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는 자주 혼잣말을 하세요. "아빠 죽어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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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저희 아빠는 자주 혼잣말을 하세요. "아빠 죽어버릴까, 저 세상 가버려야지. " 등등요.. 방문 너머로 이런 말들을 들을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힘든 감정을 혼자서 안고 계시는 것 같은데, 자녀로써 뭘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라 저나 언니 이름을 부르시곤 하는데 그게 다 혼잣말이거든요. 어릴 땐 대꾸도 많이 해봤는데 그때마다 아빠는 항상 아니라고 하셨어요. "아니야, 부른 거 아니야." 이렇게요. 그래서 이후로는 대꾸를 안 했어요. 근데 요즘은 왠지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요 아빠? 저 여기 있어요. 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그런데 아빠가 가지고 계신 감정을 마주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무슨 도움이 될까요.. 가장으로서 저흴 위해서 힘 내고 계시는데, 아빠께 손 벌리고 있는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얼른 대학 졸업하고 취직해서 부담 덜어드리는 게 우선일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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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quatch
· 7년 전
이 이야기를 그대로 얘기하기보다. 아*** 입장에서 좀더 희망적이게 아***께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라고 첨가해서 말한다면 아***는 분명 혼자 짊어지고 있는 짐들이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구나 라고 생각하실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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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sasquatch 어떻게 힘이 되어드릴 수 있을까요.. 효녀 노릇 한 번 해본 적이 없어서 너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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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quatch
· 7년 전
말과 마음만으로 힘이되지 않을까요? 제게 직장 후배가 있습니다. 여자후배인데 매번 힘쓰는 일은 제가 다 도맡아하고, 프린터기 컴퓨터 수리부터 엑셀파일 작성에 온갖일을 남자인 니가 잘하지않겠냐며 맡아해서 늘 피곤했는데 어느날 그 후배가 선배님 혼자서 하시지마시고 뭐라도 알려주시면 제가 앞으로 도와드릴게요 라고 하는데 그친구의 그 마음과 말이 제 피곤한 마음을 풀어주는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다고 그 친구한테 30킬로가 넘는 물건들을 좀 옮겨달라던가 컴퓨터 수리를 알려줄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친구의 그 마음이 그 다음부터 일이 힘들때 내 수고가 의미있고, 버틸수있는 어떤 기둥같은게 받쳐주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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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sasquatch 그렇군요.. 내일 아빠랑 장례식장 갈때 말씀드려볼게요. 어쩐지 염치없는 것 같아 저어했었거든요. 이제 제가 좀 무안하고 막연한 것보다 아빠가 그만 혼자 짊어지셨으면 좋겠어요. 얘기해주신 게 도움 많이 됐어요. 좋은 밤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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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quatch
· 7년 전
아***라, 중년 남자라 표현할수 없는 복잡하고 난해한 고충들이 많으실거 같아요. 일은 고되고, 형편은 한결같고, 책임은 산더미인데, 보상은 늘 소홀하고, '나'라는 자아는 사라진지 오래고, 젊을때는 ***들이 니 나이땐 고생해봐야 한다며 부려먹고 등쳐먹고 온갖 부당한 시간들만 보내다가, 겨우 어른이 됐더니 젊은것들은 치고 올라오고 나는 이제 내자리 하나 생겨보나 했는데 어른답게 어린친구에게 양보하라 하지, 이제 나가면 어디서 받아줄까? 나이도 있는데. 답답하고, 애처럼 울어보고 싶은데 이미 울기에는 너무 늙어버렸고, 하소연할 곳도 없고. 이런 걱정들에 매시간 둘러쌓여 살아간다고 들었습니다. 너무 말이 길었던것 같네요. 잘 표현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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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sasquatch 마음이 아프네요.. 저희 아빠도 그러신 것 같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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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imh
· 7년 전
다음엔 저 여기 있어요 대답만이라두 다시 해보셔요..ㅠㅠ 그리고 다음에 또 혼잣말씀을 하시면 “아빠가 그런말 할때 사실 너무 걱정이 되요 ㅜㅜ 울 아빠를 힘들게 하는게 뭘까요ㅠㅠ” 하고 말씀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글쓴이분의 관심과 말한마디가 아***의 맘을 조금이라두 녹일수 있지 않을까요ㅠㅠ그리구 글쓴이분께서 아*** 감정을 전부 마주 하는 건 쉬운일이 아니죠.. ㅠ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게 되신다면 그땐 글쓴이분이 아버님을 혼자 도우려 하기 보다는 아버님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시는건 어떨까요ㅠ정말 어렵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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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didimh 네.. 어렵다고 너무 오래 외면했던 것 같아요. 가족인데, 가족한테 더 잘해야 하는 건데.. 제 이야기에 함께 마음써주셔서 감사해요. 말씀해주신 해결책도 고려해서 저희 아빠에게 더 잘해보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