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저한테는 꿈이 있어요.
정확히는 있었다고 말하는게 좋을까요?
저는 유치원때부터 그림그리는것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주욱 그림을 그려왔어요.
아마 전따라서 그림만 그렸던걸수도 있지만,
전 그림그리는게 정말로 좋았어요.
그래서 크면 그림관련된 직업을 하고싶었어요.
동화책이든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든 뭐든지간에요.
근데 고등학교를 들어와보니까 재능차이가 뭔지 뼈저리게 알게되었어요. 전 말 그대로 재능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전 그림그리는게 좋았어요.
그래서 노력으로 커버하자는 생각을 갖고
힘들었지만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요.
그러던 어느날, 밤에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그림그리는 직업을 꿈으로 갖는것을
그만두라고 하시더군요.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너 솔직히 그림 못그리잖아" 라고 대답하시더라구요.
물론 저도 그건 알고있지만 부모님에게 들으니 정말로
충격이었어요. 어머니 앞에서 울뻔한걸 간신히 참았네요.
그런데 저 말을 하시고 바로
"니 언니도 니 공책 봤는데 너 그림 못그린다더라"
라고 하셨습니다. 전 그 말을 듣고 언니한테 큰 배신감을
느꼈고, 어머니한테는 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어릴때 그림을 그리고있으면
오셔서 잘그린다고 매일 칭찬해주셨었는데....
언니는 같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써,
디자인과에 들어간 사람으로써,
남의 공책을 함부로 보는건 일기장을 훔쳐보는것과
똑같다는걸 알고있을텐데.
저는 이 일 이후로 제 꿈을 포기했습니다.
물론 제가 재능이 없고 그림도 못그린다는것 정도는 알아요.
하지만 그걸 가족에게, 그것도 내 꿈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어야할 부모에게 들으니 정말로 충격적이었죠.
꽤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하기만해도 눈물이 나요.
제 언니는 그림을 꽤 잘그립니다. 재능이 있어요.
그런 사람이 저보고 그림을 못그린다고했으니
전 정말로 재능이 없는거겠죠. 제가 보기에도 그래요.
전 이제 그림그리는것이 싫어요.
남들에게 비교당하는것도 질렸어요.
친구들의 그림을 보면서 비참한 기분을 느끼는것도 사양이에요.
저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아 정말 못그리네' 라고 생각하기도 지쳤어요.
좋아하던 일이 이렇게 싫어질수도 있다니.
참 신기하지 않나요?
전 이 뒤로 꿈이 사라졌어요.
달리 마음에 들고 흥미있는 일이나 직업도 없어요.
몇주 전부터 어머니가 저보고 꿈을 찾으라고 저녁마다
계속 말씀하시네요. 딸이 5년 넘게 꿔온 미래를
말 두마디로 빼았아간건 당신인데.
나보고 꿈을 찾으라니 참 웃기죠.
전 이제 무엇을 좋아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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