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우울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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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언제부터였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우울한 생각만 하는 녀석이라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 바뀌고 싶은데 바뀌지 않는 내가 너무 싫어. 뭐하나 잘하는것도 없어.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걸까. 기억하기로는 유치원이였나 어린이집 다닐때 부터 죽고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던것 같아.그냥 잠깐 하는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예전에 짐 정리한다고 치우다가 초등학교 2학년때쯤 쓰던 수첩 같은걸 발견했는데, 죽고싶다고, 나는 왜 사냐고 이런 글이 적혀있었어.글씨 정말 못 썼더라. 대체 어디서부터가 잘못일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 근데 이걸 부모님들께 알리고싶지는 않아. 최근 점점 무서워져. 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부모님들도 나이를 드시잖아. 고등학교때부터 기숙사 생활에, 지금은 직장때문에 또 기숙사 생활인데 언제 부모님이 곁에서 영영 사라질지 알 수 없어서, 그게 너무 무서워. 차라리 아무런 생각도 걱정도 없이 죽고싶은데, 그것도 안된다? 지금 우리집 생활비는 오로지 내가 벌고 있고, 부모님은 몸도 안 좋으시거든. 내가 죽으면 우리집 생활비는 어떡해?이제 곧 대학생일 동생은? 장례식비는 또 어떡해? 정말, 답도 없어. 이런 걱정하고 있는 내가 또 싫고. 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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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dessmil
· 7년 전
걱정이 많고 우울한 사람이구나. 이걸 조금 바꿔서 얘기해 볼게. 가족을 많이 생각하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고민이 많은 사람이구나. 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너를 힘들게 만드는구나. 걱정은 나든 가족이든 생각하는 마음에서 당연히 나올 수 있는거고, 니가 겪고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해. 사람이 변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사실 오늘 하루를 버텨낸 너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거야. 어깨 위에 놓인 가족과 현실의 짐을 지고 지금까지 살아낸거야. 네 앞에 놓인 몇 안되는 선택지를 늘리려고 애쓰면서. 나는 감히 너에게 힘내라, 그래도 더 살아보면 좋은 날이 있을거다, 그렇게 말하지 못해. 하지만 진심으로 니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 로또라도 당첨 돼서 돈에 발목잡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래서 세상이 살만하구나, 한마디 툭 던지고 시원하게 웃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꼭 행복해지길 바라. 니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너와 너의 삶을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