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힘들어요 #꾸며내는 #꾸며내야하는 #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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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PITAxxx
·8년 전
저는 성격이 꽤 활발하고 열정적이며 긍정적인 편입니다. 아니, 항상 그렇게 보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저는 어렸을때 부터 부모님께 성적때문에 많이 맞거나, 욕설과 온갖 안좋은말들은 다 듣고 자랐습니다. 현재는 신체적 폭력은 사라졌지만 언어폭력이 더 심해졌지만요. 이런것 때문에 처음에는 활발했던 성격이, 조금씩 조금씩 안에서 썩어가고, 곪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알게되었습니다. 갖은 안좋은 말을 들었지만 밖에서 남을 대할때는 제가 이런것 때문에 고통받고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최대한 애썼습니다. 행동들, 말들을 제 가장 깊은곳의 썩은 감정들을 들키지 않으려고 긍정적이고 열정적이며, 활발하게 바꾸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썩고 곪아가는것 같더군요. 주위의 가장 친한 친구들 말고는 제가 이러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가끔은 죽는것 까지도 생각이 자주 미치는데 그 친구들 덕분에 이겨내고 있다는 것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족보다 더 잘 위로해주고 더 깊은 이야기를 그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것이 최근 가장 큰 행복같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언제나 유쾌하던 사람이 가끔씩 밑바닥까지 우울해지는 이유가 뭘까?" "매번 최선을 다해서 꾸며내다보면 지칠 수 밖에 없잖아"] 이 말이 지금 제게 너무나 공감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의 꾸며낸 활발하고 유쾌한 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런 것 때문에 딱히 적이 되는 사람들을 만들어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제 많이 지치는 것 같습니다. 처음의 성격을 잃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 성격을 꾸며내는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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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plus8
· 8년 전
일단 먼저 묻고싶네요. 당신 지금 괜찮으신가요? 애초부터 자신을 속이고 행동한다는 행위가 자기를 위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정말 쉽지 않은 행동입니다. 내가 아닌 '나' 를 흉내낸다는 것은 원래의 나를 잃어버릴수도 있고, 정체성의 혼란을 초래 할 수도 있습니다. 심각하면 시도때도 없이 감정이 격해지기도 하고요. 예를 들자면 한 연극배우가 배역을 배정 받고, 무대가 아닌 일상에서도 배역을 소화해내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자연스레 '나'를 잃어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거지요.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을 흉내내기 위해 나 자신을 잃어버린 다는 건 정말 가혹한 행위입니다. 진짜 자신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는 말이 되는 거니까요. 어쩌면 원래 긍정적인데, 더 긍정적이고 활발한 모습이 유용하기 때문에 억지로 노력하시는 것일수도 있구요. 제가보기엔 활발하고 열정적인것을 연기하는 당신은, 이미 열정적이고 활발한것 같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은 좀더 다양하고 능력있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에 당신에게 바라는 이상향이 커졌을 뿐이구요. 그리고 그것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은 결국 이토록 곪아 버리고 말았네요. 안타까워요. 속에서 생긴 병은 친구와 가족의 적극적인 지지 와 함께하면 치료하는것이 어렵지 않지만, 이미 가족과의 관계부터 뿌리가 좋지 않으니 자가 치유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일단 제가 권해 드리고 싶은 것은, 폭력에 무뎌지지 말고, 자신의 아픔을 숨기지 않으며, 내가 아닌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것 입니다. 정말 아픈데도 다른 사람들에게 내색하지 않은건 참 용기있으면서도 배려 넘치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제가 당신께 바라건데, 그 하나뿐인 용기를 자신을 숨기는데에 쓰지 말고, 자신을 들어내는데에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용기는 당신만을 위한것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잘보이기 위하여 있는게 아니니까요. 주위에 있는 친한 친구들에게 만이라도 작은 용기를 뻗으셨으면 좋겠네요. 정말 당신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그들이라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주고, 도와줄 것입니다. 도움을 뻗는것을 주저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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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TAxxx (글쓴이)
· 8년 전
@1plus8 감사합니다. 첫 문장만 듣고 괜시리 가슴이 찡해집니다. 상담을 받아보아도, 괜찮니? 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던것 같아요. 괜찮냐는 말 한마디로도 벌써 충분한 위로를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