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길어도 진지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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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조금 길어도 진지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전 주변인들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어요. 중학교 때까진 제가 입만 열면 친구들이나, 초면인 사람들도 빵빵 터지는 수준의 재치나 말빨로 쉽게 사람이 붙었고, 엄청난 친화력을 소유했었어요. 소위 말하는 반에 한 명씩은 꼭 있는 분위기 메이커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1년 전 고등학교에 오니까 새로운 환경 탓인지 진로 고민 때문인지 의기소침해서 개학 첫 날은 말을 잘 하다가 학기 초반에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점점 말도 잘 안 하고 웃음이 많이 헤펐었던 제가 웃음도 중학교 때 비해서 많이 사라졌어요. 철 든 거다, 생각이 깊어진 거다 이렇게 합리화를 할 순 있겠다만 전 중학교 때와는 사뭇 다른 생활 즉 재치 있는 말들로 사람들을 웃기는 법도 잊어버렸고 이 사람들을 웃겨야 된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이 웃을까? 이러면서 계산을 하면서 개그를 던지니까 오히려 제 생각과는 다르게 반응이 무미건조한 경우가 허다했어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까 항상 나서기 좋아했던 제가 조용히 눈치만 살피고, 저 대신 분위기 메이커라는 자리에 메꿔진 친구를 항상 부러워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학교에서 아예 조용히 있는 건 아니고 중학교 때처럼 간간히 삘 받으면 말을 던져서 반 친구들을 빵 터지게 하는데 그 느낌도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제가 하다가 지레 겁 먹어버리고 '또 다음은 뭘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해버려서 분위기가 금방 식어요.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거의 이런 루트로 상대를 휘어잡았기 때문에 중학교 때 제가 사람들에게 웃음주는 방식을 기억해***만 이런 짓이 오히려 저를 집어삼켰고, 재미도 없게 만들고, 현재 감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요. 저는 말로 사람을 웃기고 제 말로 인해서 제 주변에 사람이 많은 게 좋아요.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지만, 급작스럽게 감이 떨어져버리고 계산하는 제 모습이 너무 싫더라구요. 학교 전공 과가 저랑 안 맞기도 하고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나 친구 관계나 그런 것들에 의기소침해진 뒤로 당당해지지 못 했을까 싶기도 하고... 별별 생각이 다 드네요 ㅜㅜ 일단 다른 자잘한 것들 집어치우고 딱 개그 강박증만 봤을 때 전 어떻게 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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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119
· 7년 전
저랑 비슷하네요ㅠㅠ 저같은 경우는, 저랑 잘 맞고 편한 친구가 옆에 있으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 친구랑 학교가 떨어지고 나니까 저도 바로 그렇게.. 계산적으로 유머를 던지게되고 긴장하게 되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어느 날 이런 글을 봤어요. "내가 느끼는 감정은 주변 사람들도 비슷하게 느낀다" 라는 비슷한 맥락의 글이었지요. 그 뜻은 결국 내가 먼저 편하게 대하면 상대방도 그 편안함을 느낀다는 뜻이거든요. 그 뒤로 유머를 구지 할 필요가 있을까, 유머를 해야지만 친구가 주변에 남는다면 그건 진짜 친구가 아니라 유머가 필요해서 남아있는 사람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꼭 주변 사람들을 웃기게 하려고 하지 않고 마이웨이로 편하게 살았어요. 실제로 떠나간 친구들도 있었고, 재미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저를 친구로 봐주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편한 친구가 생겼고, 그 뒤로는 또 간간히 유머러스하게 대화도 하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뭐든 억지로 하려고 하면 상대방도 똑같이 경직되고 그럴거예요. 마음 편하게 먹고 사람 거른다는 느낌으로 마이웨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