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링님,좀 길지만 읽고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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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엔젤링님,좀 길지만 읽고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고1 여학생입니다. 저는 무감한 편입니다.특히 감정에 무감합니다. 그나마 가족들한테는 감정이 진심으로 나오는데 다른사람들한테는 이 상황에는 이렇게 감정표현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생각대로 행동합니다. 너무 오래 그렇게 살아서 내가 표현하고 있는 이 감정이 제 감정인지 연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항상 가면을 덮어쓰고 사는 것 같고 제 감정 자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흉내내는 기분입니다. 제가 화날 일이 있어도 그냥 화내야되는 상황이구나라는 생각만 들고 그럼 좋은 말로 타일러서 이런일이 없게 해야지라는 생각만 듭니다. 다른 사람이 저에게 욕을 해도 맘대로 해라 그러면 네 속이 풀린다는데 라는 생각입니다. 칭찬을 해도 아,이럴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돼라는 생각에 웃으며 감사하다는말을 합니다. 친구가 하소연을 할 때는 아,진짜 같은 맞장구를 쳐주며 공감하는 듯한 말을 해줍니다. 정작 전 아무 느낌이 없는데도요. 근데 이런 감정표현들을 다 책이나 주변 사람,드라마에서 배우다보니 어쩌피 딱히 뭘 못 느끼니까 인생이나 살기 편하게 착해보이는 행동이나 해야지라는 생각에 무조건 다른이들이 말하는 착한 애들의 행동을 따라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책에서 이렇게 하랬으니까,엄마가 저렇게 하랬으니까,그렇게 하면 칭찬을 받는댔어라는 생각으로 행동하다보니 어느덧 저는 착한아이 또는 착한척하는 가식쩌는 아이로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친구들이 제가 착한척하는 아이라고 제 뒷담화를 한 사실을 알게되었는데 화는 안 나고 그걸 알았다는게 너무 신기한겁니다.저는 연기를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정작 뒷담화를 한 건 별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근데 보통 이 상황에서는 착한 애는 괜찮다고 그러고 자기가 반성하고 슬퍼하잖아요. 그래서 똑같이 행동했더니 어느새 개네도 절 착하다고 그러고 전 정말 괜찮아서 아니야,뭐라고 그러지 마.애들도 미안하다고 했고 나 진짜 괜찮아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주변인분들은 저한테 그렇게 착하게 살면 안된다고하시면서 동시에 개네를 나쁘다고 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제가 제 자신을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역겨웠습니다. 과연 나는 이렇게 될 지 모르고 개네를 감쌌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나는 개네를 용서해준게 아니라 내가 완벽히 착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 이용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결국 저는 졸업할 때 정말 그렇게 착할 수 없는 아이라는 평을 들으며 졸업했습니다. 그런데 제 가족들은 제가 가식인걸 압니다.그래서 가족들은 저를 애증합니다.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는지 이해를 못 하시거든요.그래서 미운 말을 하시는데 제가 바뀌는 기색이 없으니까 더 싫어하시더라고요. 근데 전 진짜 안 생기는거거든요.물론 착한 행동을 따라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겁이 너무 납니다.시도할때마다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로요.그리고 저는 이런 저 자신을 증오하다못해 혐오하고 경멸합니다.저도 제가 끔찍하고 역겨워 죽을것 같습니다.가식이 몸에 배어 이제는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하고 있는 제가 정말이지 너무나도 끔찍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오롯이 제 감정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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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ha
· 7년 전
마카님, 많이 답답하실것 같아요. 마카님이 착하게 행동하시는것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거기에 마카님의 진심이 없다는 것이 걱정되실것 같아요. 마카님이 착하게 행동하시는 것은 사회화의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어떻게 해야 무리에서 배척당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을까 마카님이 훈련을 통해 습득한 생존 기술같아 보여요. 나쁘진 않은 일이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셔서 행동하시니 정작 자기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에 많이 둔감하신것 같아요.. 아무래도 마카님이 자신을 들여다 보는 일을 더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아요 마카님의 행동에 감정의 색깔을 입히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것 같습니다 그러니 초조해 하시지 마시고 천천히 마라톤을 하신다고 생각하세요 다른 사람들도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면서 살아가요 마카님 자신을 끔찍하게 여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고민과 성장 과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니까요. 매일 일기를 써보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착한 행동을 했을때 무엇을 느꼈고 그 행동을 안 할 수가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목적을 갖고 행동했다면 목적이 뭐였는지 자기 분석을 해보시면서 어떤게 본의인지를 찾아 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마카님은 온전히 자신을 내보여서는 생존할 수 없을것 같은 불안함을 가지고 계신건지도 몰라요. 내 감정이 가는대로 행동해서 오는 결과에 직면할 용기가 안 나실 수도 있고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니까요 진짜 나를 내보여서 미움받을까 두려우실 수도 있지요 그렇다고 진짜 자신을 찾기도 전에 자신을 증오하고 경멸하시면 가면을 벗을 용기를 내기가 더 어려우실것 같아요 어떤 내 모습이든 나는 나라고 마카님부터 자신을 수용해 주세요 단점이 있으면 보완하면 된다고 격려해 주세요 남들에게 미움받아도 괜찮다고 자신에게 자유를 주세요 미움받는다는 것은 내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남을 만족***지 않고 나를 만족***겠다고 맘먹으셔도 괜찮아요 나는 내 어떤 점이 싫고 어떤 점은 좋은지 찾아 보세요 가식이 싫다면 실제로는 어떻게 행동하고 싶었는지 정리해 보세요 다음엔 그렇게 행동하면 되니까요.. 마카님은 냉정하고 침착하신 편이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행동을 잘 통제하실 수 있는 분 같아요 지금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 보세요.. 착하게 행동하고 싶을땐 그러면 되요 그러고 싶지 않을땐 안 그러셔도 되요 행동의 주체가 늘 '나'임을 인식하세요 마카님이 서서히 감정에 색을 입혀가시길 바라고 자기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들이 걱정하는건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늘 가면 속에 갇힌 마카님의 모습일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야한다'거나 남들 눈이 아닌 내 눈에 보이는 자신을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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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esha 감사합니다. 저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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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ha
· 7년 전
네. 마카님이 느끼시는 감정에 적절한 이름표를 붙여보세요 착한 행동에 마카님 진심이 배어 들면 가식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