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작년 1월, 대학 4학기가 끝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 왔습니다. 2월이 졸업식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와서 자리잡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유학비자로 일본어 학교에 다니며 알바와 공부, 취업 활동을 계속 했습니다. 너무 힘들었지만, 반년만에 3개월 계약직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비자변경 심사기간과 계약서류등이 생각보다 아주 복잡하고 까다로웠고 나름의 트러블들로 인해 10월에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시작한 일은 입사를 결심하게 된 일 내용과 많이 동 떨어져 있더군요. 일은 쉽고 즐거운 편이었지만, 정작 면접 때 들었던 일은 시켜주지 않았고, 임금은 최저시급 수준이었습니다.
3개월간의 계약 만료후, 6개월 계약 연장이 되었지만, 회사에 대한 불신과 낮은 급여 문제로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터라 경력이 없으니 제가 원하는 직종의 일을 하며 실무경력을 쌓고 싶었습니다.
급여는 좀 낮아도 상관 없었습니다. 전에 회사는 그런 제게 말의 앞뒤가 달랐고요.
그렇게 작년말 퇴사를 하게 되었고, 남는게 시간이니 금방 찿을 수 있을거라 기대했던 이직활동이 너무 안 풀립니다.
일본어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은 회사를 골라서도 가고 이미 반년차에 접어드는 친구도 있는데, 전 모아둔 돈도 없어 빚만 쌓이고 있습니다. 돈이 없으니 연락도 안오고, 저도 부끄러워서 먼저 연락을 못합니다.
전에 회사는 계속 해봐야 빚도 못 갚을 수준이었거든요.
부모님은 이제 슬슬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라 하시는데, 뭔가 억울합니다. 입사지원에 면접에 다른 친구들의 두배로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경력이 없다고 써주질 않아요. 심지어 미경험 가능. 아무것도 몰라도 키워주겠다는 곳 들 마저 불합격 통보만 날아옵니다.
정말 무슨 귀신이라도 씌인 것처럼...
3년 사귄 제 여친은 올해 말 쯤 일본에 오기로 했는데, 전 다시 한국에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여친은 대만인이라 1년도 같이 있지 못하고 장거리 연애만 2년 넘게 하다가 드디어 연애다운 연애 좀 해보겠구나 했는데 그마저도 위태롭습니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게 되면 그만 만나는게 좋을 것 같아. 더 이상은 의미가 없지 않을까.라고 했지만 여친은 헤어지기 싫다고 하고 저도 헤어지긴 싫고, 300군데 가까이 되는 회사에 입사 지원을 했는데 이렇게 까지 안 된다는 것도 어이가 없고 막상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일이 잘 풀릴까 두렵습니다.
취직만 되면 나머지 일들이 알아서 풀릴 것인데, 취직이 안되서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비용,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거기에 해외생활이 하고 싶던 제 꿈과 여자친구까지 잃게 생겼습니다.
정말 이렇게 살고싶지 않은데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좋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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