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는 아직 부모님에게 무뚝뚝하게 행동할 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별]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8년 전
내 나이는 아직 부모님에게 무뚝뚝하게 행동할 수 있는 나이에요. 사춘기를 막 겪거나 어느 정도 지나간 그런 나이. 전 예전엔 철들었단 소리를 듣는 게 참 좋았어요. 누군가 날 믿어주는 느낌이 들어서랄까? 근데 철든다는 게 이렇게 힘든 거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전 항상 또래에 비해 '넌 참 의젓하구나, 성숙해'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랬기에 더 강하게, 의지할 수 있게 행동하려고 노력 많이 했었죠. 그렇게 내 감정들 숨기고 주변 사람들이 울 때 같이 울어주고 웃을 때 같이 웃어줬어요. 내가 이렇게 행동한 것도 벌써 어언 4~5년이 되어 가네요.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나이 맞아요. 근데 어떻게 4~5년이냐고요? 저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일들 많이 겪었어요. 다 말씀은 못 해 드리지만 2년 동안 두 가지의 일이 일어났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오해와 이별이라고 설명해 드리면 어느 정도 대충 짐작은 가시겠죠? 저런 일들을 보내면서 생각한 건 나의 힘듦, 슬픔, 눈물들을 보이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숨기고 살아오다가 이 지경까지 왔네요. 전 의젓하구나, 철들었네라는 소리가 너무 싫어요. 남들은 저런 소리 들으면 내가 좀 성숙해졌구나 싶어서 좋겠지만 난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어느새 내가 기댈 곳이 없어진 느낌이야. 어떡하죠. 나 너무 힘든데 울고 싶어도 못 울겠어. 내 약점이 드러나는 거 같고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어디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나 봐요. 나 같은 사람이 지인이면 진짜 답답하고 짜증 나겠다 그렇죠? 아니라곤 말 못 하실 거예요. 내가 봐도 엄청 싫은데. 나 있잖아요. 이렇게 털어놔도 솔직히 이건 10분의 1밖에 얘기 안 한 거예요. 그냥 그렇다구요.. 히히 제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어린 것이 아직 진짜 힘든 일을 못 겪어놓고 놀고 있네라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전 그냥 제 나이에 겪기엔 아직 많이 버거운 일들이어서 끄적여 본 얘기들이니까. 무시하셔도 되고 그건 뭐 읽으시는 분들 마음이니까 강요는 안 해요. 무시하기 싫으시다면 고생했다, 수고했다 한마디만 적어주세요. 그게 정말 큰 위로가 될지 누가 알아요~ p.s 만약 제 또래 분이 제 글을 읽으신 다면 친구가 그냥 장난 치려고 있는 사이 아니잖아요. 서로를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관계로 만드세요. 좋은 친구 둬서 안 좋을 거 하나도 없습니다. 이미 그런 친구가 있다면 평소에 그냥 단둘이 있을 때 뭐 요즘엔 힘든 일 없냐 하고 한 마디만 던져주세요. 아 그런 말을 하기 전에 본인이 책임감 있고, 입이 무거워야겠죠?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rha18
· 8년 전
참 비슷하네요. 저도 착하다 생각이 깊다란 말 많이 들었어요 어릴땐 그게 좋았죠.나는 그네들과는 다르다는 우월감도 있었던것같아요. 근데 그게 계속되니 지치기시작해요. "착한 니가 참아." 하하... 최근엔 왜그래야 하냐며 화도 내기시작했어요. 쟤가 갑자기 왜저럴까 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래도 내마음대로하니 조금편해지고있어요. 점점나아지겠죠. 마카도 하고싶은대로 해요. 언제까지 참아야해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8년 전
@rha18 전 화도 잘 안 내고 감정 표현도 안 하는 사람이라 뭐 이 말은 즉슨 내 감정을 숨기는 게 일상화 됨과 동시에 남의 시선은 또 기가 막히게 신경써서 제 마음대로 행동을 하려해도 두렵더라구요. 안 좋은 시선으로 비춰질까 봐. 언제까지 참아야 되냐고 물으셨죠? 전 죽기 이틀 전까진 참아가며 살아가야 할 거 같네요. 이러다 일찍 죽는 건 아닌지..아, 그것도 나쁠 건 없네요? 그래도 진심 어린 조언 감사해요, 저도 얼른 표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됐으면 좋겠네요. 감사해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