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더 해야 인서울을 할 수 있을지 아는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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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qhrmawkfl017
·7년 전
어느 정도 더 해야 인서울을 할 수 있을지 아는데, 그만큼 하지는 않는다. 귀찮고 힘들고 불안하다. 귀찮음을 조금만 견디고 열심히 하면 다 나아질 상황인데 나는 그게 안 된다. 몇 년 전까지는 분명 내 꿈이 확실했다. 아니,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내 신념이 확고했다. 그저 바라기만 하는 행위였지만 그 신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는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안정적이고 불안하지 않았으며, 최선의 목표도 세워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무엇도 확실한 게 없다. 불안정하고 옅고 작다. 분명히 전보다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하고 있는 거 같지 않다. 스스로 나아진다는 것을 알지만 나아지는 거 같지 않다. 이게 무슨 느낌인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병명이 있을까? 현실과의 유리? 거리감? 도피? 모르겠다. 그냥 모르겠다. 모른다는 말을 싫어했던 것도 같은데, 지금은 모른다는 말 외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무너질 거 같지는 않다. 난 이렇게 쉽게 무너질 정도로 연약하고 시시하지 않다. 하지만 힘들다.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걸 알지만 나는 지금을 겪고 싶지 않고, 현실과 유리되어 나만의 공간 속에 갇히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을 하며 내가 싫은 것은 모두 밖으로 내던지고 싶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름 아끼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바랄 때 그것을 무시할 정도로 냉정하고 무기질적일 수는 없다. 항상 있는 것도 끊기는 것도 아닌 지속적인 가정불화가 내 신경을 거스른다. 내가 이겨내고 견뎌내지 않으면 나에게 무엇보다 힘든 시간이 올 거라는, 어쩌면 논리적이면서 논리적이지 못한 이유가 나를 부추기고 닥달하고 불안하게 만든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해야 하는 건 알지만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전부 모르겠다. 알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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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oporori
· 7년 전
해야하지만 허고싶지 않다, 알고싶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는 것은 이미 알고있고 해야할 일을 알고있는 것이겠죠? 어떤 일이든 어려움이 있고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이는 마카님도 충분히 아실거에요. 이겨내고, 견디는 것이 아닌 수용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현재 상황에서의 답을 마카님은 거의 알고계신 듯 합니다. 그럼 그 길로 가시길 바랍니다. 그 길이 하고싶지 않고, 부모님과 싸우게 되더라도 원하는 길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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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hrmawkfl017 (글쓴이)
· 7년 전
@Popoporori 사실 답답한 마음에 아무렇게나 쓴 글인데 뜻밖의 답글을 받네요. 일단 응원 감사합니다. 조금 더 생각하고 다듬어서 힘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