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첫 시작은 단순 선행이었다. 초등학교때부터 월수금 5시부터 10시까지 학원을 다니곤 했다. 초반에는 쉬는시간마다 복도에 나와 멍하니 앉아 천장만을 바라보며 있곤 했다. 힘든게 뭔지 잘 몰랐다.
중학교에 들어갔다. 고등과정 선행이 시작되었다. 정신차려보니 KMO를 하고있었다. 야간은 기본이고 방학이면 텐투텐이 진행되었다. 주3일 학원에 갔고 시험이 임박해지니 주5일이 되었다. 수학 말고 다른 과목을 하기 힘들어졌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시험을 봤다
시험을 끝내고 가니 영재교 입시 센터란다. 또 아무 생각 없이 학원 커리큘럼에 맞춰 생활했다. 야간과 텐투텐은 역시나 기본이었고 주7회 학원을 다녔다. 주1회 다니던 영어는 시간이 없어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 내신기간은 마찬가지로 1-2주 남짓. 내신도 잘 봐야만 했다. 방학마다 매일 나가 텐투텐을 하고 집에 들어왔다. 아직도 힘든게 뭔지 잘 모르겠다.
삼학년 첫 내신이 끝났다. 친구들은 모두 나가 놀기 바빴고, 영재교는 2주 정도 남겨두고 있다. 남자친구가 생겼다.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여가시간은 단짝친구만으로 충분했다. 생각없이 학원을 다니며 선행을 하고 경시를 준비하고 영재교 입시를 하던 것들에 대한 설움이 한번에 몰려왔다. 매일 밥먹듯 하던 텐투텐이 힘겨워졌다. 야간마저 힘들다. 나는 왜 평범하게 살 수 없는거지? 수련회 끝나고 친구들과 놀아본게 언제쯤이더라 놀아본적은 있나? 내신 끝나고 마음 편히 놀아본적은 있었나 아마 겨우 하루정도 시간 내서 놀고 또 끊임없이 학원 갔던것 같은데.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어릴때부터 영재교가 가고 싶었단다. 내 꿈은 영재교와 아무 관련이 없는데.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
아무것도 하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유 없이 우는 날들이 점차 늘어났다. 더 이상 공부가 하고싶지 않다. 평범하게 살고싶다. 나도, 마음 편히, 놀아보고 싶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과고까지 준비하라는 말이 돌아왔다. 일년 반이면 족하다. 더 이상 학원의 굴레에서 놀아나고 싶지 않다. 내 꿈을 찾아 나서고 싶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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