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랜만에 선배 소식을 들었어요 여전히 가끔 제 소식을 묻고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말도 없이 연락 끊고 사라진 거 아직도 많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때의 저는 선배의 재능을 동경했고, 부족한 제 실력과 비교하며 질투했어요
하지만 제가 열등감에 빠져 좌절할 때마다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선배가 좋았어요
무뚝뚝한 당신이 저한테 위로 한 마디를 건네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그런 선배가 너무 미우면서도 좋았어요 그래서 어느 가을에 홧김에 고백했죠
선배는 단지 저를 애정한다고 대답했어요 그건 곧 거절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어요
슬프지도 않았고, 원망스럽지도 않았어요 선배는 잘못이 없으니까요
그 이후에 선배에게 제대로 글쓰기를 배우다가 홀연히 휴학을 하고 연락도 피했어요
선배를 보기 싫어서 그랬던 건 아니에요 다만 저한텐 시간이 필요했어요
지금의 저를 만든 과거의 기억들로부터 벗어나고, 현재의 저를 사랑할 시간 말이에요
병원의 힘을 빌리고 있기도 하지만 저 스스로도 정말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어요
선배를 다시 만났을 땐 선배의 재능을 닮기 위해 발악하는 제가 아니라
저만의 글을 쓸 수 있는 제가 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선배도 그걸 바랐잖아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곧 다시 만나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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