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라는 이름을 불러본 게 참 오랜만이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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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엄마, 엄마라는 이름을 불러본 게 참 오랜만이네. 기억이 안나지만 나도 그때는 엄마를 불렀겠지. 어쩌면 나도 다른 많은 아이들처럼 태어나서 처음 입밖에 내놓는 단어가 엄마였을지도 몰라. 엄마, 난 엄마 때문에 불행해. 그때 왜 그랬어. 잘 생각했어야지. 엄마는 혼자가 아니었잖아. 딸이 있었잖아. 그러면 최소한 그 순간에 나를 생각했어야지. 근데 엄마가 스스로 그런 결정을 할 때 무슨 기분이었는지 나도 이젠 알 것 같아서 엄마한테 이기적이라는 말을 못하겠어. 마음같아서는 실컷 욕하고 원망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 엄마, 엄마는 태어나고 싶지도 않았던 나를 낳아놨으니까 나를 끝까지 책임져야했어. 근데 그렇게 못했잖아. 엄마는 엄마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면서 나도 포기한거야. 근데 엄마, 나 그래도 잘 컸어. 그렇게 잘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잘 컸어. 엄마가 보고있을지도 모르겠다.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나 엄마없는 애라는 소리 안듣게 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엄마는 몰라. 그걸 누가 알겠어. 엄마, 엄마가 거기 가 있는동안 아빠가 엄마 딸 이렇게 키워놨어. 그동안 내가 이렇게 힘들게 자랐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그니까 아빠 좀 신경써줘.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는 내가 이렇게 클때까지 엄마노릇 하나도 못해줬잖아. 그니까 이거 하나만 들어줘. 우리 아빠 좀 행복하게 해줘. 우리 아빠가 나 이렇게 키워줘서 나 힘들어도 잘 크기로 했어. 나도 아빠도 꼭 행복해질거야. 엄마 없는거, 사실 괜찮지 않아. 많이 힘들어. 근데 엄청 많이 힘들어도 불가능하지 않아. 그러니까 조금만 더 지켜봐줘. 나한테 조금만 더 힘을 줘. 엄마가 거기서 엄마로서 나한테 해줄 수 있는거 그거밖에 없잖아. 아무리 그래도 엄마한테서 나온 사람인데, 엄마 딸인데, 나는 엄마 얼굴이 기억도 안나지만 엄마는 그동안 그곳에서 나를 매일매일 지켜봤을텐데 그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나도 더 최선을 다할게. 없는 힘도 낼게. 아무리 이렇게 엄마를 탓해도 엄마 딸이잖아. 그리고 엄마, 나는 엄마 용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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