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거 다 힘들잖아요 스트레스 없고 힘들지 않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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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사는거 다 힘들잖아요 스트레스 없고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맞아 다 그렇대요. 그래서 전 제가 힘든게 당연한 일인줄 알았어요.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고 4년이 되어가도록 몰랐던거에요 제 마음의 병을. 처음엔 다 싫었어요. 사람도 싫고 움직이는 것도 싫고 전부 다. 그 중에 가장 싫은 건 저였죠. 끊임없이 절 깎아내렸어요. 방 안에 혼자 틀여박혀 내리 잠만 잤어요. 눈 뜨면 몰려오는 혐오감이 끔찍해서 눈이 떠지면 다시 감았어요. 겨울잠 자는 곰처럼 계속 잠만 잤어요. 그 시기에 친구들도 다 떠난 것 같아요. 연락도 안되고 재미도 없는 친구를 어느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런 거창한 이유 아니더라도 연락이 끊기면 인연도 끊기는게 대다수잖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거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밖을 나가야 하니까 그렇게 잊혀가는 줄 알았어요. 밖의 일에 치이다보면 저 자신과 대화할 일도 줄고 나를 돌아보는 일이 적어지니까 그렇게 괜찮아지는줄 알았어요. 그런데요 괜찮기는 무슨. 제 자신이 혐오스럽고 죽고싶은건 여전하더라구요. 집과 학교가 멀어서 버스에 앉아 있을 시간이 길었어요. 가만히 바깥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소리가 흘러 나와요. 돈만 축내는 쓰레기. 살아있는것보다 차라리 죽는게 모두에게 도움이 될텐데. 사회성 결여에 성격도 나쁘고 능력 쥐뿔도 없고 미래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실패자. 가족들도 네가 죽으면 잠깐 슬플 뿐이지 결국엔 더 좋아질거야. 항상 같은 생각이 절 괴롭히고 저는 항상 수긍해요. 결국엔 집에 가는 길 내내 우는거에요. 난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까지 생각이 미치면 안 울 수가 없더라구요. 어느 날은 버스 창틀에 올려놓은 팔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 가늘고 약한 손목하나 자르지 못해 내가 아직도 살고 있구나. 저거 하나 끊는거 크게 힘든 일도 아닌데. 저것만 자르면 끝날 수 있는데. 그리고 눈물이 막 쏟아지는거에요. 이런 생각까지 하는 내가 너무 끔찍하고 비참해서. 아무렇지 않게 그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에게 소름이 돋는거죠. 제가 이렇게 된 절차를 차근차근 되짚어봐요. 뭐 거창한건 없어요. 어마어마한 이유가 있던 것도 아니에요. 절 이렇게 만든건 결국 저인거에요. 내 나태함이. 내 오만함이. 그냥 내 모든 것이. 그래서 전 남탓을 못해요. 모든 이유가 나인 것을 너무 잘 알아서. 처음엔 과거에 갖혀 과거의 나와 비교하며 열등감에 잠겨있었어요. 그 때의 나는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고 사랑받던 빛나는 아이였는데. 그게 몇년이나 흐르니까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분리하게 되더라구요.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될 수없음을 그리고, 우울하고 한심한 내가 진짜 나임을 인정하게 됐어요. 원래 인정못한다고 발버둥치기보다는 수긍하고 받아들이는게 덜 힘들잖아요. 오랜 싸움에서 진거에요 제가. 발버둥쳐봤자 제가 한심한건 바뀌지 않으니까 죽고싶다가 말버릇이에요. 그런데 몇없는 친구들도 말버릇이 죽고싶다였거든요. 그래서 전 크게 심각성을 못느꼈어요. 제 우울증에 대해. 모든건 시간이 해결해주는줄 알았어요. 괜찮아질거야. 모두들 힘든시간을 겪어. 너만 힘든 것처럼 유난떨지 마.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절 내버려뒀어요. 그렇게 4년이 흘렀죠. 원래 말 수도 없고 조용한 사람이라 주위에선 크게 개의치않았어요. 전 차라리 다행이었죠. 제 우울증을 들켜서 좋을건 없잖아요. 우울증은 원래 무기력증이 항상 따라다니나봐요.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럴만한 에너지도 생기지 않아요. 결국 움직이지 않은 내 잘못이지만 그로 인해 제가 놓친 많은 것들에 대해 후회하고 또 자책해요. 그러면 또 굴을 파고 들어가고 또 꼼짝도 할 수 없는 무기력에 짓눌려 누워 가만히 있게 돼요. 이 악순환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거에요. 자기혐오는 쌓여만 가고 금같은 시간들은 속절없이 흘러만 가요. 그 시간들이 쌓이면 저도 모르게 피해망상에 ***게 돼요. 한심하고 끔찍한 나를 들키게 될까봐, 들키면 받게 될 경멸어린 시선 그리고 비웃음. 