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글을 쓰는 것 같은 이번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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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글을 쓰는 것 같은 이번년도 고등학교 신입생이에요. 저는 농어촌 전형이 지원되는, 학교라고는 단 세 곳 밖에 없는 곳에서 중학교까지를 보내고 지금 기숙사형 고등학교에 입학해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갈 때는 딱 하나 남는 다른 초등학교에서 온 친구들만 새로 만나면 되니까 친구를 사귀는 데에 부담이 적었어요. 그리고 3년동안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들과만 어울렸고. 중학교에서 기숙사형 고등학교로 넘어오니까, 완전 새로운 환경인데다 같은 도시에 사는 친구들도 여학생 모두를 따져봤자 4명 남짓해서 친구 사귀기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한번 따돌림을 당했고, 중학교 1학년 때는 가세가 기울어 집 분위기 자체가 안 좋아지면서 저도 우울증을 겪으며 자살기도를 했고, 중학교 2학년 때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에게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고생도 심하게 했어요.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때, 저에 대해서 돌던 안 좋은 소문들이 전체적으로 잠잠해지고 중학교 1년동안 같은 반 친구들과 한번도 싸우지 않았던 행복한 1년을 보냈어요. 그 때는 정말 행복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처음 보는 환경에 낯설음을 겪는 제 성격을 완전히 무시하고 타 지역 기숙사 고등학교에 원서를 넣었던 거예요. 중학교 때 가장 친했던 친구들,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과 초등학교 때부터 중창단으로 가까워진 두 친구들은 딱 한 사람을 빼고 학교가 겹치지 않았어요.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은 제각기 다른 기숙사 고등학교로, 초등학교 친구들은 한 사람이 기숙사고 한 사람이 저희 도시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거든요. 중학교 졸업식을 얼마 남기지 않은 어느 날, 제 마음의 문제를 스스로 자각했어요. 1학년 때와 2학년 때에 저를 괴롭히던 우울증과 강박관념은 아직 마음 속에 잠들어 있다는 걸. 내가 행복했던 건 강박관념으로 나를 싹 지워버렸기 때문에 타인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서 그랬다고. 진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그리고 그 때 깨달은 게 바로 현실이 되었네요. 저는 지금 학교 반에서 무리도, 친구도 없이 혼자 지내고 있어요. 학교에서 생활에 적응을 잘 못 하는 것 같은 아이로 이름이 뽑혀서 학교 상담센터에 소속될 정도였고요. 심지어 수행평가를 하는 날 제가 컨디션이 심하게 안 좋아지는 바람에 조별로 하던 수행평가를 망쳐서 같이 했던 조의 친구들에게는 미움까지 받고 있어요. 입으로 직접 들었어요. 다른 수행평가도 저와 같은 조였던 아이가 있었는데 그 수행평가를 준비하면서 마음에 안 드는 애가 있다고 선생님께 크게 얘기했더라고요. 기숙사형 고등학교 중에서도 꽤 공부를 많이 ***는 학교고 그 친구는 성적이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수행평가가 중요하단 걸 알고 있어요. 제 잘못인 것도 알아요. 그런데 제가 지금 힘든 게 겹치면서 자꾸 타인을 원망하게 되는, 제 나쁜 면만 계속 제 눈에 보이고... 저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는거에요, 자꾸. 시험도 쳤는데 성적은 안 나오지, 교우관계는 안 좋지, 앞으로 수련회와 체육대회가 다가오는데 나는 어떻게 하지. 스트레스가 온 몸을 짓누르는 것만 같아요. 학교 상담실에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 했는데 생기부에 남을 그 기록이 너무 무섭고 제가 아프다는 걸 만천하에 알리게 되는게 무서웠어요. 남의 시선을 너무 많이 신경쓰니까. 그런데 저는 아직 행복하고 싶어요. 차라리 저를 지우면서도 행복했던 중학교 3학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 이렇게 우울하기만 한 아이가 아닌데. 저도 행복할 줄 아는데. 머리는 아프고 마음은 무겁고, 너무 힘들어요. 먼저 한 걸음 디딜 용기도 없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하다가 더 아파졌어요. 월요일에 수련회에 출발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목요일 체육대회에는 어떻게 하죠? 그 다음 행사에는? 다음은? 타 지역 고등학교가 이렇게 힘들거라면 안 올 걸 그랬나 의지가 약해지고 점점 더 우울해져요. 이게 더 ***같은 짓일텐데. 의지가 약해지면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아는데 자꾸 약해지는 제가 싫고, 고등학교에서 보여준 거의 모든 모습이 싫어요. 정말 어떻게 하죠? 저 아직 행복할 기회 많이 남았고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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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limitt
· 7년 전
웬만한 사람은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 수행평가 조에 속한 친구에게 사정을 말하는 것은 어떨까요? 교우관계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 생각이 많기에 남을 많이 배려하기에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친구에게 먼저 말 걸어보셨나요? 안 해보셨다면 조금의 용기를 내어 대화를 이끌어 보는 건 어떨까요? 어렵다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정말 조금이라도 해보면 나쁘지 않을 거에요. 마카님은 충분히 좋은 사람이기에 해낼 수 있어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 말씀드렸는데, 도움이 될 지 잘 모르겠네요. 제가 계속 마카님 응원할테니 교우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건 누구나 어려우니 조금만 받을 수 있도록 응원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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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unlimitt 응원 감사해요. 그런데 예전에 겪은 일이 있다 보니까 마음대로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일단은 제가 혼자 지내는 것에도 큰 불편함은 없어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반에 친구가 없을 뿐 옆반에는 있고요. 마카에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조금 더 멀리서 저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수행평가 건은 그때 아파서 제정신이 아니다 보니 그런 실수를 한 건 그 아이들도 아는데 아무래도 그 아이들이 성적이 굉장히 높고 그 부분에 민감한 아이들이라 그런 것 같아요. 아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죠? 아직은 그 수행평가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믿어보려고요. 응원자님의 말 때문에 조금 생각 정리를 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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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limitt
· 7년 전
@jeimin0408 마카님의 상황을 좀 더 파악하고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얕게 파악해서 큰 실수를 저질렀네요;( 그래도 혼자 지내는 것에 큰 불편함이 없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제 투박한 댓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니 감사합니다X) 오늘 하루 내일 꾸준히 마카님에게 빛나는 날이 되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