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다는게 무엇일 지 생각해봤어요. 누군가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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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살아남는다는게 무엇일 지 생각해봤어요. 누군가는 그저 밥 먹고 숨 쉬고 잠드는 것에 대해서만 말할 지도 모르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만약 내가 살아있다면, 지금 당장 내가 죽는다고 해도 나의 삶이 의미있어야 해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죽은 이후에도 누군가는 나를 계속 기억해주고 그리워해줘야 나 자신이 충실히 살아남아왔다고 할 수 있는거죠. 그럼 지금까지 내가 충실히 살아남아왔냐고 물어본다면... 솔직히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나름 열심히 해왔긴 하지만 딱 제 주변 사람들과 같거나 그 이하였고, 그들이 나를 기억할만한 특별한 이유도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죽고 나를 오랫동안 기억할 사람은 가족까지 포함해도 10명도 안 될 것 같네요. 나를 아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죽음은 그저 잠깐의 슬픔과 찝찝함으로 남아있겠죠. 게다가 전 저의 단점이나 추악함들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다행히 나를 나쁘게 기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지만... 이건 사실 미지근한 관계의 증명같은거에요. 나의 단점들이 영향을 미치기 전에 머물러있어 그들이 날 판단할만큼 내가 중요하지 않은 것 뿐이죠. 꽤 오랫동안 쉬면서도 별로 이뤄낸게 없어요. 말로는 군대 입대하기 전까지 후회없이 쉬다 가는거라고 하지만, 이게 그다지 어딘가에 쓸모있는 일이 아닌 건 알아요. 이제 곧 이런 고민들조차 사치일 곳에 오랫동안 머물러있어야 하네요. 솔직히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육체적으로도 힘들겠지만 그 안에서 뭔가 타인과의 불화가 통제할 수 없이 커진다면, 제가 그걸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군대는 그런 곳이잖아요. 내가 피하려해도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고, 그 중 일부는 저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지도 모르죠. 아주 어릴 때부터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느낌을 끔찍하게 싫어했어요. 거기는 이게 일상인 곳일텐데 제가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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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minoo
· 7년 전
어디서든 잘 지내실 수 있을꺼에요.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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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870
· 7년 전
미지근한 관계라는 말 뭔가 공감되는 말이네요. 그곳이 어떤 곳인지 겪어*** 못한 상태에서 마냥 괜찮다는 말을 하기도, 금방 시간이 갈거라는 얘기도 못하겠네요. 그저 무사히 돌아와요. 한번쯤 기도 할테니 무사히 돌아와요. 몸건강히. 마음건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