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와 싸웠습니다. 지나보니 싸운 이유가 뭔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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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orange1989
·7년 전
아***와 싸웠습니다. 지나보니 싸운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 가족이라곤 아빠, 엄마, 저 이렇게 셋이고 각자 다른지역에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설 연휴에 몇달만에 본건데 감정만 상한채 헤어졌네요. 평소 술을 좋아하시고, 술을 드시면 늘 하시는 말씀이 내일 죽어도 좋다, 나는 오래 못산다 이런 아픈 말만 하십니다. 싸움이 발생했던 날도 술을 거하게 드시고 아빠와 제가 어느 매장에 갔다가 화장실을 찾았는데 하필 화장실이 없는 매장이었습니다. 베짱장사를 하는 집이었죠. 전 그때부터 살짝 불안해졌습니다. 별 일없이 기분좋은 상태로 집에갔으면..하구요. 그런데 매장에서 나가던 길에 직원에게 화장실이 왜 없는건지 질문을 시작으로 큰소리가 나면서 매장에 있던 손님들까지 다 쳐다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불같은 성격과 불합리한건 죽어도 못참는 성격의 소유자인 아빠를 알지만 이런 순간들이 올때마다 당혹스럽고 화가납니다. 매장을 나와 별일도 아닌거에 화를 왜이렇게 내시는지 답답해 아빠와 말다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감정을 삭힌후 아빠와 다시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아빠편을 안들고, 싸움을 말리려 한 게 화나셨나보다 생각했죠. 그런데 하시는 말씀이 이제 저와 이별할 때가 됐다고 하십니다. 딸에게 이런말을 하는 아***도 있나 누가 머리를 친것마냥 멍해짐과 동시에 섭섭하고 실망스럽고, 이게 뭐라고 이런말까지 하나싶고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화가나서 대화를 중단한채 하루를 보냈고 다음날 떠나셨습니다. 예정보다 이틀이나 일찍 가셨죠. 폐를 끼쳐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내시곤 연락이 없네요. 제 얘기를 잠깐 하자면.. 부모님은 제가 스무살이 되던해에 이혼하셨습니다. 지금은 제 나이 서른입니다. 이젠 좀 어른이 될법도 한데 이럴때마다 속이 상해 눈물이 나네요. 외동딸임에도 불구하고 왜 늘 불안하고 외로***.. 아빠는 빨리 죽을거라는 말에.. 화나면 풀릴때까지 내가 연락을 해야하고.. 친구들에 비해 효녀소리 들을만큼 부모님 늘 챙기려 애쓰는데.. 부모님은 본인들 인생이 먼저일까요. 가끔은 서럽기까지 하네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애썼지만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한번씩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라 울음을 삼키며 제 못난마음을 끄적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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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7년 전
많이 속상하시겠어요...님은 엄청 성숙하시고 부모님 생각 많이하시는 좋은 따님이신 거 같아요. 그런데 아버님도 사람이시니 부족하신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거겠죠...아마 아버님이 일찍 떠나신 게 딸보기 부끄러워서 그러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죽는다느니 이별할 때가 됐다느니 얘기하시는 것도 님을 생각 안 하셔서 그런 게 아니라 어쩌면 님에게 별도움이 못된다고 생각하셔서 하시는 말씀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님이나 아버님이나 서로를 아끼시지만 제대로 표현이 안 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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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1989 (글쓴이)
· 7년 전
@music 따뜻한 말씀 정말 감사드려요. 금전적인 면에 도움을 못주는것에 대해 늘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지금 제 옆에 계신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그래서 더 속상한가봅니다.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싶은데 이렇게 시간을 흘려버리니 화가나네요. 이 새벽에 누구에게도 말못하고 답답했었는데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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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7년 전
부모님이 옆에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자식은 얼마 없을 거예요. 당장 저부터도 그렇고..ㅎㅎ 좋은 분이신 거 같아요. 한 번 쯤 아버님께 이런 좋은 마음을 표현해보세요. 아버님이 옆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구요. 그러니 잘해주려고 하시지도 말고 미안해하시지도 말라구요. 그럼 아버님이 엄청 감동받으실 거 같아요. 이렇게 성숙하고 효심이 깊으시니 언젠간 갈등이 잘 풀어질 거라 생각해요. 너무 걱정마시고 편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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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1989 (글쓴이)
· 7년 전
@music 감사합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분의 말씀덕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네요. 늦은새벽 music님도 편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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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9603
· 7년 전
우리 부모님도 맨날 앓는 소리하십니다 되게 싫었는데요 근데 제가 힘든 상황돼보니깐 위로가 필요해서란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한테 붕어빵 사드시라고 용돈 붙여드립시다 사랑은 교정. 교화가 아니라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거니깐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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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1989 (글쓴이)
· 7년 전
@the9603 따뜻한 위로의말 감사드려요. 님의 말처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려 애쓰니 많은것들이 다르게 보이더라구요. 부모도 사람인데 실수도 하고 상처도 주는거겠죠. 님도 힘든일이 있다면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