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저에겐 4년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20살 때 만나서 제대로 된 연애를 이 남자랑 처음 시작했어요. 편하게 L이라 부를게요.
L이랑 참 많은걸 처음 해봤어요. 운 좋게도 서로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서 졸업하고 나면 결혼하자, 적어도 동거하자는 말들을 많이 했어요. 각자 미래를 꿈 꿀 때 서로가 당연히 있었어요. 자신의 미래에 다른 이를 항상 넣는다는게 쉽지 않는데 말이죠.
L의 고향에도 자주 내려가서 L의 가족도 뵙고 본가에서도 자고, L의 부모님은 저에게 정말 잘해주셨어요. 나중에 헤어져서 알게됐지만 L의 어머님은 제가 자신의 아들을 너무 뺏는다고 절 좀 싫어하셨더라고요 ㅎㅎ
여하튼 서로를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어리고 서툴어서 서로에게 상처도 참 많이 줬어요. 서로를 바꾸려고 했거든요. 4년 내내 저에게 한결같이 잘해줬지만 가끔 변한 모습을 보이거나 싸울 때 저에게 심한 말을 했을 때 실망하기도 했어요. L도 마찬가지로 저에게 많이 실망했을거에요. 헤어질 위기도 몇번 있었어요.
결국 4주년 되기 2달 전쯤에 헤어졌어요. 정말 심하게 싸웠는데 서로가 너무 지쳤었나봐요. 제가 L이 군대 가는걸 보고 곰신에서 꽃신까지 신었는데 L은 복학하고 나서 자신에게 이제 신경 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바빠질테니까 예전만큼 저에게 신경 써줄 수가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헤어지고 한 4달 뒤에 L에게 연락이 왔어요. 다시 만나자고. 근데 시간이 필요하대요. 그래서 지금 상태는 매일 연락하고 가끔 만날 뿐 사귀지는 않아요. 남들은 friends with benefit이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L은 저를 사랑한대요. 저도 당연히 진지하게 다시 만나자고 얘기해봤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이 자기는 준비가 안 됐대요. 이제 L은 자신의 꿈을 향해 학회를 열심히 해야하고 성적도 잘 받아야하고 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대요. 부모님에게 저희 관계를 숨겨야할테고 저에게 잘해줄 자신이 없대요. 절대 안 헤어질거 같았던 저와 헤어지고 나니까 미래를 기약하는거 자체에 대해 회의감을 많이 느꼈나봐요. 영원한건 없다는걸 깨달았대요. 그리고 지금 다시 사귀었는데 또 헤어지면 진짜 영영 헤어지는거니까 신중하고 싶대요.
알았다 했어요. 근데 사실 많이 힘들어요. 롱디거든요. 거리로는 기차로 1시간이지만 그래도 자주 못만나죠. 그리고 저는 과 특성상 공부량이 너무 많고 시험을 많이 봐요. 그래서 사귈 때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았던 L이 절 보러 와주고 해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이제 L도 바빠지니까 그럴 수가 없어요. 그리고 요새 자꾸 안 좋은 상상을 해요. 학회에 예쁜 여자들 많은데 한 명이랑 잘 되는 상상(실제로 저랑 헤어져있던 기간동안 고백도 한 번 받았었대요), 연락이 잘 안 되면 다른 여자랑 노는 상상 등이요. 사실 저는 거의 혼자거든요. L과 만나면서 친구들을 많이 잃었어요. 근데 이젠 L은 새로운 사람들 많이 만나면서 그 사람들과 같이 많은 활동들을 하는거 보니까 저만 너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전 L을 많이 사랑하고 L만큼 절 좋아해줄 남자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자꾸 언젠간 L이 절 떠날거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도 너무 폐쇄적인 집단이라 그러지를 못해요. 그래서 자꾸 L에게 의지를 하나봐요. 정말 답답하죠.
오늘도 5시간째 연락이 없는 L을 기다리고 있네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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