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 시간에 글이 쓰고 싶네요. 고3 학생이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그냥 이 시간에 글이 쓰고 싶네요. 고3 학생이에요. 작년 8월부터 마음이 뒤숭숭해요. 내가 뭘하는건지, 이게 다 무슨 소용인지. 좋았던 성적은 이제 점점 떨어져요.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생활기록부는 글자수 제한을 넘어섰고, 누구보다 늦게 하교했고, 필기하고, 대외활동으로 포스터도 제작하고, 이렇게 열심히 하는 제 모습에 모두들 칭찬해요. 그 칭찬이 정말 좋지만, 한편으로 죄책감이 들어요.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내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건가 싶어요. 어쩌면 8월 이전부터 이랬는지도 몰라요. 그래도 1학기에는 공부하***하면 했는데, 지금은 도저히 할 수가 없어요. 문제를 보면 역겨워서 생각하기 싫어요. 어떻게 접근하는지, 답이 뭔지도 다 알지만 말하기 싫어요. 저희 집 형편은 좋지 않아요. 학교를 다니면서, 학원을 다니면서 늘 죄송해요. 참고서랑 문제집도 사야하는데, 고민이에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 제가 너무 큰 짐인 것 같아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순간도 저는 괴로워요. 혹시 이 글을 남기면 덜어질까, 실낱같은 희망을 생각해봐요. 이제 고3면 확실히 공부해야 하는데. 저희 집 형편에 재수는 사치에요. 그런데 제 머리가 알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네요. 어제는 2시간 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울었어요. 공부하기도 싫고 제가 지금 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공부할지 계획도 다 세워뒀는데,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요. 왜 저에게 이런 일이 있는 걸까요. 다른 친구들은 잘만 지내던데. 나 자신이 너무 싫어요. 한심하고 역겹고 혐오스러워요. 학교를 가야겠죠. 친구들은 제가 말도 많고 밝은 친구로 알고있어요. 그렇지 않은데 말이에요. 제가 말이 많은 이유는 말이 없으면 저랑 대화하기 싫은 것 같아 걱정되서 많아요. 제가 밝으면 다른 사람이 힘을 얻을까 생각해서 밝게 행동해요. 저는 자주 울고 소심하고 감정 기복도 심하고 생각도 많아요. 저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려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닌가봐요. 제가 만난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해요. 왜 타인이 되어 생각해*** 않는 것일까요. 왜 1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것일까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제가 이기적인 것일까요?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해요. 요즘 생각이 많아져요. 제가 받은 상처, 제가 준 상처, 제가 사소하게 넘긴 일들. 장난이었지만 장난으로 여겼으면 안될 것들. 제가 기억할 수 있는 순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제 잘못이 생각나요. 그 잘못에는 작은 것으로 여길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 저에겐 한없이 큰 것으로 느껴져요. 하루하루가 슬프고 고통스러워요. 제가 너무 생각이 많은 걸까요? 제가 너무 과거에 얽매여 사는 것일까요? 어떻게 여겨야할지 모르겠어요. 벗어나고 싶어요. 기억을 지우고 싶어요. 이 글을 쓰면서 생각났는데, 저는 도망가고 싶은 것 같아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