그 모든 것이 두렵고 힘들어서. 점점 신경이 곤두세워지고 예민해져요. 그거죠.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은 쎈. 상대하고 있기 짜증나는 유형의 사람. 그래서 나에 대해서 말하기가 무서워요. 어디까지가 한심하지 않은 사람의 선인지 불분명해서. 여기까지는 말해도 괜찮은걸까. 나의 어떤 부분을 더 숨겨야 하는걸까. 말하면서도 말이 끝나고서도 상대방의 눈치를 끊임없이 보게 돼요. 그리고 한심하다는 눈빛이나 분위기를 읽으면 끝없는 절망에 빠져요. 그게 내 피해망상일뿐이라고 다독여도 절망은 끝나지 않아요. 넌 꿈이 없잖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다른애들이 그 시험 준비한다했을 때는 어려워보였는데 네가 그 시험 준비한다니 굉장히 쉽나보네 나도 해야겠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너한테 맡기느니 내가 하고말지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뒤에 가서 계속 곱***으며 울었어요. 다 한심한 내 탓이어서. 제가 능력이 있고 얕보이지 않았다면 그런 말도 안했을거니까. 결국엔 돌아돌아 제 인생에 일어난 모든 일은 제 탓인거죠. 그래서 또 내가 너무 싫고 피곤하고 또 죽고싶어져요. 3년반쯤 지나니까 병원을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쓸데없이 나약해서 생긴 병에 돈을 쓰는게 아깝다고 느껴졌어요. 안그래도 나에게서 나가는 돈은 많고 항상 죄책감에 짓눌려 사는데 내가 뭘했다고 하는 것도 없으면서 그런 병에 돈을 쓴다니. 조금만 조금만 더 버텨보자라는 생각으로 그냥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그리고 어느 날 참던 것이 터진 건지. 늦은 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면서 정말 너무 죽고싶은거에요. 괴로워서 죽고싶은건지 죽고싶어서 괴로운건지 잘 모르겠어요. 막 너무 서럽고 다 포기하고 놔버리면 편할텐데 그런 생각에 울면서. 그리고 그 때 순간 스치는 생각이 아 진짜 이러다가 정말 내가 나를 죽이겠구나 전에 입버릇처럼 하던 죽고싶다도 물론 죽고싶어서였지만 이렇게 강렬하게 내가 나를 죽일 것이라는 두려움은 처음이었어요. 어찌할 바를 몰라서 무작정 슬리퍼를 신고 옥상으로 올라갔어요. 잠옷차림으로 나와서 엄청 춥더라구요. 난 난관을 잡고 밑을 내려다봤어요.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결국은 뛰어내리지 못했으니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거겠죠. 찬 바람이 정신을 좀 깨운건지 전 옥상을 서성이다 다시 내려갔어요. 그리고 늘 그렇 듯 도망치듯 잠에 드려고 노력했어요.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고 인상 써가며 울다가 잠들었었죠. 제 청춘을 우울증과 함께 보냈어요. 모두들 조금씩은 빛나는데 저만 고여서 썩어가는 것 같아요. 주위에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봐도 다들 힘들어서 그냥 서로 한숨만 쉬고 말아요. 우울증없는 현대인 찾기가 더 힘드니까요. 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병원을 가면 해결이 될까. 점점 집중력도 기억력도 떨어져서 주위에 민폐만 끼치고. 이제 뭘해도 잘해낼 자신이 없어요. 잘 할거라고 믿지도 않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보자는데 또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텨야할지 막막해요. 쥐고 싶은 게 많으면 괴롭기만 해서 하나하나 다 포기했더니 습관이 됐나봐요 하고싶은 것도 되고싶은 것도 없어요. 그래서 미련이 하나도 없어요. 당장 지금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난 전혀 아쉽지 않아요. 그럼 더이상 고통받지말고 죽자라고 생각하면 부모님께 너무 미안해서 그게 안돼요. 그 동안 부모님이 제게 쏟은 돈과 노력은 뭐가 돼요. 집이 부자인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돈은 모아서 드리고 가야할 것 아니에요. 물론 다 갚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근데 전 돈을 벌 능력이 없단 말이죠. 불법적인 일이 아니면. 그래서 내 존재를 깨끗이 지우고 아무도 날 기억하지 못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럼 내가 사라져도 전부 그대로일테니까. 우리 가족도. 그냥. 답답해요. 아직 버티고는 있지만. 잘 모르겠어요. 끝없는 우울에서 벗어날 방법은. 병원을 가면 좀 괜찮아질까요. 뭐라도 해보라는 말은. 글쎄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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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lna
· 7년 전
