, 당신은 틀렸다. 당신은 단 한 순간도 나를 제대로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러니 당신은 나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당신은 내가 당신을 무시한다며 분노하지만,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나를 어리다며 무시하지 않았던가. 대접이 그리 받고싶었다면 좀 잘해주지 그랬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나는 화내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에 그저 참았다. 당신이 바라는대로 그저, 그냥 그렇게 잘못했다 빌었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사죄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당신이 내게 해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당신은 하지 않았다. 당신이 나보다 윗사람이고, 나는 당신 아랫사람이라는 이유로. 당신은 늘 내게 참으라고 말했다. 내가 참지 못하면 내 아빠가, 그리고 당신 자신이 욕을 먹어야하니 항상 참으라고 말했다. 그래야 한다고 했다. 예외는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 어디에도 나를 위한 것은 없었다. 당신 덕분에 나는 화가 나도, 짜증이 나도, 슬프고 아파도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웃는 것밖에 할 수 없게 되었다. 참는 것은 당연하고 이해하는 것은 기본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모두가 내게 참고 이해할 것을 당연히 요구한다. 나를 참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게 되었다. 당신 덕분에. 내가 참다가 못해 결국 폭발했을 때에도, 그 순간조차도 당신은 나를 비난했다. 네가 더 참았어야지. 그 말을 지겹도록 들었다. 누구도 내게 많이 힘들었느냐 묻지 않았다. 이젠 누구도 내가 힘들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내게 당연한 듯 말한다. 참고 이해하라고. 참 웃기지도 않아. 내 나이를 겪어보고 나보다 몇 십년을 더 산 당신은 날 이해 못하는데, 당신 나이를 겪어***도 당신보다 오래 살아***도 못한 내게 당신을 이해하라니. 나는 신이 아니다. 천사도 아니며 성인군자도 그런 재목도 못된다. 당신과 같은 일개 사람일 뿐이며 법률로따지자면 내가 아닌 당신이, 당신을이 아닌 나를, 참아주고 이해해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내게 당연한 듯 참고 이해하라 말하는 것이 얼마나 가당찮은 소리인지, 그 말을 하는 이들고 당신은 알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옳고 나는 틀렸다고 당신은 주장한다. 당신이 나를 위해 많은 걸 희생했다고 억울해한다. 그러나 나 또한 당신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했다. 처음의 난 편안함을 포기했고 다음번에는 사고싶던 무언가를 포기했다. 남들처럼 사는 것을 포기했고, 행복해지기를 포기했다.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포기했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기를 포기했다. 나를 존재하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 둘 포기해가며 나는 나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당신에게 묻고 싶었다. 나는 당신때문에 나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그렇게 되어가는 동안에, 날 위해 희생했다는 당신은, 대체 당신의 무엇을 포기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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