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안녕하세요. 현재 미국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11학년 여학생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으니 이 점 이해 부탁할게요.
오늘 엄마와 저녁밥을 먹다가 제 대학에 대해서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달 학교에서 본 SAT 점수를 듣고 나시더니 대학 갈 생각은 있냐고 하시더라고요.
갈 생각은 당연히 있다, 라고 말씀드렸죠.
가고싶은 대학은 어디냐, 전공은 뭘로 생각하고 있냐라고 물어보시길래 생각해놓은 두 대학들을 말씀 드리고 전공은 물리 혹은 심리학으로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해놓은 학교들과 전공들이 엄마 마음엔 들지 않으셨나 봐요, 화를 내셨습니다.
"대학교를 네 성적에 맞춰서 가려는거냐", "성적을 조금 더 올려서 더 좋은 대학을 가볼 생각은 있냐" 등등...
물론 성적을 더 높힐 생각은 있습니다. 1년 남은 고등학교 성적 올려서 제가 가고싶은 대학에 원서를 넣으면 붙을 확률도 더 높아지겠죠.
솔직히 얘기하자면 제가 고른 두 대학들의 기준점은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프로그램이 있냐' 였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부터 해외 생활을 해온 사람인지라 한국이 너무나도 그립고, 이 미국에서 사는 것 자체가 제겐 너무 버거운 일이라고 판단이 됐거든요.
몇 달 전엔 아빠께 미국에서 사는게 너무 힘들다, 혼자라도 좋으니 한국에 가면 안되냐, 라는 말을 꺼냈더니 아빠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고 다 힘들다고 하시면서 그냥 넘기셨습니다.
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엄마가 정하셨기 때문에 적어도 대학교 정도는 제가 정하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화를 내신 이유에는 제가 엄마와 상의를 하지 않고 대학을 정해놓고 학자금 대출이나 이런 것을 도와달라고 해서가 포함이 된다고 하셨는데 제가 정해놓은 대학을 말씀 못 드린건 항상 제가 무엇을 말하기만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안돼"이기 일쑤였습니다.
이번에도 말씀 드리면 돌아올 대답이 뻔했기에 말씀을 드리지 않았건 것이고요.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라는 엄마의 말씀도 이해가 갑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 돈을 벌기 위해 취직도 해야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선 전공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엄마가 제게 원했던 전공은 컴퓨터 공학이었습니다.
제가 컴퓨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전공으로 생각을 할 만큼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그나마 과학에서 물리를 좋아하고 또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보고 이해하는 것도 옛날부터 좋아했기에 그 두 전공을 선택한 것이고 전공에 맞춰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는 대학을 고른 것인데,
제 고집대로 그냥 그 두 대학에 원서를 넣어서 가는게 맞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냥 포기하고 컴퓨터 공학과를 전공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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