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우울한데 말할수는 없으니까 혼자 적는 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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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yb1191
·7년 전
너무 우울한데 말할수는 없으니까 혼자 적는 글. 정말 좋아했던 사람 추석에 결국 연락해서 다시 보고왔다. 더 이상 끌다가는 진짜 내가 죽기라도 할 것 같아서 3월에 헤어지고 이제 시간이 꽤 지나 9월이니까 많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다. 물론 뭘 봐도 생각나고 모든 무의식의 근간이 그였지만 이젠 밥도 먹을 수 있고 잠도 잘 수 있고 악몽도 잘 안꾸고 눈감고 눈뜰때마다 ***사람처럼 눈물 나지 않으니까 꽤 정상인같고. 안그래도 날 불쌍해하는 앤데(그거 뿐이지만) 걔 떠나고 잡을 지푸라기조차 없어진 내 삶이 바닥으로 떨어진걸 들키고 싶지 않아 카톡이고 인스타고 힘들수록 더 힘내서 옛날사진까지 끌어다가 꾸며놓았다. 잘 놀러다니는척, 행복한척, 넘나 설레고 신나는척, 인싸인척.. 혼자 아둥바둥하는것도 비참하고 웃겼지만 내가 우울한거 들키는게 더 비참하니까. 걔가 날 신경안쓰고 깨끗히 잊어줬으면 좋겠으니까 정말 죽을힘을 다했다. 그렇게 나름 잘 버티다가 이번 추석때 펑 하고 터진 인생. 왜 난 겁이 이렇게 많을까. 커터칼을 꺼내놓고도 덜덜 떨기만 했다. 울다가 잠을 못잔 머리가 댕댕 울려서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가 없는 그 때 왜 마지막으로 떠올린 사람이 걔였을까. 헤어질때 걔가 바래서 만든 '찬스'. 딱 한 번, 인생이 너무 힘들때나 연락할 사람이 없거나 도움이 절실할때 우린 안좋게 헤어진 게 아니니까 한번은 연락할 수 있다. 그게 끝. 내가 쓰게 될 줄 몰랐는데 정말 이런 날이 오네. ***척하고 연락을 했고, 결국 만나고 왔다. 죽도록 후회할 거 알고도 쓴 찬스였고.. 그래서 만났을때 많이 사리긴했지만. 역시 만나고 오니까 힘들긴하다. 마음이 공허하고ㅋㅋㅋ***.. 그 친구는 잘 살고 있었다. 다행이다. 생각대로 나만 빠지면 다 괜찮았네. 아픈데없고, 더 이뻐졌고, 사고싶었던거 샀고, 하고싶었던것도 했고 여자친구랑도 잘 지내고. 낯설정도로 좋은 모습이었다. 그대로 지옥에 남아있는건 나 하나구나. 아니 원래 나 혼자였지. 굳이 우울한 생각은 끌어올리지 않고 그냥 놀았다. 참 옛날같고. 우린 변한게 없고. 넌 여전히 핸드폰으로 유튜브나 보고. 나도 참 여전히 나였다. 얘가 되게 내 취향이었지. 까먹고있다가도 언뜻언뜻 보이는 모습들이 눈에 박혔다. 그렇게 미웠는데 실제로보니 졸릴때 눈모양이나 그런게 이쁜게 여전하고... .... 다행인건 나도 이미 다 소진한 탓인지 예전과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마음이 없어질 리는 없지만 뭐던간 그 전만큼 예쁘고 따듯한건 없었다. 나는 정말 많이 좋아했고, 최선을 다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노력했고 내 모든걸 걸었고, 그래서 남은거라도 지키기위해 먼저 끊어낸거였고, 죽도록 힘들어도 혼자 다 견뎌서 꼭꼭 ***어삼켜냈다. 얘는 더 하겠지만 나도 식었다. 물론 나는 걸리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떤 쪽으로도 '사랑한다'는 말은 못갖다붙이겠다. 다행이다. 나빴던 점은 기억이 돌아온게 너무 많다는것과 또 하루 기억이 더 해졌다는 것과 그 다음에 (단둘은 아니지만) 또 만날 일이 생겨버렸다는 것과 얘를 싫어하는 마음과 나를 미워하는 마음이 더더더 커졌다는 것과 죄책감과 공허함을 얻은것. 좋았던 점은 더 확실히 모든게 끝났음을 땅땅땅 할 수 있었다. 마치 어제 연락했던것같은 자연스러움과 걍 꿈속 풍경같은 묘한 기시감, 그 사이에서 결국 이건 당연하게 지속될 수 없는 순간임을 매 순간 생각했다. 얘는 일부러 오랜만에 만난 간극을 드러내지않으려고 했을수도 있지만 그래봤자 나는 이런 안일하고 위태로운 순간을 더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 걔는 내 기억 다 갖고도 잘 살 수 있는 앤거 알지만 난 아니라서. 그리고 내 감정도 이미 너무 상처뿐이어서 이전으로 돌릴 수 없다는걸 알았다. 이미 걔의 이름은 내게 상처와 트라우마. 더 이상 사랑이나 우정이나 아무 좋은 건 남아있을 수가 없었다. 