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여대생입니다 왜태어났는지 모르겠어요. 죽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21살 여대생입니다 왜태어났는지 모르겠어요. 죽고싶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해댔지만, 신기한게 자살시도는 한번도 해본적 없네요. 아마 생존본능이 지독해서 그런걸거에요. 초중고 12년내내 왕따였습니다. 이유는 못생긴 외모때문에 저를 놀리는걸 넘어서, 저랑 옆에있는것 만으로도 '어머 얘 이상해...'라면서 괴물옆에 있는 기분든다고 애들이 그랬거든요. 네이버 웹툰중에 '내 ID는 강남미인'에 나온 여주인공이 겪었던 중학생시절이랑 완전똑같고, 그것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완전 난리였습니다. 상상하니 그 긴 12년시절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신기하네요. 그리고 그때 여자애들이 사춘기인가본지 친구사이 하나하나에 기싸움하고 그러는거에 제가 휘둘리고 맞기까지 했습니다. 남자애들도 마찬가지로 저에게 못생겼다며, 같은 교실에 있는애가 왜저렇게 선머슴같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웃기다며 웃어댔습니다. 암튼, 초중고 12년내내 친구를 사귈래야 사귈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제 외모보고 말도섞기 싫어하더군요. 그리고 저는 부모님도 억압이 심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청소년기 내내 애완동물보다 훨씬 못한존재로 자랐습니다. 부모님이 엄하고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라, 무슨 아스퍼거 증후군 걸린마냥 엄마아빠 세대와 청소년세대가 많이 바뀌었다는걸 뒤늦게 파악하기 시작했고 또 자***우느라 막대한 돈이 드는데 감히 스마트폰쓰고 연애하고 화장하고를 무슨 미성년때 해대냐면서 정말 인격적으로 대한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만, 설명했다간 '어휴 어떻게 살았어요'라고 끔찍하다는 감탄사 나올거같아서 듣기 거슬리고 귀따가워지므로 정확히 어떻게 대했는지는 생략할게요. 정말 이게 새엄마 새아빠가 와서 학대하는거랑 심했으면 심했지, 이게 부모가 과연 맞나싶을정도로 억압했다고 보시면 돼요. 여러분들이 상상할 수 있는 상식선의 부모가 아닙니다. 아는사람과 친구 동반해 저희집같은 부모가 없어요. 정말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기에 이런부모 만났는지 모르겠어요. 이유는 아까 말씀드렸듯, '현실에 눈을뜨지 못하는 탓'과 '막대한 돈으로 힘들게 낳아서 키워줬더니 그걸로 놀고있는것이 마음에 안들어서'가 두개 섞여서입니다. 대학생은 다들 대학들어온 목적은 각자 다르겠지만 아무튼 성인이니까 나중에 어딘가에 먹고살만큼 취업을 해야하는데, 공교롭게도 미대생입니다. 예체능은 취업 가망 없잖아요. 2학년이기에 토익도 해야하고 자격증도 따야하고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하기싫습니다. 고등학생때는 등떠밀려서라도 공부해서 대학을 붙었지만, 대학생이다보니 저혼자 선택해야하는데 ***듯이 하기싫네요. 졸업이 벌써부터 무서워져요. 졸업하면 나가서 따로 살아야하는데, 취업을 해야 살던가 하죠. 그리고 저 중고등학교때 공부 굉장히 못했습니다. 고등학교때 내신 3점대였는데 저도 어떻게 인서울에 합격하게 됐는지 정말 로또당첨될 확률로 변수생긴것에 제가 합격을 하게 된거같아요. 서성한같은 명문은 아니고요, 건동홍 국숭세단 정도의 애매하지만 그래도 어디가서 창피한 학벌은 아닌 학교에 합격이 됐네요. 정말 운 아니었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재수나 하고있었겠죠. 제 외모가 시간에따라 지나는 외모인 덕분인지, 대학와서는 저에게 못생겼다며 피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물론 다들 정신적으로 성숙해져서 그런것도 있지만, 일단 시간에따라 외모가 변해준게 가장 큰 몫을 합니다. 