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다라도 털어놓고 공감받지 못하더라도 그냥 얘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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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어디에다라도 털어놓고 공감받지 못하더라도 그냥 얘기하고싶어서 지웠던 마인드 카페를 오랜만에 깔았어요. 이거 얘기하고 나면 또 지울 것 같지만 그냥 속시원하게 셀프로 나 자신한테 욕이라도 해야 정신차리겠다 싶어서요. 고민 잘 들어주는 친구들한테도 털어놔봤는데 내 마이너스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서 익명으로라도 마저 얘기하고싶어졌어요. 생각나는대로 다 쓸거라서 엄청 길어질 것 같지만 후련하게 써볼게요. 진짜 안 좋은 습관이 있어요. 진짜 안 좋은 습관인데 이게 자꾸 반복되니까 내 생활 패턴 내 태도 내 삶의 방식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지금이라도 고쳐먹으려고요. 이 것 때문에 이미 올해의 반절은 잘못 꿴 단추가 되어버렸거든요. 너무 게으르고 느리고, 시간을 쓸 생각을 전혀안 해요. 나무늘보도 이것보단 열심히 살겠다 싶을만큼요. 어릴때는 그래도 꼬박꼬박 공부는 했고, 중학생때는 안돼도 한달 전에는 학원에서 특강을 했고, 고등학교때는 그게 2주, 1주 줄다가 진짜로 고3 되어서는 3일 하루전 이렇게 벼락치기 시작한 적도 있고요. 운이 진짜로 좋았죠. 말로만 들어서는 ***도 이런 ***이 없는데 결과적으로 어디 밀리지는 않을 입시 결과였거든요. 올해도 처음에는 잘하나 싶었어요. 근데 진짜 딱 처음에만. 급한 일은 미루고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루면 아무것도 하지 못 하게 될때서야 시작하고 그러다 늘 일을 그르치는데도 바뀌질 않아요. 심지어 연말이 될수록 가관에 가관을 거듭해서 얼마나 못 보일 꼴을 보이고 다녔는지 몰라요. 계획만 거창할 뿐 한번도 지키는 꼴을 본적이 없어요. 주변 사람들이, 특히나 아직 가까운 사이가 아닌 사람들은 내가 참 믿음직스럽고 열정있는 사람인 줄 알아요. 근데 내가 그 값을 못하니까 금방 눈치챌 정도로 자기관리가 안되는거죠. 그게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니까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낭비하고 있고, 아무리 내 능력이 뛰어날 지라도 급하게 만든 것과 며칠 몇주간 거듭해서 손 본 것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니 제대로 할 수 있을리가 없고, 그러니까 결과물이 안 좋아서 보기 좋지를 못하니까 의욕이 떨어진답시고 더 이상 안하고. 계속 빙글빙글 맞물려서 최악의 시간낭비를 하고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거에요. 시간이 없어서 현실적으로 아 망했다,하는 그 순간에는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이렇게 살지 말자고 다짐한게 몇번인데 그 고비만 넘기면 참 아무생각없이 침대에 누워서 책을 보든 웹툰을 보든 유튜브만 하염없이 보든 그러고 있는게 너무 싫은데 막상 그 여유시간이 되면 변하는게 없고....... 마침 내년이 일주일도 채 안남았길래 다들 그러는 것 처럼 새해 계획 하나 거창하게 만든 셈 치고, 더 이상은 이렇게는 못 살겠다 싶어서 초등학교때도 안 하던 파이 하루 일정표를 그려다가 일정을 다 짰어요. 솔직히 이렇게까지 하고도 작심 하루도 아니면 실행도 안 할것 같기도 하겠다 싶지만 그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며 올 한해동안 내가 잘못 끼운 단추가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잖아요. 살면서 하루 내내 한번도 나태해지지 않고 죽어라 노력했던 게 기억에 나는게 진짜 딱 하루밖에 생각이 안나요. 그 전날에 내가 가지고있는 그 게으름이며 느림보같은 성격을 딱 꼬집혀서 또 꼴에 자존심은 세가지고, 엄청 욱했던 날이요. 내가 안해서 그렇지 못하는게 아니라는걸 보여주겠다고 악을 쓰고 ***듯이 했거든요 그 날 하루는. 그렇게 매일매일 온 힘 다 쏟으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는건 지금 당장은 안 바래요. 그래도 이렇게까지 비장하게 얘기했던거 계속 곱***으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게요. 여태까지 살아온 꼴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지만 잘 해보라고 응원이나마 해주세요. 혹시나 아직도 깨어계셔서 이 시간에 이 글을 보시는 분이 계신다면 좋은 밤 되시구요. 고마워요 읽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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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gon
· 8년 전
계획을 체계적으로 짜지 말고 단순하게 짜보면 어떨까요 체계적으로 짜면 실질적으로 잘 따르지 않아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가다가 익숙해지면 조금 더 추가해서 이루고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고칠 수 있을 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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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8o8u
· 8년 전
지금도 잘하고있어요. 수고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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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dimela
· 8년 전
작성자 글에 너무공감되는게 지금 나도 그러고있어서..내가 죽고싶은이유가 그거라서 참 공감되서 너무 울게되. 나도 내가너무게으르고 나약해서 싫어..다른사람들은 나를 책임감있고 똑똑하고 착한사람으로 알고있는데 그틀을깨지 안으려고 겉모습만그렇게 보이는거지 정작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단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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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8년 전
@u8o8u 잘하고 있다고 해주는 말이 참 부끄럽네요. 꼭 열심히 해서 진짜 잘하고 있다고 언젠가는 얘기하러 올 날이 되었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