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꿈이 있어요. 정확히는 있었다고 말하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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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sndk12
·7년 전
저한테는 꿈이 있어요. 정확히는 있었다고 말하는게 좋을까요? 저는 유치원때부터 그림그리는것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주욱 그림을 그려왔어요. 아마 전따라서 그림만 그렸던걸수도 있지만, 전 그림그리는게 정말로 좋았어요. 그래서 크면 그림관련된 직업을 하고싶었어요. 동화책이든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든 뭐든지간에요. 근데 고등학교를 들어와보니까 재능차이가 뭔지 뼈저리게 알게되었어요. 전 말 그대로 재능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전 그림그리는게 좋았어요. 그래서 노력으로 커버하자는 생각을 갖고 힘들었지만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요. 그러던 어느날, 밤에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그림그리는 직업을 꿈으로 갖는것을 그만두라고 하시더군요.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너 솔직히 그림 못그리잖아" 라고 대답하시더라구요. 물론 저도 그건 알고있지만 부모님에게 들으니 정말로 충격이었어요. 어머니 앞에서 울뻔한걸 간신히 참았네요. 그런데 저 말을 하시고 바로 "니 언니도 니 공책 봤는데 너 그림 못그린다더라" 라고 하셨습니다. 전 그 말을 듣고 언니한테 큰 배신감을 느꼈고, 어머니한테는 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어릴때 그림을 그리고있으면 오셔서 잘그린다고 매일 칭찬해주셨었는데.... 언니는 같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써, 디자인과에 들어간 사람으로써, 남의 공책을 함부로 보는건 일기장을 훔쳐보는것과 똑같다는걸 알고있을텐데. 저는 이 일 이후로 제 꿈을 포기했습니다. 물론 제가 재능이 없고 그림도 못그린다는것 정도는 알아요. 하지만 그걸 가족에게, 그것도 내 꿈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어야할 부모에게 들으니 정말로 충격적이었죠. 꽤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하기만해도 눈물이 나요. 제 언니는 그림을 꽤 잘그립니다. 재능이 있어요. 그런 사람이 저보고 그림을 못그린다고했으니 전 정말로 재능이 없는거겠죠. 제가 보기에도 그래요. 전 이제 그림그리는것이 싫어요. 남들에게 비교당하는것도 질렸어요. 친구들의 그림을 보면서 비참한 기분을 느끼는것도 사양이에요. 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아 정말 못그리네' 라고 생각하기도 지쳤어요. 좋아하던 일이 이렇게 싫어질수도 있다니. 참 신기하지 않나요? 전 이 뒤로 꿈이 사라졌어요. 달리 마음에 들고 흥미있는 일이나 직업도 없어요. 몇주 전부터 어머니가 저보고 꿈을 찾으라고 저녁마다 계속 말씀하시네요. 딸이 5년 넘게 꿔온 미래를 말 두마디로 빼았아간건 당신인데. 나보고 꿈을 찾으라니 참 웃기죠. 전 이제 무엇을 좋아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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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4567
· 7년 전
가족이니 미래를 생각해서 이성적으로 충고를 주신듯해요.. 그게 조심스러워야하는데 딸이고 동생이니깐 너무 편하게 생각했나봐요.. 하지만 님이 이런기분이라는걸 알면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사과할겁니다.. 꿈은 포기하면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림에 관심이있는걸봐선 님은 감성적이고 세심하고 여성적일것같아요.. 꼭 그림이 아니라고 님 성향에 맞고 즐거운걸 찾을수있을겁니다.. 물론 그림을 포기하라는게 아니라 지금 그림을 언니보다 못그린다하여 쓸모없거나 낙오자는 아닌라는거에요.. 그림일수도있고 다른것일수도 있고 님은 분명 재능이있을겁니다.. 물론 노력도 필요하구요.. 언니도 재능으로만 잘그리는게 아닐겁니다.. 자기자신을믿고 긍정적으로 미래를 꿈꾸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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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119
· 7년 전
정말 어이가 없네요. 그림쟁이로서 한마디 할께요. 그림 못그린다고 꿈 포기하지 마세요. 혹시 일본 미대 대학 합격작 보신 적 있나요? 솔직하게 정말 못그립니다. 제가 중학생때 그린거에 비해서도 못그려요. 그런데 그들도 합격을 하고, 대학 가서는 그들도 이름날리는 작가가 되어있습니다. 일본은 그림 뿐만 아니라 개성, 스토리개연성 등등.. 모든걸 실력으로 쳐주기 때문이예요. 저는 일본미대를 가서 일본에 대한 것만 말하게 되었지만ㅋㅋ 아무튼, 예술은 재능이 있어야 산다 라는 말은 한국에서 지어낸 허언증 같은 말입니다. 재능이 없어도 스스로가 좋아하면 결국 남들보다 잘그리기 마련이예요. 설령 정말 못그린다고 하더라도, 표현력이나 그림에 담긴 스토리 등등.. 다른 부분에서 뛰어나게 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요즘 웹툰. 가끔 보면 정말 못그리는데 웹툰작가 되는 사람들 많죠? 그들의 강점은 그림실력이 아니라 스토리이기 때문에 가능한거예요. 뭐 아직 못그린다고 칩시다. 그런데 지금 당장부터 꾸준히 해서 10년뒤에도 지금같이 그릴까요? 아뇨 제가 보기엔 님이 저보다 잘그릴것 같은데욬ㅋㅋㅋㅋ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그림쟁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진짜 대단한데 말이예요. 5년동안 꿈을 지켜왔다니 정말 박수쳐드리고 싶어요. 부모님께서 현실적인 조언?ㅋ.. 아뇨 부모님은 현실을 모르시는거예요. 요즘 그림쟁이들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 모르시는거죠. 요즘은 잘그리는 사람이 하도 널리고 널려서 개성과 희소성을 중시하기 시작했어요. 이건 그림의 실력과는 그다지 관련있는 것도 아니예요. 제가 느끼기엔 그래요.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매일같이 남들 그림과 비교하며 자기비하하고 금방 포기하는 사람보다 정말 못그려도 자신의 꿈을 지키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예술가라고.. 저는 당신에게서 예술가의 느낌을 받았어요. 한번 다시 생각해 보세요 미술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