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갑자기 나와 비슷한 친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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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eagertosay
·7년 전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갑자기 나와 비슷한 친구와 친해지기 라는 주제로 간단한 활동? 같은걸 했어요 취지는 좋았죠 저도 저랑 비슷한 사람 있으면 괜히 더 정가고 친해지고 싶고 좋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선생님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친해질 '기회'를 주실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냥 선생님이 하는 질문에 손만 들어보는 거였더라구요 뭐 여기까지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럴려니 하면서 넘겼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하시는 질문들이 다 저한테는 많이 예민한 질문들이었어요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같은거 물어보시더라구요 저는 제가 제 자신이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 완벽하진 못하지만 저는 항상 열심히, 잘해왔다고 생각하고 저 자신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그런데 남들이 누가누가 손을 드는지 다 보니까 눈치보여서 손을 못들겠더라구요 제 생각으론 우리 반에서 정말 착한 사람들이 있어요 성격도 좋고, 주관도 있고, 대인관계도 좋고, 공부면 공부, 음악까지 섭렵한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두명이 있는데 그 둘이 손을 들었어요 그걸 보고 당당하게 손을 드는 저들은 정말 멋진 사람들이구나 했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막 야유하더라고요... 물론 장난이었지만 제가 손을 들었을땐 전 인싸가 아니어서 다른 사람들이 친한척 장난도 못치고 분위기 이상해질까봐 그냥 조용히 있었어요 여기까지만 해도 선생님의 활동방식에 불만이 들기 시작했죠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활동인지 의미도 없는데 여기서 시간낭비한다는게 화가나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친구관련 질문들을 할때 '내 얘기를 다 할수있는 친구가 두명이상 있다' 저는 손을 안들었어요 멘붕이었죠 애초에 친구 사귀라고 하는 활동인데 그런걸 물어봐서 정말 어쩌라고... 하는 심정이었어요 제일 상처받았던 질문은 '난 내 얘기를 다 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 였는데 저는 손들뻔하다가 부끄러워서 안들었어요 근데 유일하게 전학생이 손을 들었거든요 그랬더니 다들 아... 하면서 되게 안타까워 했어요 저는 이 활동을 하면서 느낀건 난 잘못된건가? 내가 지금 당장 친구가 없으면 안되나? 나름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부끄러움도 점차 없어지는것 같고 자신감도 붙기 시작했는데 점점 사람들에게 마음의 한켠을 내줄 여유가 생기고 사람들이 드디어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다시 나는 잘못된 사람이고 언제까지나 친구라는건 남들에게만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하고 기대하지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신뢰할수 있는 사람, 마음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에 거부감과 부담감이 굉장히 커요 지금 고1인데 부모님 직업때문에 초중고 전학만 7번, 다녀본 학교가 5군데이거든요 이제는 옮겨다닐 걱정은 없지만 대놓고 '절친'이라고 말할 만 한 친구가 없어요 sns하는걸 싫어했어서 계속 연락해온 친구도 없어요 카톡도 귀찮아서 잘 안하구요. 요즘엔 시간날땐 정말정말 가끔 연락하지만 애초에 저는 군중속의 고독감이 아니면 외로움을 잘 못느껴요 혼자 있는걸 좋아하고 밤에 혼자 잔잔한 음악들으면서 하늘 감상하고 산책하는 걸 제일 좋아해요 오늘도 했고요. 네, 저 친한친구 없어요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이 사람과 사람 관계에도 거리가 어느정도 있어야한다 세상속에 믿을 사람 없다 같은 말을 너무 많이 들었나봐요 지금도 사람들은 믿을만한 존재가 못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이제는 아직 가벼운 관계라도 조금 더 친해지고 하다보면 어느날 제가 사람들에 대한 공포심과 경계심을 떨쳐버리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관계를 구축할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들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우정을 바라왔던 제가 이기적이었던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모든것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요 우정은 언제나 완벽하게 시작해서 영원해야하나요? 남들과는 다르게 이제야 시작하는 조그만 배려와 우정의 씨앗은 이미 늦었으니 포기하고 살아야 하나요? 고1이라는 나이는 우정과 대인관계을 '시작'하기에 너무 많은가요? 저는 이제야 시작해서 앞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것이고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겠죠 그렇지만 이대로 계속 실패를 무서워 한다면 앞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용기를 내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대인관계의 성숙도, 신뢰감... 기본이 안되어 있는 나와는 다른세계 같으니까 괜히 그 사람들 마음속에 내가 들어갈 자리 따위 없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전학을 많이 다녀서 괜히 남아있는 친구들 귀찮게 하지말고 남아있는 친구들하고 더 친해지게 연락 많이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잊혀지자 라는 생각으로 살았었구요... 요즘은 좀 바꼈지만 겨우겨우 끌어올린 용기가 폭삭 내려앉는 날이었어요 저에게 친구를, 진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너무너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이런 사람도 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생각을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한분이라도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면 그걸로 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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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jingeo
· 7년 전
잘못되지 않았어요. 지금 당장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요. 늦지 않았어요.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요. 세상에 믿을사람 없는건 사실이죠. 그래도 비밀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거의 가족같은 친구가 생긴다면 그 친구는 믿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글쓴이분의 막연한 자신감이 현실이 되길 바라요. 처음부터 완벽한 우정은 어렵겠지만 친해지다보면 언젠가 완벽한 우정이 되어있을거에요.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오래이어가면 좋은 인연이죠. 글쓴이분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어요. 같이 대화하고, 인사하고, 놀면 그게 친구죠. 천천히 다가가보세요. (저도 엄청 횡설수설써서 뭔가 이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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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kecup
· 7년 전
저의 말이 도움이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고1이 아니라 그 후라도 늦지 않다고 봐요.각자 한명한명이 생각하는 시기와 시작하는 시기는 모두 다르니까요.그러니 제 생각에는 가능하다고 봅니다.그냥 보기에는 그사람의 대하여 알 수 없으니까요ㅎㅎ.정말 고민이시라면 다음에는 학교에서 만났을 때 작은 인사를 해보세요.그 인사를 보고 인사를 해주는 친구는 어쩌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꺼니까요.저는 그 진정한 친구를 찾아가는 과정이 언제 시작하느냐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러니 힘내세요!아주 작은 시작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겁니다!용기내세요 좋은 결과가 찾아오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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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ertosay (글쓴이)
· 7년 전
@ojingeo 점차 나아가면 우정도, 신뢰도 생기겠죠? 우정은 완벽하지 않은채로 시작해서 쌓아가는 거였는데 만화를 너무 봤는지 너무 조금했나봐요ㅎㅎ 자신감이 생기다 오늘 멈칫했는데 다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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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ertosay (글쓴이)
· 7년 전
@cakecup 앗 평소에 부끄러워서 인사를 별로 안하는 성격이었는데 다음부턴 꼭 인사를 해야겠어요!친구라 하면 뭔가 거창한것 같고 부담스러웠는데 인사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거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