그런데 대학와서 느낀게, 대학친구들은 다들 사무적인 관계더라고요. 진짜 오래가는 친구는 중고등 동창이라는데 확실히 대학친구들은 드라마틱한 효과가 없네요. 밥친구 술친구 이런 가벼운 관계들뿐. 저도 드라마틱한 친구 갖고싶은데, 초중고동안 왕따였던걸 어쩌겠어요. 근데 이사람들한테 자꾸 기대하게 돼요. 초중고 내내 친구가 없었던만큼 조금만 친구가돼도 환장부터 하네요. 사람들은 저를 사무적인 관계 그이상 그이하도 아닌걸로밖에 안보이는데, 저혼자만 미치고 팔짝뛰어요. 그리고 이사람들이 각자의 흔히말하는 '***친구'에 대해 얘기할때면 가슴 찢어져요. 제가 이친구들에게 그런 퀄리티의 주연들이 못됐기에, 혼자에서 벗어났지만 그렇게 시원한 느낌까진 못받아요. '나도 누군가의 인생친구가 되고싶다'라고 슬퍼하는데 사람들은 각자의 베프들을 얘기해대요. 유일하게 있는 겉친구들 붙잡으라고도 힘든데, 이친구들마저 저에게 괴리감을 주네요. 물론 사람들은 제가 이런고민을 하고있단걸 몰라요. 모르는게 약이죠. 아는순간 우습게 보니까. 아무튼 동네친구 없이 대학사람들만 어울리면 이렇게 정서적으로 공허한 느낌이라는걸 깨닫게 됐어요. 대학을 붙고나서 대학 입학 전까지는 '이제까지는 왕따였으니, 이제부터 친구들 많이 사귀어야지'라고 다짐했는데 친구가 생기긴 생긴다만 전부 이런 형태들 뿐이네요. 저게에는 집근처에서 추리닝차림으로 맥주한캔 들고 영화한편 때릴수있는 그런 편한사이인 친구는 꿈도 못꿉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저에게 각자의 드라마틱한 친구관계에 대해 이야기할때, 저혼자 그사람의 주연이 되길바라며 머리속으로 영화찍고있는데 그 환상이 깨져버리니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느라 머리속은 정신이 없네요. 너무 비참하고 힘들어서 잘못한것도 없는 친구에게 얼굴 붉어지고, 그걸 본 친구는 무슨 일 있냐고 합니다. 정말 친구한명 만나는데 굉장히 창피하고 불편합니다. 그친구도 똑같이 한만큼 저도 똑같이 나와야하는데,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안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가 '그친구들에게는 사무적인관계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존재'이기에 일단 여기서부터 엇갈리네요. 저도 사무적인 관계로 똑같이 나오고싶지만, 그친구들이 저에게 엄청난 관계로 남아줬기에 몸이 안움직여주네요. 짝사랑도아니고 감정소모 엄청납니다. 초중고동안 외모때문에 왕따당하다 점점 커가면서 나아져가는 외모와, 성숙해져가는 사람들 정신상태 덕분에 대학와서는 친구라는게 생기네요. 대학와서 마저도 혼자면 어떡하나 했는데, 오히려 친구 있는게 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인것같기도 해요. 머리랑 몸이랑 따로노네요. 대학생이면 연애도하고 클럽도가고 해야하는데, 이런 같친구들한테는 요구했다간 당황하니까 그러지도 못하고있어요. 저도 놀이공원도 가고싶고 클럽도 가고싶은데, 같친구와의 우정과 속친구와의 우정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남녀간의 우정이 동성간의 우정과 다르게 대해야 사람들이 이상하게 안보듯이. 아무튼 공부도 못하고, 못생긴탓에 동네친구 한명없고, 부모님도 잘못만났고, 그런 부모님한테 유전된탓인지 세상물정 알아가는 속도도 느리고, 별것아닌 친구들에게 감정소모 엄청나게 하는 신세가 됐고, 클럽도 못가고 놀이공원도 못가고, 미대라 취업도안되고. 자살하고싶다는 생각 많이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괴롭습니다. 인생은 복불복인데 왜 이런사람으로 태어났을까요. 자존감이 땅을칩니다(솔직히 땅칠만합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8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2hyeon
· 7년 전
