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이라는 시간동안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넉넉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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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JellyJ90
·7년 전
16년이라는 시간동안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넉넉한 집안형편은 아니였지만 학비는 장학금을 받았기에 레슨비에만 교육비가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음대학생들은 알바로 레슨을 하죠. 저도 나름 레슨으로 많은 돈을 벌어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부모님의 생각은 저와 전혀 다르다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레슨으로 열심히 돈을 벌어도 이'4대보험이 되길하냐' ,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는 레슨을 뭘믿고 계속하냐' , '안정적인 직장을 들어가라' , '음악으로 언제까지 먹고살수 있을것 같냐' 졸업이 가까워 올수록 그 압박감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악기를 그만두고 1년동안 사무직 인턴과 서무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음악 외에는 할줄아는게 없던터라 적응도 잘 못하고 힘든나날을 보냈습니다. 결국 1년만에 퇴사를 했고 이제는 그 무엇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너무 힘드네요. 애초에 나의 잘못된 선택때문에 16년이란 긴 시간을 날려버린것 같고, 부모님의 기대에 만족감을 드리지 못하는 제가 한심하게만 느껴집니다. 어떻게든지 먹고 살아보려고 이곳저곳 면접을 다녀보면 다들 똑같은 말을 하시더군요. '악기를 16년이나 했는데 왜그렇게 쉽게 그만둔거냐' , '16년 공부한 악기도 이렇게 쉽게 그만두는데 일그만두는건 얼마나 쉽겠냐' 악기를 내려놓는데만 1년 반이 걸렸는데 참 말들을 쉽게 하시더라구요..이제 무엇도 도전할 자신이 없고 차라리 그냥 내일 안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잠에 듭니다. 이제 내년이면 서른인데..계속 살아야 한다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더 길텐데..앞날이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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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kimonster
· 7년 전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성실하고 우수한 인재셨군요. 부모님들은 기대도 많고 걱정이 많은 분들이셔서 성인이 되면 그런 기대와 나를 분리시킬 수 있어야합니다. 어쩔 수 없이 부모님에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게 자식이기에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습니다. 그러나 부모님 역시도 바라는 건 자식이 더 잘되기를 더나은 인생을 살게되길 바랍니다. 여기서 자식은 아직도 어린아이같이 서툴게만 보이고 뭐한다고해도 못미더워보이고.. 사회적 기준과 안정성을 강조하는게 부모님입니다. 인생이 살다보니까 참 길고 한때 잘되던 사업도 망하고 보고들은게 많기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기를 바라실 겁니다. 그러나 정작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음대생분들이 오케스트라, 음반 프로듀싱 등 미디어 쪽으로도 가지만 다른 직종도 마찬가지로 가르치는 직업도 많이 갖게 되지요. 프리랜서이지만 고소득을 올리시는 분도 많고요. 프리랜서는 내가 일정이나 수입을 조율할 수 있는 반면 소속이나 일상생활이 불규칙할 수 있어 불안하고 안정적인 회사나 조직은 매일 고정되어 있는 출퇴근과 반복적인 업무와 실적 압박이 답답하지요. 분명 안정된 선택이라 생각하고 음악까지 그만두고 회사에 들어갔는데 현재는 더 막막한 상태입니다. 즉 안정된 선택이란 애초에 없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미래는 예측 불가하며 사람들이 말하는 안정된 직업을 가져도 불안한 이유는 또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번 선택으로 '아 나는 회사 생활과 맞지 않는구나 내가 잘하는 일로 승부를 봐야겠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번 회사랑은 안맞았으니 이런 산업과 업종은 피하고 전부터 관심있었던 다른 분야로 이직해보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음악 그리고 악기 그리고 가르치는 일이 좋으신가요? 아니면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나요? 나는 어떻게 해야될지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힘도 있다. 이 두 문장을 매일 아침 저녁 종이에 써보세요. 용기를 내셔서 지금.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