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저랑 서로 좋아하던 남자애가 있었어요. 그 남자애는 처음에 절 좋아하는 티를 엄청 냈었는데 제가 어색해하고 반응도 영 별로니까 티 내는 것도 조심스럽게 바꾼 애거든요. 평소와 다를 법 없이 그렇게 서로 소심하게 좋아하는 티를 내고 다녔었어요. 예를 들면 수업 시간에 서로 쳐다보다가 눈 마주치거나, 내가 웃으면 개는 내가 웃는 모습을 보고 웃는다거나, 다른 애들한테는 장난도 별 안 치면서 나한테는 친다거나. 그랬는데, 몇 주 전부터 그 남자애가 썸녀가 생긴거에요. 문제는 그 썸녀가 저랑 엄청 친한 여자애였어요. 서로 머리 쓰다듬고 4-5 시간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부모님도 개네가 썸 타는 걸 알고 계실 정도로 연락도 많이 했었나봐요. 전 그 남자애랑 연락 할 정도로 친하진 않았어요. 여튼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저도 좀 당황했죠.
하지만 그 남자애 썸녀가 저랑 친한 친구이기도 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했어요. 물론 포기하는 과정이 순탄하거나 그렇진 않았지만요. 그 남자애도 더 이상 저한테 장난이나 잘 보이려 행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 했어요. 근데 오늘 , 제가 그 남자애랑 유일하게 겹치는 수업이 있었거든요. 맨 마지막교시였는데 그때 절 너무 많이 쳐다보더라구요. 저랑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피식 웃고요. 제가 웃으면 자기도 덩달아 웃고요. 하교 한 후에 편의점에서 걜 만났는데 제가 개를 쳐다보니까 볼에 바람 넣고 귀여운 표정 하고 지나가더라고요? 뭐랄까. 예전에 그 애 느낌이 났어요.
하지만 그 남자애가 저랑 겹치는 그 마지막 교시 수업 빼곤 썸녀랑 수업이 다 겹치거든요. 근데 그땐 썸녀랑 수업 겹치고 저도 없으니까 대놓고 썸녀랑 썸 탄다고 하더라구요.
어장일까요..? 하지만 썸녀가 있는데도 어장을 하는건 ... 좀 심하지 않나 싶어서요. 개가 우리 학교에서 젤 인기 많은 남자애긴 하지만 최근까진 연애에 그렇게 관심 없던 애였고 개도 저처럼 모쏠이거든요.
이 남자애 저 어장치는 걸까요. 그럼 저 너무 불쌍한대.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