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고등학교 3학년. 처음 수능이라는 것의 무게를 느꼈을 때, 내가 왜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예술을 하고 싶다는 나를 처음에는 말리다가 그래 일단 해보라던 부모님의 말 한마디에 어찌저찌 버티긴 버텼지만 20살 겨우 예술 전문학교에 들어가서 꾸역꾸역 버텼다. 버티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지만 나보다 잘 하는 친구들, 그리고 뭘 하고 싶은지 뚜렷한 친구들을 보면서 내가 점점 더 작아지는 것 같았다. 열심히는 하는데 대체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이렇게 해서 나중에 먹고 살 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장녀라서 어디 물어볼 사람도 없고, 친척 중에서는 이쪽으로 간 사람이 없다. 동생들은 나만 보고 따라올텐데 내가 길을 만들어주기는 커녕 있던 길도 없애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다른 대학보다 비싼 등록금에 자취까지 하고 있어서 월세도 내야하고, 공과금도 내야하는데 알바는 구해지지도 않는다. 얼른 취업을 하고 싶은데 경력 같은 게 없는 내가 어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날 받아줄지도 모르겠다. 여자는 남자 잘 만나면 된다는 어이없는 말 따위 듣고 싶지 않다. 그게 무슨 민폐야.....21살이 된 지금 4년제 대학을 다니는 친구들은 아직 학업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나는 벌써 취업 걱정을 하고 있으니...나도 그냥 계속 공부하고 싶지만 돈이 걱정이다. 이제 그냥 끝내고 싶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