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싶었다. 도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알림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asdfzxcv
·7년 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싶었다. 도움이 되고싶었다.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아무도 나를 바라지않았고, 아무도 내 도움을 기꺼워하지 않았고, 칭찬해주지 않았다. 사랑받고싶었다. 오빠는 지적장애다. 그러나 경미한 수준이라 대학까지 진학했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현병이 발병했다. 부모님은 오빠가 탯속에 있었을때부터 자신들을 탓하며 오빠에게 죄책감을 가졌고, 많은 사랑을 쏟았다. 나는 어른스러워져야했다. 부모님의 짐이 될 수 없었기에. 나의 대학등록금이 부모님께 죄를 짓는것같았다. 그런 와중에, 외할머니께서 치매로 밥하는법을 잊어버려 굶어가고 있었고 외갓집은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요양원에 보내느니, 어떻게 자식된 도리로 그러냐느니. 천성이 효자였던 우리 아***는 막내아들로써 사랑 못 받고 큰아들만 챙기는 할머니를 모시고 사셨었고, 그길로 집으로 모셔오게 되었다. 어머니가 큰 고생이셨다. 치매걸린 외할머니, 조현병에 지적장애인 오빠. 밥챙기는 일만해도 장난이 아니었다. 심지어 할머니는 매번 밥은 남기기 일쑤. 아***께서 허리수술을 하게 되었다. 돈을 벌수없는 아***를 대신해 어머니는 일선에 나섰다. 내 어깨는 점점 무거워져갔다. 어머니도 몸이 성치 못했기에.. 앞으로 내가 책임질 사람들이 부모님뿐이 아니라, 오빠, 외할머니까지 있는데 지금 유일하게 돈을 버는 어머니도 몸이 너무나 약해서. 실은 집에 가고싶지않았다. 대학을, 실습을 핑계로 집에 잘 내려가지 않았다. 나는 어려서부터 포기하는것이, 지는것이 익숙했다. 그럴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런데 이겨내*** 하니, 내 정신이 너무나 나약해 그냥 져버리고만 싶었다. 아***께서 퇴원하시고 집에 눌러있게 되시니, 어머니가 감내해왔던 할머니와 오빠가 아***의 눈에 배겼고 소싯적엔 호랑이였던 아***는 사랑으로 참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사건이 터졌다. 힘들었던.. 어머니가 술과 담배를 남몰래 해온것이 아***께 들킨것이었다. 아***가 미웠다. 왜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지? 왜 참는다면서 참지 못했지? 그렇게 이겨야만이 중요한건가? 어머니는 아***를 위해 얼마나 헌신해왔는데.. 지난세월이 눈앞에 핑돌았다. 화난 아*** 전화가 내게 오고, 집에 한번 내려오란 말이 있었다. 문자로 왜나한테화내? 라고 내게 의지하고 기대던 아***의 마음에 대못을 박아버렸다. 오빠에게도 연락이 왔다. 오빠에게 사랑도 많이 받고 자랐으니, 그 은혜에 보답하라며 부모님 잘 다독여주라고했는데. 자기는 그래서 방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답답해져왔다. 미루고 미뤄, 결국 집에 내려왔다. 사실 학교따위 관두고 취직해서 돈을 벌***했다. 그런말을 들어줄 여유같은건 두분에겐 없었다. 오히려 아***께서는 들어주고, 강해지길바라며 말을 전하는 내가 잔소리로 들려왔는지 들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하셨다. 그래서 아***께서는 제 말을 들어주셨나요..? 제가 바라는건요? 나는요? 내 마음은요? 누가 들어줘요? 울고싶어 이번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꾹참았다. 소리높이지않고 그저 들었다. 아***는 겉으론 한없이 강해보여도 알맹이도 없고 나약한 사람이었다. 아***는 사람이 바라는 사랑이 다르다는걸 알게 되셨으나, 사람의 생각과 겪어오는 세계가 다르다는걸 모르셨고. 아***는 술을 한모금 마시던 한병을 마시던 음주운전이라는것을 아시는 분이었으나, 운전대 잡기전에 고민하는 시간이 결국 인생에 모든 결정과 똑같다는것을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이셨다. 내가 더 감싸야지, 내가 더 보살펴야지.. 어머니는 많이 고생하셨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그래도 아***는 어른이네. 라고 말했다. 나는 아직 애라서 지는게 무***관인지 모르겠다고 사족을 붙이며. 아***는 내가 무슨말을 한건지 이해하지 못하셨겠지. 아***가 한번 져주는거 어딘가에 일곱번씩 일흔번씩 용서하라는 말도 있듯이 계속 져주면 어디가 덧나냐, 어찌 그리 어려서 참다가도 화가나고 애기가 되어버리는지. 지는게 이기는거라는 말도 모르시는지. 좀더 이해하고 보듬어줄순없었는지. 한편으로는 내가 이세상을 져버리고싶다는 의미도 있었다. 학교도 사회생활도 실습도 보고서도 할머니도 오빠도.. 내가 책임져야하는 모든것들에 져버려도 되냐는, 그런 의미도 있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아***의 말을 그렇게 잘 들어준것 같지도 않다. 듣는 족족 울컥거려서, 사실 계속 딴지를 걸고 싶은걸 참고 들어주느라 집중하지 못한것같다. 들어주고, 또 들어주고, 더 들어주라 하신 선생님의 말씀은 성자의 말씀이던가. 어찌 그리 실천하기 어려***.. 아***께서는 그래도 어른이니, 사람은 같이 지지하고 사는게 사람이 되어가는것이다 강하게 말한것이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말하는것자체가 편해지는 한걸음이었을수도 있다며 합리화***고있다. 사실 나도 누군가가 들어주길바랬고, 오냐오냐해주길 바랬었다.. 부모님은 들어주지 않으셔서. 난 울고싶었다. 포기하고싶었다. 그냥 다 져버리고싶었다. 나는 앞으로 어떤식으로 살아야, 이겨나가야 하는걸까. 그러*** 하는 마음이 안먹어진다.. 돈이 없는 것도 공부하기 싫은것도 나도 누구 탓으로 돌리고 어리석게 살고싶다.... 나약한 생각이 자꾸 든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jsh25235432
· 7년 전
죄송해요 저한테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없네요 저는 털어놓을 사람이없어서 여기에 사연을올렸는데요 답장을 보니까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ㅎㅎ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되는거 같아요 ! 감사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asdfzxcv (글쓴이)
· 7년 전
@jsh25235432 제가 한 말이 힘이 되셨다니 기쁘네요 저도 읽어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