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약간 가족들이 남들 앞에서 제 부끄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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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어릴 때부터 약간 가족들이 남들 앞에서 제 부끄러운 실수나 잘못한 것들을 드러내는 발언들을 자주 했어요. 칭찬을 받으면 그건 다 너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야 사실 넌 그렇지 않아 이런 식으로 말했고 잘못을 했으면 그걸 몇 년이고 우려먹으면서 절 비웃음거리로 만들었죠. 그게 어느덧 15년도 넘게 지나 저는 20살이 되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만 해도 꿋꿋하게 자존감이 높다는 소리를 들었던 저는 노력해도 계속되는 비난과 계속되는 사소한 실패로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졌어요. 운이 매우 나쁜 편이긴 해서 사실 성공하자는 생각 보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자 라는 생각에 착해야 한다 라는 약간의 강박이 있고 먹는 양도 절대 과식하지 않고 50키로 넘어가면 바로 식단 조절을 해요.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스터디플래너에 빽빽하게 계획을 채워넣고 다 하지 못하면 불안해하고요. 덕분에 나름 '완벽한' 사람은 되었어요.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착하고 성실하고 남녀불문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단어로 저를 설명하고 호불호 갈리긴 하지만 화장하고 다니지 않아도 번호를 따이고 몇 번의 기획사 캐스팅도 받은 얼굴. 재능이 지지리도 없는 수학 외에는 상위권의 성적. 나쁘지 않은 몸매. 크진 않지만 작지도 않은 키. 친구들도 꽤 많고 남자친구도 이런 제 모습을 매우 좋아해주고 아껴줘요. 근데 운이 더럽게도 없는 저는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잔뜩 올려놓았던 성적을 수능날 떨어트리게 됩니다. 피임약 복용법을 잘못 알려준 엄마 때문에 국어시험을 보던 도중 생리를 하게 되고요 배 아파 죽겠는데 생리대도 약도 없는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시험장 화장실이 고장나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능 당연히 망했죠. 그래도 나름 제가 준비하는 분야에서는 상위권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성적이 나왔습니다. 1주일 간 한예종 국어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데 그 땐 시험장 상태도 뭐 안내방송 좀 안들리는 거 말고는 멀쩡해서 다 풀고 잠까지 자면서 손쉽게 1차 합격했습니다. 그러다 2차 때 면접 질문에서 자주하는 질문은 아닌데 나름 그냥 주는 질문이라고 한 것 같은데 저한테 불리한 질문이 나와서 떨어지구요 다른 상위권 학교는 예비 2번을 받지만 충원이 전혀 돌지 않아 수시에서 처참하게 망합니다. 우울할대로 우울해진 저는 정시는 전부 다 하향지원을 했죠. 근데 올해 컷이 다 올라가 결국 제일 하향한 학교의 예비를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물론 혹시 몰라 이미 재수학원은 등록을 했죠. 지금 예비 빠지는 속도가 나름 희망적입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엄마한테 알렸더니 엄마가 대뜸 그 학교를 보내지 않겠답니다. 물론 제 성적에는 좀 많이 아까운 학교에요. 근데 저는 그래도 나름 나쁘지 않은 학교이기 때문에 다니고 싶은데 등록금을 내주지 않겠다고 하시기 때문에 결국 재수를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원서 내줄 때는 이 학교라도 가라는 마음으로 원서비를 대주신 것 같은데 재수학원 등록할 때 제가 서울대반 레벨에 등록하게 되어서 엄마가 괜한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반수는 어떠냐 했는데 엄마가 반수하면 못할 성격이라면서 반수를 반대하십니다. 저 솔직히 수능 그냥 봐도 이번보단 잘 볼 자신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능엔 00년생들이 몰리겠죠 그리고 전 운이 나쁜 편입니다. 어떻게 될 지 몰라요. 그냥 다 안될 것 같아요. 공부야 작년엔 저를 너무 채찍질 해가면서 했고 오히려 그게 악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 올해는 좀 쉬엄쉬엄 하기로 했는데 그냥 모르겠어요 그냥 다 안 될 것 같아요 뭘 해도 *** 것 같고 제 미래는 어둡기만 한 것 같아요 그냥 그지같아요 저는 평생 운이 더럽게 안좋을 것 같고 입시는 그냥 실패할 것 같고 서울대반이든 뭐든 어차피 전 5살 때부터 학습지를 했지만 수학엔 더럽게 재능이 없기 때문에 그냥 모르겠어요 추합 붙으면 대학 그냥 가고싶고 그래요 그냥 너무 모르겠어요 미래가 잘 안보여요 솔직히 작년엔 너무 저를 스스로 괴롭혀서 올해는 덜 그러기로 했는데 그럼 *** 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 고3 내내 대치동에서도 독하다 소리를 들으면서 공부해왔지만 세상엔 저보다 독한 사람들 훨씬 많을 것 같고 그 사람들이 저보다 머리도 좋을 것 같고 저보다 운도 좋을 것 같고 전 그런 사람들에게 밀려서 나락으로 떨어져버릴 것 같아서 그냥 지금 추합 된다면 반수하게 된다 해도 다니고 싶어요 진짜 저 어떡하죠 그냥 세상에서 제가 너무 그지같은 인생같아요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도 명확하게 있고 뭘 할지도 정해져있는데 겨우 그냥 운이 안좋거나 고집도 자존심도 센 부모님을 만나 이 모양이 되어버렸으니 남들이 갖고싶어하는 꿈 열정 재능 전부 다 가졌는데 그걸 왜 쓰지를 못하고 펴지를 못하고 버려두고 썩히는 걸까요 왜 제 인생은 있어도 이 모양이죠 남들이 부러워하면 뭐해요 정작 난 아무것도 못하는데 생일도 11월 생이라 학자금대출을 받을 수도 없고 그냥 전 안될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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