전 그 ***친구라는 존재랑 초1부터 친구하다 27살 나이에 절교했어요. ... 다 좋은게 아니에요. 단 1번을만나도 느낌이 통하고 말이 통하는, 정말 오래 가고싶은 사람들이 있구요, 10여 년을 알고지내도 끝내는데 한순간인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 있어요.. 내가 평생 가고싶은 사람이 되면.. 옆에 사람은 자연히 생기기 마련이에요. 지금은.. 솔직히 쓰니님이 일단 집에서부터 벗어나서 좀 커야될거같네요. 억압받고 산 기간이 너무 길어서.. 본인을 무슨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종이조각마냥 생각하시는거같은데, 세상에 귀하지않은 사람은 없어요. 공부를 못한다고, 못생겨서 동네친구가 없다고, 부모를 잘못 만났어도, 사람은 다들 존재자체가 귀한거에요. 그걸 탓하는 본인 마음이 가장 못난거에요... 그게 못난 자기자신을 만들어내요... 그게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이유에요.. 내가 나를 가장 좋아해야되요..그게 제일 우선이에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2hyeon 맞다 이얘기도 안썼는데 저 죽으면 장례식와줄 친구한명 없다는것도 알기에 뻘쭘한 장례식장 분위기 생각하느라고 못죽는것도 있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onestep1
· 7년 전
님 잘못이 아닌 일들이네요. 그래도 힘든건 어쩔수 없지만. 인간관계는 머리속에 생각 많을 수록 어색해지고 친해지기 어렵더라구요. 그냥 내려놓으면 친해지기 쉬운데 보통 인간관계가 충분한 사람들이 여유롭게 내려놓죠. 혼자로서 이미 가치 있다는 생각을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갈구하면 부담되고 어색해집니다. 그냥 드러내세요. 그래도 남는 사람이 있고 안남는 사람은 어차피 오래 못갑니다.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onestep1 맞아요 친구가 없으니까 매달리게 되는거지, 속친구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저도 여유로왔을거에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2hyeon
· 7년 전
저도 여고 3년내내 왕따일땐 그런생각도 했는데 사람이 내가날 예뻐하려고 노력했더니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더라구요 원래 사람이 빛나보이는걸 좋아하게된데요 그게 사람이든 사물이든. 아직 본인을 아껴줄 준비가 안되서 그런걸지도 몰라요..ㅡ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2hyeon 21살이면 공부말고도 즐겁게 할게 참 많은나이인데, 다들 겉친구라그런지 뭐 제대로 즐겨본게 없네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onestep1
· 7년 전
기초부터 쌓는다고 생각하세요. 한두명이라도 내 본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찾으면 그다음부터는 좀 여유로워 질거에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 하지말고 한두명만 찾는다고 생각하면 좀 나을거에요. 내가 잘보이고 싶다고 잘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성공한다고 해도 그 관계는 오래 못갑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2hyeon
· 7년 전
21살이면 대학친구에 연연할 나이가 맞긴한데, 대학친구에 기대를 버릴 나이.. 이기도해요. 저는 대신 대외활동으로 오래 갈 사람을 따로 찾는걸 권해주고싶어요ㅡ 저 27살인데 학과친구보다 다른 스터디나 이것저것으로 연 닿은 사람들이랑 훨씬 친하고 연락도 자주하거든요 ㅎㅎ 먼저 자기 관심사부터 찾아봐요. 아, 알바도 생각보다 사람 생기기 쉬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