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때의 나는 항상 9시에 잠들었으며 밤에 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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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초등학생때의 나는 항상 9시에 잠들었으며 밤에 컴퓨터게임을 할 수 없으니 새벽5시에 일어나서 게임을하고 아침을 먹고 학교를 갔다. 알림장은 집에 돌아와서, 자기전에, 다음날 아침에 적어도 세번씩은 확인을 해야 했으며 그마저도 준비물을 모두 챙기고 숙제를 다 해놓고 빠뜨린건 없는지 혹 내가 미처 적지못한것들이 있는건 아닐까 불안감에 시달려했다. 매주 주말 할머니댁을 가는 날이면 저녁7시부터 불안해졌다 얼른 집에가서 알림장을 확인해보고 빼먹은게 있으면 해야하는데 나는 할머니댁에서 아직 저녁식사중이라는게 너무 불안했다.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아빠가 마트에 들렸다 가자고하면 항상 싫다고 했다. 나는 너무 바빴으니까.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서 확인해보면 숙제는 완벽했고 준비물도 빠짐없이 챙겨져 있었다. 나는 초등학생때 단 한번도 지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이건 중학교때까지 이어졌는데 공적인 자리든 사적인 자리든 최소한 약속시간 10분 전에는 도착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새로 다니는 학원 선생님은 수업시간도 제대로 맞춰 들어오지 않았으며 학원을 쉴때마다 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아 항상 허탕치고 돌아온적이 많았다. 그 이후 나도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고 10분 20분씩 지각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혹시라도 책이나 체육복을 가져오지 못하면 친구에게 빌리거나 쉬는시간에 집에 뛰어갔다오면 되는거였고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는 쉬는시간 10분안에도 풀 수 있는것들이 많았다. 몇시간을 안절부절해 하며 이게 맞나 틀렸나 고민할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난 여전했다. 내가 잘하는 과목은 열심히 했고 못하는 과목은 더욱 열심히 했고 싫어하는 과목은 더더욱 열심히 했다. 그래서 모두 잘하는 과목의 점수와 비슷하게 나왔다. 숙제는 빼먹은 적이 없으며 수행평가도 학교 시험도 80점 아래로 내려갔던 기억은 잘 없다. 별거아닌 쪽지시험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으며 교과서는 달달 외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경우 정말 죽기살기로 밤을 샜다. 그러다 한번씩 나태해질때 대충 훑어봤는데도 성적은 90점이 넘으면 스스로 자만했다. 난 사실 조금 똑똑하다고. 그렇게 대학생이 되었고 처음 마셔보는 술과 너무나도 활발한 친구들 그리고 처음 사겨보는 동갑이 아닌 언니와 오빠들, 그리고 통금시간이 없는 기숙사는 나에게 엄청난 변화를 주었다. 숙취는 단 한번도 지각한적이 없던 나에게 잦은 결석과 지각을 실천하게 했고 술약속은 두세번 꼼꼼하게 해야 했던 과제를 밥먹으며 10분만에 날려쓰게 만들었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술마시며 노느라 한달용돈이 5만원이던 시절 지갑에 돈이 1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돈이없다고 우울해 하던 내가 40만원이 모자라 한달에 60만원, 70만원, 100만원이 넘는돈을 쓰게되었다. 그렇게 빠져버린 나태함은 쉽게 헤어나올 수 없었으며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우리과에서 모두가 아는 공부안하는 망나니가 되었다. 그누구도 내가 공부를 한다는걸 믿지도 않으며 실제로 공부를 하지도 않는다. 오늘도 학교 안오냐고 전화가오면 웃으며 당연하다고 대답을 하고 9시 20분에 나가야하는데 10시가 다 되어서 어슬렁 거리며 나오고, 3시간 공강에 집가서 잔다고 5시간을 자버려서 남들은 점수가 깎일까봐 걱정하는 판국에 나는 혹시나 f가 뜨진 않을까 한심한 걱정만 3년째다. 입학할때 모두에게 주던 국가장학금을 제외하고 2년동안 점수가 모자라 국장한번 못 받아 봤으며 항상 열심히 스스로 채찍질해오던 나를 믿어주던 엄마는 너 공부하는건 맞냐며 의심만 키우고 계신다. 나는 어째서 이렇게 변해버린걸까. 머리를 감지 않으면 밖에는 죽어도 나가지 않고 샤워를 하지 않으면 절대로 잠에들지 않던 내가 쌩얼에 모자쓰고 학교를 가고 귀찮아서 다음날 아침에 샤워를 한다. 시험치기전에 교과서를 백지에 달달달 적을 수 있을때까지 외우던 내가 피피티한번 열어*** 않은채로 학번 학과 이름만 적은채 20분이 지나면 괜히 교수님 눈치 한번 보고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어째서일까 게으름이 더이상 도를 넘어섰다. 자취방에 있으면 주말과 공강날까지 알바가는 5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19시간내내 침대에 누워만 있는다. 요즘은 나름 일찍 일어난다고 10시쯤 일어나는데 시험이 3일남은 지금 처음으로 공부하겠다며 앉아놓고 결국 하루를 버렸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완벽해야만 했던 내가 어째서 이렇게 변한걸까. 차라리 항상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완벽을 추구하던 나로 돌아가고싶다. 밤마다 걱정이 쌓이고 쌓여 고작 초등학교 숙제로 인해 이불속에서 몰래 눈물훔치며 잠들던때로 돌아가고싶다. 알림장 확인을 하지 못해 속이 메스껍고 주먹이 덜덜떨리던 완벽하던때로 돌아가고싶다. 걱정과 스트레스속에서 매일같이 나를 갉아먹던때로 돌아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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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EEE
· 7년 전
본인한테는 대학공부가 재미없는것같은..? 느낌. 감옥같은 대학입시지옥을 겪고나서 들어온대학에서 겪어***못한 자유라는 감정과 느낌이 마음에 와닿아서, 그렇게 하루하루보내다보니 이런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것을 몰랐던거죠. 졸업과 취업이라는 현실의 벽은 점점 다가오고, 준비는하나도되어있지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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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EEE
· 7년 전
그러나 한가지 말씀드리고싶은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는 너무 고귀한 가치라는것이죠. 그렇기에 과거로 돌아가는일을 해서는 안된다는것이고, 돌***수도 없고요. 부모님의 쓴소리는 사회생활을 해본사람의 '걱정'에서 나오는 말인데, 그런 걱정들이 이제 와닿으면서 고민을 하는것은 긍정적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변화라는것은 거창한데서 출발하지않죠. 작은 무언가 하고싶은걸 찾아보세요. 대학공부가 전부는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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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ia
· 7년 전
강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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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6908
· 7년 전
어른이니까요 어른에 책임감이 더해지면 게으름은 성실한일상으로 바뀌게되기에 쉴수있을때 충전하며 푹쉬어주세요 그리고 해내야겠다고 결의하게되었을때 열심히 도전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