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부터 항상 "너 정말 착하다", "너 정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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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biseollan
·7년 전
어렸을때 부터 항상 "너 정말 착하다", "너 정말 어른스럽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고 그런 말 들을 듣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남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되어 버린 것 같아요. 얼마전에 한 책을 읽었는데, 주인공이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자기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어느덧 그런 일을 하는 데에 익숙해진다는 것을 느껴 자신의 자아를 찾는 내용이었어요. 하지만 어쨋든 주인공이 찾은 진짜 자신은 남들에게 진심으로 착하게 대하는 자신이었는데 어쨋든 주인공은 착했었던 거 잖아요? 이 책을 읽은 직후에는 별 생각이 안 들었는데 얼마전에 제가 장애인 분들의 운동회를 도와주는 봉사를 했거든요 솔직히 처음엔 좀 꺼렸어요, 모두 선천적으로 지적장애가 있는 분들이었거든요. 그래서 항상 그랬든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분들게 친절하게 대했는데 운동회가 거의 끝났을때 그분들이 모두 정말 순수하시고 착하시다 라는 걸 느끼고 처음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분들을 안 좋게 생각한 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그날 교회가서 주님께 죄송하다고 제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기도를 했는데 문득 '왜 나 자신한테도 착한 척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뜬금 없이 그런 생각이 든 거라 그날 집에 가서 자기 전에 계속 생각했어요. 나도 그 책의 주인공처럼 나 자신을 잃은게 아닐까 하고요. 그런데 전 주인공 처럼 착하지 않아요. 항상 이기적이고 내 이득을 원하는데 칭찬 받는게 좋아서 항상 배려했고 용서했어요. 그런 삶에 만족했었는데 이젠 겁이나요. 뭐가 저인지 잘 모르겠어요... 진심으로 남을 위해 배려하고 사랑하는 삶이 아닌 나를 위해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삶이라 항상 죄를 짓는 느낌이에요. 지금 생각 해 보면 더 어렸을땐 진짜 나 자신이 구분 됐었던 것 같기도 해요... 엄마한테도 내 진심을 말 해본 적 없다는 걸 어렸을때 느껴봤었거든요, 솔직히 이런거 해결책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누군가에게 내 진심을 털어 놓고 싶었어요... 원랜 안 그랬는데 요즘에 부쩍 내 고민이나 진심을 누군가에게 말 하고 싶었어요, 그냥 사춘기일까 싶기도 해요. 이런거 처음 말하는 거라 좀 횡설수설 하네요, 그냥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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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bnm
· 7년 전
저도 그래요! 사람들 앞에서 착한 척하고, 착한 척하는 제가 가증스럽게 느껴지고. 항상 '내가 이 행동을 하면 저 사람이 날 착하게 보겠지?'하는 생각을 달고 다녀요. 행동 하나하나가 다 남을 의식하는 데에서 나오더라고요. 근데 그냥 앞으로도 이렇게 살려구요ㅎㅎ 이건 그냥 생존하기 위한 방어기제일 뿐이라고 합리화하는 게 맘 편하더군요. 하지만 별로 좋은 방법같진 않네요. 그냥 당신같은 사람이 꽤 많이 있단 걸 알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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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43532
· 7년 전
착할필욘 없지만 착한체 한게 그리 큰 죄는 아니잖아요ㅡ. 사람이 늘 나쁠 수만도 없는게 책 속의 주인공이 아니여서구요. 책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며 캐릭터를 더 보기좋게끔 꾸미고 화장해둔 것이고 드라마같은 연출을 하죠. 인간은 그것보다 더 다각적이에요. 님도 나라는 의미가 무언지 생각하는 때가 온게 아닐까요. 그게 일생에 사춘기에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어른이란건 그런 생소한 부분마저도 나라고 인정하고부터 어른이 되어간다고 생각해요. 진심을 말하는 게 어려우시면 사소하게 감정말해보기 부터 해보세요. 엄마에게 진심이 이렇다 말하는 게 어려우니 고민하는 것도 있을거에요. 이제까지의 나와 앞으로의 나가 결코 한결같진않을 거에요. 그걸 조금씩 공유하고 같은 시간을 보내고 아무것도 아닌 걸로 생각하고 얘기해보고 그러고 편해졌을때 진심을 섞어 말해도 괜찮아요. 님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