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 3일차, 조현병에 대한 내 이야기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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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justaday
·7년 전
나를 찾아서 3일차, 조현병에 대한 내 이야기를 보았다. 그걸 본 순간 어렸을때부터의 내 행동에 대한 의문점들이 풀렸다. 좋게 말하면 어렸을 때의 나는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성숙했다. 나쁘게 말하면 나는 어른스럽다는 자만심에 취해 못어울리는 아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어두운 낯을 가진 사람이다. 어둠이 내 얼굴을 뒤덮는다. 제일 먼저 내 하관을 휘감은 어둠은 이어서 내 눈, 이마 끝까지 내 얼굴 전부를 뒤덮는다. 그리곤 내면세계에 빠져들었다. 혼자만의 생각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어렸을때는 왜 저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하는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내 혼자만의 공간 속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 말하는 사람은 있었으나, 정말 '친구'라 칭할 친구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혼자만의 생각세계 속에서 살았다. 중학교 1학년 동아리 시간. 갑자기 나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그 상상 속에 이입되어 현실로 착각할만큼 깊게 그 상상 속으로 몰입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그 때 그 상상 속의 내가 되어 웃기도 하고 말도 했을정도였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렸다. 주변 공기가 쌔했다. 그리고 고개를 드니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던 선배들과 눈이 마주쳤다. 나도 내가 그랬다는것에 놀랐다. 나중에 그 분들이 내 얘기를 하는듯 했다. 좀 이상하다고. 내가 근처로 오는걸 보더니 황급히 자리를 뜨던 그 상황을 보고도 난 모른채 외면하며 내 눈꺼풀을 내려앉혔다. 최대한 눈을 작게 떴다. 그러면 그 사람들의 표정은 안보일테니까. 안볼 수 있으니까. 내가 상상과 현실을 구분못했던 그 행동이 조현병 때문이었나보다. 최근엔 망상이다. 조현병이다. 중학교 1학년 동아리 시간이 눈에띄는 마지막 하나의 조현병의 행동이었고 생각이나 사상은 어쩔수없이 조현병이 내포되어있다고만 생각했었고 그런줄로만 알았는데, 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아니었다. 나는 망상을 해왔다. 망상 속에서 나는 또 주인공이 되어 실컷 신나게 떠든다. 망상하며 그 주인공이 되어 떠드는 나는 그 주인공 캐릭터에 몰두하여 빠져든다. 뭐라도 된마냥. 망상을 할 때면 아주 얕게 현실이 아닌걸 인식하면서도 그 인식함을 모른채 망상 속 주인공에 빠져들어 행동한다. 그걸로 1~2시간, 어쩔땐 3시간도 했던 것 같다. 조현병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으나 위와 같은 행동들은 보통 내가 원하는 모습이 내가 아닐 때 나타나는 듯 하다. 그만큼 그 망상이 끝나면 허탈감이 든다. 현실 속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만큼 또래애들과 달랐고 또래애들처럼 보이기 위해서 소꿉놀이세트를 좋아하는 척 했고 내 얼굴을 휘감은 어둠을 낀채로 또래애들처럼 보이기 위해서 엄마헌테 질문도 많이했다.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 때 "역시 애들은 언젠가 한번 이런거 물어볼 줄 알았지." 라고 말하는 듯 싶었던 엄마의 표정이 기억난다. 그냥 나는 그랬다.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와서 하나하나 곱***어보고 생각해보니까 조현병이었나싶다. 이왕인거 조현병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나라서 너무 싫은데 차라리 아팠으면 하는 나라서, 내가 조현병이라고 하면 누군가 나를 불쌍하게 봐준다면 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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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ha
· 7년 전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마카님이 조현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조현병이라 해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다만 마카님이 자신을 싫어하는 모습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어두운 방은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만, 그 방을 얼마나 자주 찾느냐의 찾지 않느냐 정도가 사람마다 다를것 같습니다 마카님은 자신이 싫은 이유가 조현병일지도 모르는 행동 때문인가요? 아니면 남들과 비슷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자신이 싫은건가요? 내가 원하는 이상의 나와 현실의 나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상적인 나를 현실의 내가 쫓***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현실의 나를 위로하고 아껴 주는게 좋습니다. 이상은 현실로 쫓아가는 것에 한계가 있기에 이상으로 남는 것이니까요.. 현실의 나를 너무 몰아 세우지 마시고 여기까지 버텨온 마카님 자신을 칭찬해 주셨으면 합니다. 남과 비교하면서 남 다른 자신을 남에게 맞출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사람은 다 다르고 개성있는 존재니까요.. 마카님만의 개성을 소중하게 여기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또한 조현병이라고 확진된 것이 아니니 꼭 전문적인 상담과 검진을 통해 마카님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는 사람은 자신 뿐이라.. 마카님이 속으로 아프다해도 주변 사람들은 모를 수 있어요 마카님 바람대로 불쌍하게 봐줄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요. 남들은 내 생각만큼 나에게 관심이 없어요. 남들이 날 어떻게 보건 그건 남들에게 맡기시고 마카님은 자신을 아끼고 챙겨주세요. 지금 증상으로 힘들다면 방치하시지 마시고 좋아질 수 있도록 필히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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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aday (글쓴이)
· 7년 전