일단 약은 약하게라도 먹으면서 조절하는 게 맞는것 같아요 . 종교를 가져보는 것도 좋고 .. 저도 집에 오랜환자가 있고 .그래서 ... 정말 불안하고 힘든 나날을 보냈어요 .그래서인지..저 또한 심리적으로 가끔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는데요 .. . 그냥...자꾸 표현하고 활동 하는 수밖에 없어요. 저같은 경우는 나혼자 끝내면 그게 비겁하다는 생각도 해봐요. 아파본적도 있고 ... 그럼 또 이상하게 이 몸아픈것만 나으면 행복하게 살겠다 싶어요 .. 참 .. 이상해요 . 근데요 .그래도 행복한걸 일부러 억지로 찾아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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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ollna 그렇군요. 이대로 계속 비겁하게 살 순 없으니.. 행복한걸 찾아볼게요.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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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lna
· 7년 전
제가 고맙습니다.전 사실 좀전에 가입했어요. .. 음. 비겁하다는 표현은 절 평가하는거였는데. 혹 비난하는걸로 보였을수도있겠다싶어서 지금 놀랐네요. 그렇게 좋게 받아들여주시는게 그냥 감사해서 찔끔 눈물이 나네요.. 세상은 한번 주어진거니까. 한번 잘 해볼까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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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ollna 하핳 아니에요. 마카님 답변 읽고 저도 제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맞아요. 이왕 주어진 시간들 어떻게든 써보고는 죽어야죠. 그 시간에 행복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그리고 마카님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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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y789
· 7년 전
저도 딱 그런시기가 있었죠 사람도 싫고 다 싫었던시기요 근데 막상찾게되는건 사람이에요 후 죽는건 정말 어렵고요 저는 지옥공작이라도 되서 지옥에서 떵떵거리고 싶네요 중2병같지만 저는 진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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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liy789 맞아요. 사람이 싫은데 또 사람을 오래 안만나면 그것도 힘들더라구요. 사는것도 어렵고 죽는것도 어렵고.. 지옥공작. 그런게있군요. 천국과 지옥이라는 게 있을까요. 전 죽으면 정말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답글 달아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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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ha
· 7년 전
마카님의 뇌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힘드니까 내 힘듬과 아픔도 당연한 것이 아녜요.. 같은 감기라도 방치하면 폐렴이나 중이염이 올 수도 있는 것처럼 가벼운 병이라도 방치하면 안되겠지요? 그러니까 현대인 중 우울증없는 사람없다고 방치하시면 안되요.. 우울증은 신경증이라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마카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니까요. 마카님의 몸이 신호를 보낼 정도라면 더 그렇습니다.. 보건소의 정신건강센터라도 가보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우울증이라면 마카님이 쓸데없이 나약해서 생긴 병은 아니에요.. 마카님은 소중한 존재이니 얼마든지 우울증 치료에 돈을 써도 됩니다. 더 나아지고 싶지 않으세요? 삶의 질을 높이시려면 살아 가시려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끝없는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신건강증진센터나 병원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울증으로 기억력 감퇴나 집중력 저하가 올 정도라면 상담가나 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를 찾는게 나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