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집을 나와서 혼자 사는 게 가장 좋은 것 같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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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rororu
·7년 전
결국 집을 나와서 혼자 사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다들 말했어요. 그래도 계속 흔들리는 건 제가 마음을 다잡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복합적인 이유인 것 같더라구요. 첫째는 내가 혼자 살 수 있을까, 제 스스로 걱정과 불안이 있고. 둘째는 온전히 나의 선택인가 의심이 가기 때문이에요. 모두 집을 나오라고 하니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싶은 거죠. 온전히 제 선택이 아니면 나중에 후회될 때 남 탓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셋째는 제가 가족에 미련이 남아서 그래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저는 제가 집을 나오거나 싸우거나 어쨌든 뭔가 그런 나쁜 일이 있을 때, 부모님이 죽을까봐 혹은 서로 싸우실까봐 걱정이 돼요. 과거 이야기를 다 하기는 너무 구질구질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짧게 말하자면,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제가 보기에도 불안해보였어요. 금방 죽어버리거나 사라질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부모님은 항상 제게 "너 때문에 산다." 라는 말을 자주 하셨고요. 제게 부모님은 기댈 상대가 아니었죠. 걱정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게 꼭 부모님을 위해서라기보다 제 생존과 이어진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부모님이 없으면 저도 위험해지니까. 아무튼 저는 어려서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었지만 그래도 걱정 끼치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선지 장난감 하나 과자 하나 원한 적이 없었어요. 떼를 안 쓰는 아이라 키우기 편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마냥 착한 아이는 아니었던 게, 조금 커서는 스트레스를 쉽게 받아서 가족들에게 짜증도 많이 부리곤 했어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부모님의 생각을 반대하거나 하지 않은 적은 없어요. 결국은 다 부모님 뜻대로 하고 말더라구요. 그게 반복되다보니 저는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해야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이런 짐 같은 것들을 내려놔야 저도 부모님도 편해질텐데요... 하지만 연락이 올 때마다 무너져요. 바로 집에 들어가고 싶기도 해요. 어렵네요. 제 마음조차 제 뜻대로 안된다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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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oru (글쓴이)
· 7년 전
@!c838532a253b398703c 항상 힘이 나는 덧글 감사합니다ㅎㅎ 집을 나온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제가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제가 걱정했던 부모님께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건 뭔가 서운한 기분도 들지만 안심이 많이 되네요. 제가 없어도, 제가 집을 나와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젠 제 생각과 걱정을 해보려구요. 혼자 살려면 집부터 돈을 구할 일까지... 용기를 좀 내야하는 일들이 많으니까요. 그래도 한 단계, 다음 단계 제 페이스대로 나아가다보면 좀 더 자신감도 생기고 언젠가 제가 원하는 미래를 그릴 수도 있을 거라 믿어요.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제가 자신감이 많이 없는 상태라 내가 혼자 잘 할 수 있을까 불안해했었어요. 그런데 어제 친구들을 만나 술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이야기 했는데, 친구들이 도와줄테니 걱정말라고 하더라구요. 그것만으로도 힘이 되었어요. 마찬가지로 제 글에 덧글 남겨주시고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주시는 shuel님 덕분에 힘이 나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