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복잡해서 아무렇게나 끄적여볼게. 예전에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그냥 복잡해서 아무렇게나 끄적여볼게. 예전에는 그냥 살아있는게 고통스러웠어. 내 주위 모든 게 날 괴롭혔고 짓눌렀어. 초등학생 때 부터 우울증이 찾아와서 그 어린나이 때 부터 나는 날 몇 번이고 죽이려했었어. 괴로운 내 마음을 한 명도 몰라주는 이 세상이 싫었어.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나에겐 고문이었고 괴로웠어. 온 몸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자살을 방지하는 약 때문에 매일매일 죽을 것 같지만 죽지 못하는 우울함과 불안함에 시달렸어. 주변 또래 애들은 날 피하거나 괴롭히고 조롱했어. 내 눈에 보이는 건 그저 날 싫어하는 사람들과 상황을 스스로 더 괴롭게 만드는 내 자신이였어. 하지만 그렇게 몇년이 지나서, 나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상담 덕분에 완치는 아니였지만 평범한 생활은 가능할 정도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어. 그 뒤로도 정말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 사춘기도 오고, 진로도 여러 번 바뀌며 많은 방황을 하다가, 중학교 1학년 가을 날, 친구 손에 이끌려서 우연히 들어간 동네음악학원에서 보컬레슨을 무료로 한 번 받게 되었어. 근데 그게 너무 재미있었어. 정말로. 원래 노래 부르는 거 좋아했거든. 어렸을 때 부터노래방 가는 것도 좋아해서 맨날 맨날 혼자 노래방다니고, 오디션 프로그램 꾸준히 챙겨보고 그랬었는데 부모님이랑 같이 쇼파에 앉아서 k팝스타 보다가 나도 오디션 나가볼까 하다가 비웃음 당하고 그 뒤로 노래 하고싶은 건 계속 숨기고 있었어. 그러다 한 번 맛보기 식으로 배워보니까 못참겠더라구. 부모님께 취미로만 하겠다. 너무 하고싶다. 조르고 ***서 마침내 설득에 성공하고 , 나는 그 때 부터 노래를 배웠어. 초반엔 노래가 마냥 신기하고 재밌고, 사람들에게 노래로 주목 받고 하는 게 좋았었는데 점점 이것저것 많이 찾아듣고, 음악에 대해 공부하고 알***수록, 음악이 내 감정을 이해해주고 보살펴주는 느낌이 들었어.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면서 , 나는 점점 음악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고 이 길이 내 길인 것 같다는 생각이 확고해지기 시작했어. 그래서 고민 끝에 부모님께 조심스레 말씀드렸어. 진지하게 음악이 하고싶다고. 부모님은 정말 엄청 반대하셨어. 다른 이유가 아니라, 내가 노래를 좋아하기만 했지, 정말 드럽게 못불렀거든. 부모님께 요즘 연습하고 있는 노래라고 가끔 불러드리면, 돼지 멱따는 소리 난다며 아예 안들으시거나 노래 부르고 있는 나를 그냥 투명인간 취급하거나 그러셨어. 노래는 내 진로가 아니라고 확신하셨지. 근데 내가 고집이 좀 쎄서 하고싶은 건 무조건 해야 돼. 그 때부터 3년 동안 음악에 *** 듯이 시간과 노력을 쏟았어. 친구고 뭐고 학교 끝나면 무조건 연습실에 틀어박혀서 연습실 문 닫을 때 까지 있었지. 주말에도 예외는 없었고 그냥 계속 노래만 불렀어 몇시간 씩. 부모님은 내가 진로가 아닌 것 같은 길에 헛 된 시간을 쏟는다고 생각하셨는지 기술이라도 배우라 하셨지만 그 때마다 부모님께 난 음악으로 성공 할 수 있다고 늘 확신에 차서 말씀드렸어. 그리고 그 때마다 욕 먹었어. 쟤는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본다고. 근데 그건 아니였거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왔던 나를 믿었던 것 같아 그냥. 그 뒤로도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들이 많이 왔었지만 어렸을 때와 달리 비교적 쉽게 극복할 수 있었어. 예전과는 다르게 난 꿈을 가지고 있었고, 무언 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내 자신을 아끼게 되었고 자존감도 생겼거든. 날 괴롭혀왔던 것들은 곧 내가 성공해야 할 이유로 바뀌었고, 어렸을 때 힘들었던 기억들은 그대로 밑거름이 되어서 나를 더 근성있고 단단하게 만들었어.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 많은 사람들에게 점점 내 목소리가 알려지고 퍼져나가더니 지금의 난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시작했어. 나는 내 정체성을 찾게 되었고 더이상 죽고 싶지 않아졌어. 벌써부터 내 음악으로 돈을 벌고, 많은 기획사와 예능 프로그램 등 날 찾는 곳들이 많아졌어. 놀라운 건 절대 인정해주지 않을 것만 같았던 엄마 아빠도 이제 나를 자랑스러워 하셔. 그리고 날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어. :D 그래서 난 내 과거가 남들보다는 좀 많이 우울하고 유별났지만, (그만큼 흑역사도 많음) 그런 것들이 다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순탄하게만 자랐다면 아마 중간에 못 버티고 포기했을 듯. 누군가 붙잡고 이런 얘기를 할 수 없으니 그냥 끄적여봤어. 봐 줄 사람은 없겠지만 .. 그동안의 일들을 쭉 적어보니까 생각 정리도 되고 좋네. 그래도 가끔 우울한 건 어쩔 수 없나봐. 요즘은 항상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있어.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내 미래에 대한 확신보다는 의심과 불안함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 그 때의 패기는 점점 줄어들고 잡생각이 많아지고, 내 미래에 대한 확신도 작아져만 가고, 이 세상엔 나 말고도 잘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고,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완벽을 기준으로 삼으며 괜히 내 자신을 자책하고, 매일 나도 언제 무너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어. 밤샘작업 때문에 생활패턴도 망가지고 그것 때문인지 불면증까지 생겼어. 많이 지쳐있었는데, 글 쓰면서 생각이 정리됐어. 지금 이 시기도 분명 지나갈거야. 악몽같았던 그 시간들도 결국에는 다 지나갔으니까. :) 2018 / 1 / 12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3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LJY0208
· 7년 전
결국에는 다 지나갈거에요 ,, 항상 힘내세요 화이팅 !!
커피콩_레벨_아이콘
tiredh
· 7년 전
멋지네요. 응원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Unknown54
· 7년 전
누군지 정말 알고 싶네요.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