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안녕하세요, 21살이고 연애를 하고 있어요.
SNS에서 만나 오랜 시간 동안 연락을 주고 받다가 고백을 받아 사귀게 되었어요.
사귀기 이전에 그 사람과 매일 아침 눈을 떠 톡을 주고 받았고, 정말 하루종일 끊기는 일 없이 톡을 했어요. 하루의 시작과 끝이 그 사람과의 톡이었을 정도니까요.
그 사람과 저는 취미 생활이 같았고, 늘 취미 생활을 함께했어요. 저는 그 사람 자체가 아닌, 그 사람과 함께 보내는 그 일상이 좋았어요. 매일 아침 서로에게 가장 먼저 톡을 하고,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함께하는 그 일상이.
저는 오래 전에 그 일상을 놓치기 싫었고, 그 사람과 사귀기 전 항상 언제 이 일상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렸어요. 그러던 중 그 사람에게 고백을 받은 거였죠.
저는 오래 전에 어릴 때 사고로 가족 중 소중한 한 사람을 잃은 적이 있어요. 그때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렸던 슬픔과 괴로움은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큰 것이었고 저는 이후에 사람들을 좋아하는 걸 겁내게 됐어요. 관계를 쌓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거예요.
저는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였고, 항상 자살 충동에 시달렸지만 당시 소중한 사람을 잃고 너무 괴로웠기에, 그리고 괴로워하는 다른 가족의 모습을 봤기에 죽을 생각만은 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하루하루 버텨나갔어요. 하지만 항상 죽고 싶다고 생각했고, 혹시 모를 제 죽음으로 저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어요. 무엇보다 더는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나는 걸 보기 싫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타인을 좋아하고 관계를 쌓는 걸 두려워하게 된거예요. 언제 갑자기 누군가 사라져도 서로 크게 신경쓰지 않을 관계, 그 이상이 되는게 두려웠어요. 그렇기에 누구도 좋아하지 않으려 했고, 관계를 쌓지 않으려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의 고백을 거절하면 너무나도 소중했던 일상이 깨질게 분명했어요. 그 사람과 멀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사람을 두려워하는걸 겁내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고백을 받아들였어요.
저는 언젠가 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함께 지내다보면 좋아하게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장거리 연애라 SNS로 연락하는 일이 대다수였기에 좋아하는 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챙길 수 있을 거라고.
그렇지만 두려움을 극복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오히려 자존감까지 매우 낮은 저는 그 사람이 절 좋아하지 않게 될까봐 불안함에 떨고 매우 예민해졌어요. 자존감이 낮아 제가 저를 싫어하는 만큼 타인도 저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 여겼기에, 저를 좋아한다는 말을 완벽하게 믿지 못하고 조금씩 의심했어요. 그 모든게 너무 힘이 들고 지쳤어요.
그 사람과 사귀면서 유지하고 싶었던 일상은, 그 사람과 사귀게 되면서 변해버렸어요. 형태조차 찾을 수 없게 되어 점점 제가 바라던 것과 멀어져갔고, 서로가 서로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일이 잦아졌어요.
저는 이럴거라면 차라리 헤어지는게 낫겠다 생각했어요. 이걸 적으면서도 혹시라도 제가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하게 될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거든요. 이렇게 좋아하는걸 의식적으로 두려워하고 거부하는데 제가 정말 좋아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렇지만 그러기엔 그 사람과의 추억이 너무 그리워요. 다시 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희망을, 그 미련을 버릴 수가 없어요. 제가 너무 쓰레기같고, 그 사람에게 미안해서 괴롭고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제가 너무 싫어요. 괴롭고 너무 괴로운데, 차라리 빨리 헤어지는게 둘 다 상처를 덜 받을 거라 생각하는데 추억이 너무 행복했어서, 소중해서 버릴 수가 없어요.
다시 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희망과 미련을 떨칠 수가 없어서 너무 괴로워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이제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바라던 것에서 점점 멀어져가, 갈수록 괴롭기만 해요. 이렇게 과거에만 매달려, 나***도 못할 거라면 역시 저 같은 건 죽는게 가장 낫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이 와중에도 그 사람에 대한 죄책감, 미안함보다 어떻게 하는게 제가 덜 상처받을지, 덜 괴로울지, 과거로 어쩌면 돌***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 제가 너무 싫어요. 미안하고 미안하고 괴로워서 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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