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 후회 -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움켜쥐면 움켜쥘수록 이 황홀감은 영원할 것 같았고 이 나날들이 당연하게 느껴지기를 반복하며 자만했었다. 내가 너에게 소홀해질수록 너의 맘이 점차 멀어져 간다는 걸 알면서도 애써 무언가를 믿고 붙잡으며 너를 제쳐두었지. 니 마음이 곪고 곪아 상처가 커지고 번져 심장이 기동조차 하지 않으려 했을 땐 이미 늦었을까. 내 잘못을 책망하듯 너와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나에게 다시금 돌아와 날 어지럽게 만들어. 이제는 너와 맞잡은 손을 통해 나누었던 따뜻한 온기도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었던 감정들도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사라지는 마법들을 경험할 수 없을거야. 많이 어려웠었지. 너무 서툴러서, 처음이여서, 어색해서, 불편해할까봐 서로 머뭇머뭇 거리면서도 노력하던 그때에 우리들은 어디간걸까. 갑작스레 내 인생에 나타난 너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이런 자격없는 나를 불평없이 아낌없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애써 지운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널 다시 쓰리게 하긴 싫어 그저 이렇게 적어봐.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땐 내가 너무 성급했을지도 몰라. 너의 그 잔잔한 반응들이, 뭘 해도 서툰 행동들이 꼭 나만 사랑하고 있고 나만 기대하는 것만 같게 느껴졌을지도. 근데 뒤늦게 알겠더라. 그것 또한 너가 힘겹게 노력하여 낸 니 모습이였다는 걸. 그런 난 내 두 눈에 비친 널 애써 외면하고 내가 원하는 너로서의 모습이 비치길 바란걸지도 몰라. 사랑이란 감정에 존속되어 있던 시간과 시리고도 아팠던 그 마음들이 꼭 잊을만하면 다시 나타나 날 채찍질해. 이리도 뒤늦게 깨달은 나도 아픈데 그 오랜 기간동안 자신을 혼자 달래던 넌 어땠을까. 이별을 고하기 전 너에 기분은 어땠을까. 후련했을까? 날 미워하고 원망했을까? 아님 이별을 하기 마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나에게 미련을 가져줬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긴 했는데 난 이런 생각 해서는 안되겠더라. 할 수 있는 자격이 없더라고. 모두가 나에게 물어. 그렇게 사랑하던 사람과 이리 쉽게 헤어질 수 있냐고. 어째서 잡지 않았냐고. 그 질문에 난 대답할 수가 없더라. 내가 욕심이 많아서 너에게 너무 많은 걸 바래서 너가 나에게 해줬던 조그맣고 사소한 행동들은 나에게 보이지 않았던거야. 이런 뻔뻔한 내가 어떻게 널 붙잡고 다시 한번 발을 묶겠어. 그래도 구질구질한 사람이 되지 않기로 마음 먹어 너의 근황을 알려 하지 않았는데 정신차려 보면 난 널 또 애타게 찾고 있더라. 나말고 니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은 제법 내 마음을 뒤섞이게 만들어놨어. 그럼에도 난 널 책망하고 미워하면 안돼. 미련을 가져서도 안되고 그래서 더 아파. 이미 그 사람과의 시간으로 가득 차 있는 널 다시 끌어내릴 수는 없잖아. 그래도 너가 나와 함께 한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진심으로 사랑했었던 지난 날이다라고는 생각해줬음 좋겠다. 너에겐 뻔뻔하고 염치없게 들릴 수 있지만 내 마지막 투정이라 생각하고 그랬음 좋겠다. 아픔 뿐이었던 우리의 만남이 자신을 더 굳게 만들어줄 계기가 되었길 바라며. 그나마 나라는 사람이 널 더 강인하게 만들어준 조금에 가치가 있었던 사람이길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 지어. 지금에 니 곁을 지키는 사람은 끝까지 너에게 변치 않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며 너가 평생을 행복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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