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다 그러더라. 나는 뭐가 되든 잘 먹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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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 나는 뭐가 되든 잘 먹고 잘 살 것 같다고. 왠지 나는 잘 될 것 같대.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그건 나도 모르겠어.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 나는 문자 그대로 잘 사는 귀족가 자제같대. 내 친구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우리 집은 대저택에 엘베같은 게 있고, 사용인에게 둘러싸여 편하게 살면서 유럽쪽에 별장도 몇 채씩 있을 것 같았대.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나는 진짜 모르겠어.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 나는 온갖 사랑을 다 받고 자랐을 거라고. 가정에 문제따윈 없고 부모님은 사랑넘치고 다정하고 인맥도 잔뜩 넓고 난 늘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며 살았을 것 같대.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정말 나는 모르겠어. 나는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외모가 뛰어나거나 비싼 것들을 두르지도 않았고, 사랑을 받았긴 하지만 그보다 훨씬 좌절된 적이 많은데, 사람들은 왜 엉뚱한 생각을 할까? 나는 우리 반 1등처럼 죽어라 공부한 적도 없고, 복도에서 마주친 인형같은 아이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무리지어 다니면서 날마다 놀자고 약속도 안 잡았어. 그냥 졸리면 자고 듣고 싶은 수업은 열심히 들었어.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꾸미고 싶을 때만 꾸몄어. 스트레스 받으면 혼자 놀러가기는 하는데, 이건 내 친한 친구들만 알아. 돈을 쓸 때에도 헤프게 쓰지는 않았고 내 사람한테는 아끼지 않는 정도였어. 먼저 연락하고 이런 거 잘 못해서 대신 친구들이 먼저 연락하면 꼭 받았어. 내가 남들과 다르게 할 만한 행동은 그 뿐이었어. 나는 대체 내가 왜 사람들의 환상 속 주체가 되는지 이해가 안돼. 다들 그렇지 않아? 왜 나를 두고 그런 생각을 하지?싶고 어떨때는 돌려까는 건가, 고민도 되고 내가 혹시 뭔가 애들이랑 다른 행동을 한걸까? 그래서 거부감 느끼는 걸까? 어떤 친구는 날 보면서 가끔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하는데, 그 친구가 자괴감을 느낀 이유조차 나에대한 환상이었어. 전혀 아니라고 몇 번이고 말해줬지만 환상은 여전하더라. 어떤 애는 내가 반에서 10등 안에 드는 성적인 줄 아는거야. 너 ?등이지! 하고 뿌듯하게 물어오는데 진심으로 그 성적 나오면 우리 가족들 나 업고 동네 한 바퀴 뛰었을거야. 말해줬더니 으에엑?? 아니야? 말도안돼! 이러더라는... 남들은 그게 무슨 고민이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진짜 고민이야. 애초에 내가 바란 적 없는 부잣집 엄친딸 프레임이 씌워지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인지 사람들은 몰라. 어떨 때는 저 사람이 내가 싫어서 저러나 싶을 때도 있어. 나 진짜 어떡해? 아니 애초에 난 아무것도 안했어, 우리 집에 돈 많다고 한 적도 없고 열공한 적도 없고 사랑받고 자랐다 떠벌린 적도 없단말이야. 그런데 대체 왜? 나한테 왜 그래? 아니 내가 평범한 집에 사는게 그렇게 놀라운 일이야? 내가 성적이 보통인게 그렇게 기함할 일이야? 내 가정사가 조금 다사다난한게 그렇게 못 믿을 일이야? 진짜 나한테 왜 그래? 나 너무 힘들어, 나도 사람이야, 그만 좀 해. 나 진짜 어떡해? 어떡하면 좋을까요? 내가 뭘 어떻게 했기에 사람들이 착각하는 걸까요? 여기서만은 배가 불렀다느니 그딴 소리 듣고싶지 않으니 그런 말 할거면 그냥 조용히 가줘요. 난 진심으로 고민이니까, 내 고민 이해해 주는 사람 한 사람만 있기를 바라면서 쓴 글에 굳이 배려심 없이 똥 싸지르지 말구요. 한 명이라도 좋으니까 나한테 좀 알려주면 안돼요? 나 뭘 어떡해야 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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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recard
· 7년 전
글을 천천히 읽으면서 내용을 곱***어보면서 생각했어요. 상황이 완전히 이해는 가는데, 친구들한테 물어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얘기 안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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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Edwardrecard 다들 그냥이래요...진짜 하나같이 그냥 그럴 것 같다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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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recard
· 7년 전
교우관계가 넓으신 편인가요?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한? 말수가 적으시고 내성적이신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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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Edwardrecard 진짜 친한 친구 한 두명 말고는 마주치면 인사하고 같이 있을 때 수다 떠는 정도에요. 저한테 해코지만 안하면 누구라도 다정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깊게 친한 상대가 아니면 말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주로 듣는 편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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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recard
· 7년 전
글쓴이님은 다른사람들 앞에서 인간미가 느껴지는 가량 실수하는 모습이라던가 조금 덜렁대는 모습이라던가 보이는 편인가요 아님 그걸 부끄럽게 여겨 숨기려하는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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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Edwardrecard 제가 실수를 하거나 하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될 것 같아서 실수하는 일을 거의 안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요. 실수하거나 하면 바로 사과하거나 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