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학 과학교육학부 학생. 그런 입장을 듣자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7년 전
사범대학 과학교육학부 학생. 그런 입장을 듣자마다 사람들은 "그럼 선생님 되겠네?" 라고 말한다. 부모님도 당연히 임용고시 준비해야하는 걸로 생각하고 교수님들도 ㅇㅇ이는 잘 하니까, 하면서 뭐랄까 1수를 하든 재수를 하든 당연히 합격할 학생으로 여기신다. 좋게 봐 주는 건 기분 좋은데, 버겁다. 싫다. 난 교사 하고싶지도 않고, 하고싶지도 않은 직업 가지려고 임용공부 뼈빠지게 하기도 싫고, 애초에 다른 애들처럼 하루 2시간 3시간만 자면서 시험준비할 자신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공부 해도 내가 임용에 될지 확신도 없는데. 모범생이여서 편한 건 내가 무슨 잘못을 해도 사람들이 "그래도 ㅇㅇ이는 평소 잘 하니까 일탈좀 해도 뭐. 아니면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고, 성적이 안나와도 "요즘 힘드니?"하며 혼내기보단 걱정하고 안 좋게 ***않는다는 거고, 짜증나는 건 미래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내가 무슨 천재인 것도 아닌디 당연히 성공할거라 여긴다는 거. 난 당신들이 생각하는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물론 칭찬받는건 좋지. 성적이 잘 나오면 으스대고싶은 기분도 들고, 당연하지 나도 그냥 사람인데. 근데 실제의 나보다 사람들이 보는 내가 너무 대단해서, 사람들이 보는 나는 무슨 임용보면 당연히 합격할 천재라서. 내가 "나 이거 말고 그냥 알바하면서 여행하고 사진도 찍고 글도 쓰먼서 그럴게 여기저기 돌***니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면, 그렇게 살기에는 네 머리나 네 학력 아깝지 않냐네? 그런 것도 다 돈이 있어야 한다고 좋은 직업 가지면 여유가 생기니까 여유시간을 그렇게 쓰라고. 맞는 말이지. 근데 나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라고. 난 천재가 아니야. 뭐든 하면 다 되는 그런 사람 아니야 난.. 잘 하는 부분이 있으면 죽도록 못하는 부분도 있는 건데 사람들은 내가 잘 하는 부분만 확대해서 보는 것 같아. ***같은 난 또 그게 좋다고 진짜 재능 있는 것도 아니면서 으스대고만 있고. 전말 진짜 ***같아. 솔직히 수리만 나오면 미칠것같다. 나는 두자리수 더하기만 되도 손가락을 이용하거나 써서 풀어야 되는데 무슨 열역학을 이해하래, 아무리 해도 이해가 안 가. 고등학교 수리는 열심히 하면 언젠가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대학와서 보는 수식들은 내가 모든 시간을 다 쏟아 부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사람들은 다 날 대단하게 보는데 난 졸업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되서 결국 휴학을 했어. 솔직히 자퇴하고 싶어. 머리아파. 대학같은 거 오고싶지 않았는데. 공부하는건 고등학교때까지로 이미 지쳤는데, 거기까지가 내가 버틸 수 있는 한계였는데. 복학하면 또 씨름해야 돼. 진짜 싫어. 근데 더 싫은 건 그거 말고 나한테 아무런 재능이 없다는 거야. 그나마 그게 제일 잘 하는 거지. 글자를 읽고, 노트정리하고, 이해하고, 암기하는 거.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어. 훌륭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금손으었으면 좋겠어.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머리가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가진 재능들은 하나같이 먹고살기엔 애매해. 하지만 난 그게 좋은데. 몰라. 그냥 아무도 날 모르는 곳에서 영원히 살고싶어. 사람도 없고 신경쓸 것도 없는 곳에서. 그런 재능같은 거 없어도 편의점 알바같은 거 하면서 딱 먹고살만큼만 돈을 벌고. 한가롭게 지나가는 구름을 보면서 걷다가, 멋진 경관이 보이면 사진을 찍고 그걸보며 서툰 그림을 그리고. 비가 오거나 나가기 귀찮은 날엔 이불속에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고. 그곳이 질리면 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거야. 내집 내차 필요없어 이사다니기엔 월세가 나아. 산해진미 일식 양식 그런 거 좋아하지도 않아. 고구마나 샌드위치, 닭꼬치, 시리얼 그런 게 더 좋아 난. 난 그래. 그렇게 살고 싶어. 주변사람 의식 전혀 안하고 그렇게 살고 싶다.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어버리면 가능할까? 하지만 또 그럴 용기는 없네. 누군가 나한테 저주를 걸어서, 내가 영원히 그런 꿈속에 갇혀버렸으면 좋겠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3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Madeleine
· 7년 전
사범대학생입니다 물론 과는 마카님과 달라요 ㅋㅋㅋ 마카님은 자신이 원해서 사범대를 다니고 계신 것 같지 않네요 달리하고 싶으신게 있지만 그걸 일로 할만큼의 재능은 아니라고 생각하시나봐요 휴학하셨다면 이 기회에 한 번 도전해보시는건 어때요 나도 다른 일 잘 할 수 있다는걸 세상에 한 번 알려보세요 이런 일탈은 어떠신가요? 혹시 알아요? 잘되면 정말 그걸로 먹고 살 수 있을지 :) 하나 더 덧붙이자면 글도 잘쓰시는데 너무 본인의 능력을 낮추어 보고 계신건 아닌가 싶네요 ㅎㅎ 이때까지 자신의 삶 보다는 남의 삶을 사셔서 힘드셨던 것 같아요 ㅜㅜㅜ 나를 얽매는 것 들에서 도망쳐보세요 그건 죄가 아니라 나와 마주하는 길입니다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Madeleine 긴 휴학이 반이 넘게 지나갔는데도 발견한 재능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한계만 마주하니 더 우울하지나봐요ㅎㅎ..
커피콩_레벨_아이콘
Madeleine
· 7년 전
아이구 그렇군요 ㅜㅜㅜ 마음이 안좋으시겠어요 ㅜㅜㅜ 뭐라도 하나 발견하면 좋을텐데 어렵네요 그렇게 되면 새로운걸 배우거나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내려앉기 마련이거든요 ㅜㅜㅜ 그래도 아직 반이나 남았는데 포기하기엔 이르잖아요 다시 한 번 힘내보시구!! 안되면 에너지 충전이나 하게 푹 쉬거나 어디론가 떠나는 것도 좋아요 뭐 어때요 내 삶인걸-