@esha 감사합니다. 이런 저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어요. 저에게 그 말은 자살하고 있는 사람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탓하며 죽지말고 살라고 하는 말처럼 들렸답니다. 비관적으로만 들렸어요. 저는 저 때문에 망가진 거고 이상의 저와는 달라서 망가진 것이니까요. 이상의 제가 아닌 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마카님의 댓글은 정말 저를 생각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인지 아무런 비관 속에서 듣지 않았어요. 다만 아직 이런 제 모습을 사랑해야 한다는게, 아직은 아파요. 이런 저를 사랑하자는 말이 목표하나 못이루는 제게 앞으로도 합리화처럼 작용될까봐 무서워요. 예를들면 이렇게요. 나 오늘도 계획 못지켰네. 난 오늘도 놀았어. 어? 그거 도전하기 무서운데...어떡하지.. 이런 나도 사랑해야지. 난 우울했으니까 어쩔 수 없었어. 계획을 못지키는 나도, 노는 나도, 무섭다고 피하능 나도 나니까 사랑해야지. 이렇게 하면 매번 합리화가 되고 발전하지 못할까봐 두려워요.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라는게 제게는 많이 힘든가봐요. 사실 조현병보다는 이상의 저와 다른 현실속의 저로 살아가는게 힘들어요. 매일을 실패하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지금은 그 실패에도 무뎌지고 거의 포기한 상태이니까요. 조현병은 제가 더 아파보일 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조현병,우울증,무기력으로 저를 무장하면 제가 매일을 실패했다는걸 어쩔 수 없었다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저를 힙리화 할 수 있으니까요. 네. 이랬던 것 같아요. 나 그 때 너무 힘들어서 버틸 수 없었어요. 난 조현병도 있어요. 나 이렇게 아픈애에요. 그러니까 난 그 때 못버티고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거에요. 그런거라고요. 이렇게 말이에요.. 댓글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정말 이것 때문이었네요... 얘기가 길어졌네요. 객관적으로 말씀해주신것 같아서 더 이야기가 와닿았어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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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ha
· 7년 전
제 이야기에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진지하게 생각해주신 것에 감탄했어요. 자신이 합리화를 하고 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인지하기도 어려운 일이니까요 마카님이 어떤 목표를 설정하셨는지는 모르나 실패를 했다는 것은 무언가를 시도했다는 흔적이 아닐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패 할 일도 없으니까요 실패했다고 해서 포기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매일 실패한다 해도 매일 시도하기에 사람들은 조금씩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카님께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막연하게 느끼시는것 같기도 합니다. 합리화를 하는 것은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언정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아닌것 같아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단순히 "노력하지 않는 나도 그냥 나니까 사랑해야지" 하고 생각의 차원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더라구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를 아끼는 행동으로 표현을 해야 하는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울증과 조현병이라면 전문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자신을 위한 용기이고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우울증이나 조현병에 의해 나타나는 여러가지 증상은 혼자 감당하기에 벅차니까요.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자리에 멈춰서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노력과 용기를 낸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노력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지 않을까요? 이상의 자신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를 위해서 어떤 용기를 내서 어떤 행동을 해볼까? 살피고 행동하는 일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카님에게 번아웃 증상 혹은 우울증, 조현병 증상이 보인다면 이는 혼자서 극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도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을 하시기가 낯설고 아프시겠지만, 멀리 있지 않아요. 마카님은 모르셨겠지만, 마카에 글을 쓰시는 것도 자신을 아끼는 하나의 행동이 맞습니다. 저역시 저를 사랑하고 싶어서 리스너가 되었고 덕분에 마카님과 이렇게 뜻깊은 소통을 하게 된 것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하지 않던 행동을 하려면 힘들고 낯설어 하고 아파할 수도 있는 것이니 마카님이 지금 당장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매일 자신을 위한 5분의 시간을 내시는 것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마카님이 어떤 선택을 하셔도 저는 마카님이 보다 행복해지시기를 바라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그러니 비슷한 내용이어도 되고 부담없이 또 글을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의미있게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카님 덕분에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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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aday (글쓴이)
· 7년 전
@esha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로부터 이런 객관적인 말을 듣고 게다가 또 공감할 수 있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감사해요. 생각해보니 정말 애초에 시도조차 안했다면 실패도 안했고 그 목표에 대한 의지가 조금이라도 없었다면 뒤도돌아*** 않고 떠났겠지요. 저는 그동안 실패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 같아요. 그 목표를 3년, 혹은 2년만에 무조건 이뤄야하니까요. 말씀해주신 것 처럼 합리화는 자신의 주위를 방어로 무장하는 수단일 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이 부분이 정말 공감되었답니다. 지금의 저는 의지도 없어진지 오래이고 어딘가에 열중하는 모습도 사라졌답니다. 이렇게 된지 시간이 꽤 지나서 그런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게 힘드네요. 어려워요. 합리화없이 저를 마음껏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저를 사랑하는 행동이 멀리 있지 않다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스너님의 말씀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고 객관화시켜서 제 자신을 돌아보고 또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정말 신기해요. 제 글에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스너님 덕에, 리스너님의 댓글을 읽는 동안은 우울에서 한 발짝 물러나서 객관적으로 저를 볼 수 있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를 잃은 이후엔 온 세상이 저의 적이 되어서 제 상황과 다른 말을 하는 다른사람들의 말을 항상 비꼬아 들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리고 신기하게도 리스너님의 말씀 속엔 신기한 힘이 담긴 것 같아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