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매일이야. 그리고 그중 나의 오늘이야. 내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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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나의 매일이야. 그리고 그중 나의 오늘이야. 내가 일부러 시작한 감정. 어느 순간 누가 버튼이라도 누른 듯 분노가 들끓어. 그렇다고 누군가를 해하고 싶은 감정은 절대 아니야. 외려 자신을 향하면 향하지 나는 다른 이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문을 세게 닫고 물건을 집어던져. 의자를 넘어뜨리고 소리를 지른 후 어느 순간부터 눈을 돌리는 가족을 한편으로 의식한 채 화장실로 도망을 쳤어. 문득 눈 앞엔 거울이 있어. 이성을 되찾으려 하고, 슬쩍 희망적인 감정이 조금이라도 일렁이려고 하면 나는 현실을 직시해. 역겨운 나의 눈. 역겨운 나의 얼굴. 덜 여문 듯한 안면구조 속에서 분노로 부들거리는 눈알을, 앙다물어 툭 불거진 광대뼈와 턱뼈를 바라보다 난도질당한 내 얼굴을 상상해. 아마도 스스로에게. ‘나는 동정이 받고 싶은 걸까?’ 자신에게 물었어. 나는 그렇게 바라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난도질당한 얼굴을 마스크로 다니고 교정을 누비는 나, “@@ 불쌍해..” 라고 말하는 불편하고도 떨떠름한 눈들을 상상하니 자존심 비슷한 감정이 울컥 눌려 올라오네.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오지만 아직은 화가 풀리지 않았어. 핸드폰을 집어들고 카카오톡을 확인하지. 아무나 붙잡고 돌이킬 수 없는 몇 마디를 주절대지만 실날 같은 이성이, 되풀이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지칠 사람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해. 톡을 끄고 더 익명성 있는 곳을 찾네. 트위터의 비공개 계정을 열어 지껄여***만, 누군가 알아달라고 하는 뻔한 감정이 들어 공개 계정을 열었어. 죽고 싶다 운운하지만 너무 상투적인 것만 같아. 트위터엔 그런 사람이 넘쳐나거든. 어떻게 어떻게 죽고싶다 구체적으로 적어봐. 홧김에 누르는 등록 버튼.. 하지만 트위터엔 소위 실친들이 있지. 정모 때 얼굴을 까고 만난 사람들도 있고. 가수의 사진이 얼마 전 떠서 다들 희희낙락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눈치가 없는 거야. 어차피, 아마도, 누구보라고 올린 글도 아니고 그럴 자신도 없고해서 글 하나당 딱 십초씩만 기다려보기로 해. 화면을 위로 올렸다 내리길 반복하며 오, 팔, 구, 십일.. 삭제. 두어 번 반복하다 내 글을 전혀 *** 못한 듯한 다른 이들의 즐거운 실시간 대화를 보고 그저 허망해져 트위터를 껐어. 더 익명성있는 곳, 그래서 글을 지우지 않아도 될 곳. 누군가 내 글을 봐줄지도 모르는 곳.. 인터넷에서 한번 해보았던 상담이 떠올라 앱스토어를 열어 상담, 두 글자를 쳐보았어. 그리고 이런 어플도 있어서, 평이 제법 좋아서 깔아보았어. 어느덧 감정은 그 색깔이 변해있지. 분노에서 무기력함.. 어플에서 시킨 대로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를 보니 이 멍청한 앱은 다 틀렸어. 나만 그런지 몰라도 난 이런 인간이 아니란 말이야. 나를 분석했다 해놓고선, 난 전혀 이렇지 않은데. 제 스스로 선택지를 골라놓고 뻔뻔하게 화풀이를 하고 대신 글을 써보네. 글을 뱉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 어떻게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모르겠다. 아까의 분노는 힘없이 사그라들고 그저 머리가 아파. 매일 이런 상태야, 분노, 무기력함, 두통의 반복. 이따가는 아마 라면이라도 하나 쳐먹고 웹서핑이나 실컷 하다가 방안에 들어가서 울지 않을지. 그러고 친구에게 또 푸념이라도 하려나... 하면서 방금 코밑을 훔쳤는데 손에 피가 묻어있네. 왜지? 요즘 유독 안나던 코피가 자주난다싶지만 사실! 코피가 나서 어주 신나. 이거는 지겹지 않게, 좀 신선하게 얻을 수 있는 동정이 아닐까 싶어서 신이나! 친구에게 신나서 카톡을 보냈어. 아니, 나는 동정받기 싫은데. 나는 동정을 혐오해. 나는 자존심이 아주 하늘을 찌른다고. 없는 사실도 지어내서 나를 치켜세우고 싶은 판에. 진짜로 내가 원하는 건 뭐지? 내가 원하는 건 동정이 아니야 사실. 머리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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