좋았던 순간의 기억조차 손이 떨리도록 무서워진 지금은.. 그런걸 뭔가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미쳤지..싶으면서도. 이제 찬스 썼으니까 상대방에게 날 차단하라고 말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차단안하겠지ㅡㅡ 걔 찬스도 남았으니까. 여러모로 나랑 다른 걔가 부럽다. 좋겠다 넌. 같이 놀러갔던 기억들 까먹은거가지고 서운해하는 넌 우리가 어떻게 헤어졌는지 왜 헤어졌는지를 까먹은거냐.... 휴.. 이제 남은건 두개다. 얘의 찬스 빨리 없애는거랑, 당장 셋이 만날때 얠 또 봐야하는거. 뭐 별 일이야 있겠어싶지만 어떻게라도 둘이 남게되는 상황을 혼자 피해야하고 자연스러움에 휘말려서 또 후회할 순간을 만들지 않는거랑 누구에게도 내 이런 애처로운걸 들키지 않는거. 이 싸움은 길다. 헤어지기위해 1년을 꼬박 노력했었는데 이건 정말 저주와도 같은 악연. 지나가던 사람이 나에게 남자조심해야한다고 했던 그 말에 딱 떠올랐던 너. 정말정말 치밀하게 노력해서 겨우겨우 헤어진건데 왠지 우리는 아직 끝이 아니다. 모든걸 깔끔하게 완료하고 싶다. 그래서 난 좀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줄 다른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 생각하면서도 얘에 대한 것들때문에 다른 사람을 보질 못하는 아이러니. 처음부터 끝까지, 고생하는건 나 혼자겠지. 내가 깔아준 꽃잎들 위로 잘 걸어가고 있는 모습 보기 좋은데 이제 그대로 거기서 나를 완전히 없애줬으면 좋겠다. 기억은 못없애겠고 제발 연락처. 걍 아무 연결고리 없었음좋겠다. 그리고 니 찬스가 제발 결혼식날 와라 이런거 아니길. 못가ㅋㅋㅋㅋ미쳤냐 내가......... 생각도 안했는데 추석때 너 만나보니까 너가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어. 하도 해맑아져서. 하도 아무렇지않아해서. 그래 아픈건 언제나 나 혼자겠지. 내가 혼자 너 좋아해서 그런거겠지. 진짜 눈이라도 팔걸. 최소 다치기라도 해서 안대라도 하고 다닐걸. 너를 눈에, 마음에 담은 내 죄가 너무 크다. 그 죗값이 몇년을 따라다니는거냐. 올해로 끝났으면하는데 그러지못할까봐 너무 불안하고 우울하다. 나도 너 생각에서 벗어나고 날 용서하고 싶다. 거울을 볼 때 니 생각이 안났으면 좋겠다. 커플을 볼 때 나랑 비교 안했으면 좋겠다. 쟤는 사랑받는거고 나는.. 머리를 다쳐서 기억을 잃던지 사고를 잃었음좋겠다. 이 굴레에서 제발 빨리 벗어나길. 세상 어딜 먼델 가도 새장에 갇힌 것만 같다. 어디서도 행복할 수 없을것만 같다. 이러다 잊혀질거야, 다른 사람이 보일거야 하는데 내 세상은 아직도 어둡고 차갑다. 다들 그런거지, 세상 힘든거지 생각할래도 억장이 무너진다. 나는 왜 불쌍해야만 했을까. 나는 알면서 왜 그 손을 잡았을까. 모질게 말하지 못했을가. 왜 나를 우선시 하지 못했지. 걔도 걔지만 나도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아 글 쓸수록 더 우울해지네. 이 글 읽는 사람은 없겠지만 읽으신분 있다면 여러분은 잘못된걸 깨달았을때 바로 벗어나세요. 너무 아프면 그건 사랑이 아닐수도 있어요. 상대방에게 끌려가지 말고 냉정하게 10년 뒤 내가 무슨 말 할지 생각해봐요. 하 진짜 과거의 나 자신 뺨 때려서라도 끌고나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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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yap1
· 7년 전
우와 .. 저랑 같은듯 다른.. 저도 마침 1년차예요 너무 힘든시기 다만 전 이제 볼일이 없겠죠 언제가 되야 다 잊고 아프지 않게 살수 있을까요 지금도 이렇게 보고 싶은데 왜 그랬는지 참.. 조금더 참았어야했을까요 .. 그저 난 망했으니 너라도 잘살기를.. 글 쓰신분도 잘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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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1191 (글쓴이)
· 7년 전
@yap1 우와 너라도 잘 살기를..저랑 정말 비슷하신것같네요. 마카님도 이젠 아픈일없이 좋은일 가득가득 잘 사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