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조울증을 앓고 있어요. 대략 10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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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오래 전부터 조울증을 앓고 있어요. 대략 1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4년 전 극도로 우울한 상태였을 때 자살 시도를 했던 것이 가족에게 발각 되어, 정신과에서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약 5개월간 받았었어요. 이사를 가게 되면서 정신과를 끊게 된 뒤로는 그냥 지내고 있습니다. 조증일 땐 정말 *** 사람처럼 크고 빠르게 말합니다. 생각 없이 결정을 쉽게 내려요. 자신감이 넘치는 기분인데 매사에 긍정적이진 않아요. 기분이 엄청 좋거나, 엄청 화나거나, 엄청 슬퍼요. 뭐든지 극단적인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사실 조증일 때는 제가 조증 상태인 걸 잘 몰라요. '아, 나 지금 너무 흥분했다. 자제하자.'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조증에서 차차 내려오는 시기예요. 조증과 울증을 넘나드는 정도를 잘 모르겠는데, 우울할 때가 더 많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한 달이 조증과 제정신을 넘나드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우울할 땐 모든 것이 무기력해집니다. 잠이 많아지고, 일상 생활이 무척 버겁게 느껴집니다. 안방에서 화장실 가는 것도 무척 힘들고 지쳐서, 침대에 앉아서 운 적도 있어요. 너무 힘든데, 정말 저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우울증인 상태는 말하지 않는 편이예요. 가면성 우울증이라고 하죠. 남들 앞에선 잘 웃지만 사람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괜히 혼자 상처 받고 짜증이 날 때가 많아요. 모든 것이 저를 탓하는 것 같고 몹시 신경 쓰여요. 그런 피해 의식 때문에 말다툼한 적도 자주 있어요. 우울할 땐 언어를 쓰거나 읽는 것이 힘들어요. 글씨가 잘 안 읽히게 됩니다. 곡해할 때도 많아요. 생각을 표현하는게 잘 안 되고, 맥락이 없어져요. 말하는 것도 힘들어요. 말을 하는 것이 몹시 지치고 버겁습니다. 꼭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많이 더듬어요. 정신과를 다니기 전엔 제 주변 사람들한테 민폐를 많이 끼쳤었어요. 우울함을 호소하고, 그걸 빌미로 감정을 쏟아내며 사람들을 많이 지치게 했었어요. 세상에 혼자 떨어진 것 같은 외로움에 아무하고나 ***를 맺으며 '아, 내가 사랑 받고 있어' 하는 착각에 빠질 때도 있었어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상담할 때 가장 많이 해주신 말씀은, '스스로 자책하지 마세요'와 '스스로에게 이유를 찾지 마세요'였어요. '나는 쓰레기야, 아무도 나를 안 사랑해'라는 생각을 관두고 '나는 왜 이러지? 내가 왜 우울하지?' 하는 생각도 관두라고 하셨었지요. 그래서 저는 우울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왜'라고 말하는걸 자제하*** 노력해요. 물론 잘 되진 않아요. 이번 주는 계속 우울했어요. 우울하면 인지 능력이나 기억력이 현저히 나빠지는걸 느껴요. 그러면 몹시 불안하고 더욱 무기력해집니다. 요 며칠간, 제 우울증을 핑계로 사랑하는 사람을 함부로 대했어요. 짜증과 막말을 퍼부었어요.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를 받았어요. 그러면 안 되는건데, 알고 있었으면서 결국 제가 저질렀어요. 나는 그 사람이 내 감정의 쓰레기통이 될까봐 '의사와 약물이 나를 도와줄거야'라고 말한건데, 그 사람은 본인에게 의지하기를 원했나봐요. 사실 많이 의지하고 있었어요. 많이 기대고 많이 편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너무 지나쳤죠. 지나간 일이 부끄럽고 몹시 미안한데, 그 사람이 저에게 보낸 메시지를 다시 보면 너무 슬프고 화가 나요. 물론 제가 자초한 일이지요. 생각해보면 제가 우울해질 때마다 그 사람이랑 싸웠네요. 제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요? 아니, 이렇게 되기 전에 제대로 병원 다니며 치료를 했었어야 하는거죠. 머리로는 알고 있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고 버겁네요... 모든게 다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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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1234
· 7년 전
저는 스스로 경미한 조울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딱 눈에 들어와 마카님의 사연을 열심히 읽어보았는데요, 제가 감히 마카님의 온전한 기분은 헤아려드릴 수 없지만 감정 조절이 안되는 건 정말 곤란하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솔직해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본인에게 의지하길 바라는 그 분에게, 나는 너에게 내 감정을 집어던지듯이 해소하려고 하는 게 싫다고. 너에게 상처주게 될 것이 너무 두렵고 슬프다고. 솔직한 마카님의 생각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항상 널 사랑하고 아낀다고 그래서 더 조심하고 싶어서 이러는 거라고. 이해받고 존중받고 싶다고 내 상태를... 그리고 또 고맙다고. 조심스럽고 확고하게 전달해주세요! 그리고 이곳이 있잖아요, 얼마든지 지금의 감정을 던지고 또 던져도 괜찮아요. 화풀이하게 될 것 같을 땐 마인드카페에 방문해봐요. 저도 여기서 익명으로 많은 울음을 토해내고 있어요. 저는 이렇게 길게 글을 쓰면서 혹은 짧은 몇 마디로 함축해서 제 감정을 정리하고 있어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만 또 말하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쌓아놓고 해소하지 않으면 전 정말 괴롭더라구요. 저의 말 한마디가 힘이 되었길 바라면서 이만 말을 줄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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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am123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